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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모음/제2의 성

창녀와 정부

by FraisGout 2020. 7. 27.

  우리가 앞에서 보아온 것처럼 결혼은 직접적인 성관계로서 매음을 동반하고 있다. 모르
간은 "매음제도는 가정에 던져진 검은 그림자로서 문명속에까지 인류에게 따라다닌다. " 
고 말했다. 남자는 용의주도하게 그 아내를 정결로 묶어두지만, 자신은 여자에게 강요하는 
그 제도에 만족하지 않는다.

  페르시아의 왕들은 그들의 지혜를 칭찬하는 몽테뉴는 말하고 있다 그 아내들을 불러 주
연에 참석시켰다. 그러나 술에 거나하게 취하여 정욕을 마음대로 발산시켜야 할 때에는 아
내를 사실로 돌려 보내어 자기들의 무절제한 정욕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그 대신에 이런 
존경을 할 의무가 없는 여자들을 불러들였다.

  화려한 궁전의 위생을 보장하려면 하수도 시설이 필요하다고 신부들은 말하고 있다. 그
리고 말드빌 역시 평판이 좋은 한 저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다른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더욱 혐오스러운 본능의 용렬함을 피하기 위해선 일부 여성을 희생할 필요가 
있다. "
  미국의 노예제도를 찬성하는 자들이 노예에 대해 말한 논거의 하나는 남부의 백인은 이 
제도에 의해 노예적인 노동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에 상호간에 더욱 민주적이고 세련된 관
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타락한 여자들의 계급이 존재하는 것
은 정숙한 여자들을 가장 신사적으로 존경심을 갖고 대할 수 있다. 창녀는 속죄양이다. 남
자는 그 비열한 정욕을 그녀를 통해 발산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녀들을 경멸한다. 법규가 그
녀를 경찰의 감독하에 두든 몰래 숨어서 활동하든 상관없이 그녀는 천민으로 취급된다.
  경제적인 입장에서 보면 창녀의 처지는 기혼녀의 입장과 대조적이다. "매음에 의해 자기
를 파는 여자들의 유일한 차이는 그 계약의 금액과 기간이다" 하고 마로는 말했다. (<사
춘기>에서) 성행위는 아내나 창녀 모두에게 하나의 임무다. 전자는 유일한 남자와 종신 
계약을 맺고, 후자는 각각 지불해 주는 몇 사람의 손님을 갖게 된다. 전자는 한 남성에 의
해 다른 모든 남자로부터 보호를 받게 되고, 후자는 모든 남자들에 의해 각각 배타적인 속
박으로부터 옹호되어 있다.
  어쨌든 그녀들이 육체를 제공하여 얻게 되는 이득은 경쟁에 의해 정해진다. 남편은, 자
기가 다른 남자의 아내와 계약할 수도 있었다는 것을 알고있다. 즉 부부의 임무 이행은 은
혜가 아니라 계약의 실행이다. 매춘에서는, 남성의 정욕이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종의 것
인 이상, 어떤 육체에 대해서도 만족할 수 있다. 기혼녀와 창녀는 남자에게 개성적인 매력
을 입증하지 않으면 남자를 잘 이용할 수 없다. 이 양자 사이의 큰 차이는 본부인은 아내
로서 억압을 받기는 하지만, 인간으로서는 존중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존중도 억압을 
받는 동안에 줄어들게 된다. 한편 창녀는 인격으로서의 권리를 갖지 못하며, 여성 노예제
도의 모든 양상이 동시에 요약되어 있다.
  여자에게 매음을 하게 하는 동기를 묻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오늘날에는 롬브로조의 

주장을 믿는 사람이 없다. 그는 창녀와 범죄자를 비교하여 양자를 모두 변질자로 간주했
다. 통계가 분명히 밝히는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창녀의 지적인 수준은 중위권에서 약간 
처지고 일부는 분명히 지능박약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신적인 능력이 약한 여자들이 아무 
특기도 요구하지 않는 직업을 자진하여 택하기도 하지만, 그 대다수는 정상이고 일부는 대
단히 총명하기까지 하다. 여자에게는 어떤 유전적인 숙명이나 생리적인 결함도 없다. 사실 
가난과 실업으로 가득찬 세계에서는 어떤 직업이 생기면 거기에 쏠리는 사람들이 있다.
  경찰이나 매음이 존재하는 한 경관과 창녀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다른 일
들보다 수입이 많으면 어쩔 수 없다. 남성의 요구에 따라 생기는 이런 장사에 눈이 휘둥그
래지는 것은 대단히 위선적이다. 이것은 범세계적이고 극히 당연한 경제적인 과정이다.
  1857년에 파랑 뒤샤틀레는 그 조사서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매음의 원인 중에서 가장 
명백한 것은 직업의 부족과 불충분한 급료에서 오는 불가피한 결과이다. " 보수파의 모럴
리스트는 냉소하면서, 창녀의 슬픈 신세타령은 순진한 손님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한다. 사실 많은 창녀들은 다른 방법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택한 직업이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 때문에 그녀의 본성이 타락했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의 사회적인 병폐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이
런 직업이 아직 많은 여성들로부터 그다지 혐오스러운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녀는 어째서 이런 장사를 택했는가 하고 묻기보다는 오히려 그녀는 어째서 그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는가 하고 물어야 한다. 창녀의 대다수가 하녀 출신이라는 것은 특히 
주목된다. 그것은 파랑 뒤샤틀레가 모든 나라에 대해 확인한 것으로, 독일에서는 릴리 브
라운이 조사하고 벨기에에서는 리케르가 조사한 결과였다. 창녀의 약 50퍼센트는 하녀였
다. 이 사실은 하녀의 방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혹사를 당하고 압박을 받
으며 인간이라기보다는 물건으로 취급되는 만능 하녀나 시녀는 미래에 대해 어떤 희망도 
갖지 못한다. 때로는 집주인의 바람기를 받아들여야 한다. 즉 가정적인 노예에서, 하녀로서
의 정사에서, 혹은 더 이상 타락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가 고용살이를 하는 여자들은 대
개 떠돌이이다. 파리 창녀의 80퍼센트는 지방이 아니면 근교에서 올라온 여자라고 한다. 
자기 집이 가깝거나 세상의 평판에 구애를 받는 여자는 일반적으로 나쁘게 여기는 이런 
직업에 뛰어들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의지할 곳도 없게 되면 
도덕이라는 추상적인 관념은 그녀에게 아무 울타리도 되지 못한다. 중산층은 성행위를 특
히 처녀성을 엄한 터부로 에워싸고 있지만, 농민이나 노동자 계급의 대다수는 그런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 점에 관해서는 많은 조사가 일치하고 있다. 즉 아무렇지도 않게 처녀성을 빼앗기고 
그후에도 또 알게 된 남자에게 몸을 맡기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여자가 많다. 비자
르 박사는 100명의 창녀에 대해 실시한 조사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1명
은 11세에 처녀성을 잃고, 2명이 12세, 2명이 13세, 6명이 14세, 7명이 15세, 21명이 16
세, 19명이 17세, 17명이 18세, 6명이 19세에 각각 처녀성을 잃고 그밖의 하녀들은 21세 
이후이다. 그 중에서 5퍼센트는 몸이 아직 성숙되기도 전에 폭행을 당했다. 반수 이상이 
사랑에 의해 몸을 맡겼다고 했으며, 그밖에는 무지에서 동의했던 것이다. 최초로 유혹한 
상대방은 대개 젊은 남자이다. 그리고 대개 직장. 친구. 동료. 소꼽친구 등이고, 다음은 군

인. 직장상사. 하인. 학생 등이다. 바자르 박사의 조사표에는 여기에 2명의 변호사와 건축
가. 의사. 약사가 각각 1명씩 포함되어 있다.
  흔히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젊은 여성에게 성에 눈뜨게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고용주 
자신인 경우는 별로 없고, 그의 아들이나 조카 또는 친구가 대부분이다. 코망주도 그의 연
구에서 45명 (12세에서 17세) 의 젊은 처녀의 사례를 들고 있는데, 그들 모두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미지의 남자에게 처녀성을 빼앗겼다고 한다. 그녀들은 조금도 쾌락을 느끼
지 못한 채, 무작정 남자의 뜻에 따랐던 것이다. 특히 비자르 박사는 다음과 같은 경우를 
좀더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보르도의의 G 양은 18세에 수도원에서 돌아오는 도중에 호기심에서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어떤 마차 속으로 끌려가 알지 못하는 한 상인에게 처녀성을 빼앗겼다.
  13세의 어떤 소녀는 길에서 만난 낯선 남자에게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몸을 맡기고, 
그후에는 다시 만나지 않았다.
  M 양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17세 때 어떤 낯선 젊은 남자에게 처녀성을 빼앗겼다... 그
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가 하는 대로 몸을 맡겼다.
  R 양은 17세 때 젊은 남자에게 순결을 빼앗겼는데 그 남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그
녀가 병든 여동생을 찾아 이웃 의사의 집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였다. 그는 그녀가 빨리 집
에 돌아갈 수 있도록 차에 태우고, 실제는 자기가 드녀에게 하고 싶은 일을 마치고는 그대
로 거리 한복판에다 버린 것이다.
  B 양은 15세때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한번도 만난본 적이 없는 젊은 
남자에게 순결을 빼앗겼다. 그리고 9개월 후에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S 양은 14세때 어떤 젊은 남자가 자기 여동생을 소개해 주겠다고 하기에 그 집에 함께 
갔다가 순결을 빼앗겼다. 그 남자는 여동생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매독에 걸려 있었다. 그
래서 그녀는 매독에 감염되었다.
  R 양은 18세때 기혼자인 사촌오빠와 함께 옛 전쟁터를 방문했는데 참호 속에서 그에게 
처녀성을 빼앗겼다. 그녀는 임신하여 가족과 이별해야만 했다.
  C 양은 17세때 어떤 여름밤에 바닷가 호텔에서 알게 된 젊은 남자에게 처녀성을 빼앗겼
는데 100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그들의 두 어머니는 잡담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임질에 
감염되었다.
  L 양은 13세때 라디오를 들으면서 백부에게 처녀성을 빼앗겼다. 한편 백모는 일찍 자기
를 좋아해서 옆방에서 깊이 잠들어 있었다.

  이와 같이 아무렇지도 않게 수동적으로 몸을 허락한 젊은 처녀는 역시 이 때문에 처녀
성 상실의 정신적인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 난폭한 경험이 그녀의 장래에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고 싶지만, 그녀들에 대해 정신분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또 이런 여자들은 자기 신상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서툴고, 설사 이야기 해도 상투적인 
언사만 늘어 놓는 것이 고작이다. 일부 여자들은 닥치는 대로 아무 남자에게나 몸을 맡긴
다. 그것은 앞에서 말한 매음망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가정의 불화, 싹트기 시작하는 

성욕에 대한 두려움, 어른다워지려는 욕망 등에 의해 창녀의 흉내를 내는 젊은 처녀들도 
있다. 그녀들은 짙은 화장을 하고, 남자아이들을 자주 찾아가며 교태와 도발적인 행동을 
한다. 아직 어려서 성에 눈뜨지 않고 성감도 발달하지 못한 그녀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불
장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그녀들의 말을 곧이듣는 남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쉽사리 행동으로 옮겨간다.
  "문이 한 번 열린 다음에는 그 문을 닫기가 어려워요" 하고 14세의 어린 창녀가 말했다. 
(마로의 <사춘기>에서) 그러나 처녀를 잃고 나서 곧바로 거리에 나서서 손님을 물색할 
결심을 하는 처녀는 들물다. 대개 그런 여자는 자기를 범한 최초의 남자에게 매달려, 그와 
함께 살면서 떳떳한 직업을 갖는다. 애인에게 버림을 받으면, 다른 남자가 그녀를 위로해 
준다. 그리하여 그녀는 이제 한 남자의 것이 아니므로 여러 남자에게 몸을 맡겨도 무방하
다고 생각하게 된다. 때로는 애인이 -최초의 남자와 다음 남자- 돈을 버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부추긴다.
  부모의 뜻에 따라 매음을 하는 처녀들도 적지 않다. 어떤 가족의 경우는 -저 유명한 아
메리카의 주크 가문처럼- 여자들이 모두 이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젊은 여자 부랑배 중
에도 근친에게 버림을 받은 소녀가 많다. 그녀들은 거지로 시작하여 거리로 나서게 된다. 
1857년에 파랑 뒤샤틀레는 5천명의 창녀에 대해 조사한 결과 그중에서, 1,441명은 가난 
때문에, 1,425명은 유혹에 넘어가 버림을 받아서, 1,225명은 부모가 방치하여 그렇게 되
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의 조사도 이와 거의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밖에 병으로 정상적인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거나 실직한 여자를 매음으로 내모는 경
우도 적지 않다. 병은 가뜩이나 위태로운 생계를 파탄으로 몰아 시급히 새로운 대책을 강
구하도록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출산도 이와 비슷한 경우이다. 생 라자르 갱생원에 수용
되어 있는 여자의 반수 이상은 적어도 한 아이를 갖고 있다. 많은 경우에는 3명에서 6명
을 키운다. 비자르 박사는 그중에 14명의 아기를 낳은 여자가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는데, 
그가 이 여자를 알게 되었을 무렵에는 8명의 아이가 살아 있었다. 박사의 말에 의하면, 아
이를 버리는 여자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를 낳은 처녀가 아이를 기르기 위해 창
녀가 되는 경우도 있다. 박사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인용하고 있다.
  그녀는 19세 때 시골에서 60세의 주인에게 처녀성을 빼앗겼다. 그때는 아직 가족과 함
께 살고 있었으나 임신을 했기 때문에 가족의 곁을 떠나야만 했다. 그녀는 후에 건강한 여
아를 낳아 잘 키웠다. 출산한후에 그녀는 파리에 와서 유모의 일자리를 얻었는데 29세 때
부터 바람이 나기 시작했다. 그후 33세부터 매음을 시작했다. 건강도, 삶의 의욕도 잃은 
그녀는 지금 생 라자르 갱생원에 들어가기를 원하고 있다.
  전쟁중과 그후의 혼란기에 매춘이 성행되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현대>지에 부분적으로 발표된 <어느 창녀의 생활>의 저자는 그 시작을 다음과 같이 말
하고 있다.
  나는 16세 때 30세나 연상인 남자와 결혼했다. 내가 결혼한 것은 부모의 집을 떠나기 
위해서였다. 남편은 나에게 아이를 낳게 할 궁리밖에 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집 안에 머물러 있겠지, 나갈 수 없을 테니까"하고 그는 말했다. 그는 내가 화장하는 것을 
마땅치 않게 여기고, 영화구경도 함께 가려고 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참고 견뎌야 할 시어

머니가 있었다. 그녀는 날마다 집에와서 언제나 그 못된 자기 아들의 편을 들었다. 나는 
첫아들을 낳았는데 이름을 자크라고 지었다. 14개월 후에 나는 피에르라는 둘째아이를 낳
았다... 나는 무척 권태로워 간호사가 되려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것은 내 마음에 들었다... 
나는 파리 교외에 있는 어느 병원의 부인병동에서 일하게 되었다. 말괄량이 간호사 한 사
람이 나에게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일들을 가르쳐주었다.
  그녀는, 남편과 자는 것이 차라리 고역이었다고 한다. 여러 남자들 가운데서 나는 여섯 
달 동안을 단 한 번도 정사를 나눈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진짜 이주민인 망할 놈이, 
그러나 얼굴 하나는 굉장한 미남인 한 청년이 내 방에 들어와서... 그는 나에게 지금과는 
다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과 파리에 갈 것을, 그리고 이젠 일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주었다... 그는 나를 감쪽같이 속였다... 나는 그와 함께 떠나기로 결심했다... 
한 달 동안은 참으로 행복했다... 어느날 그가 옷차림이 화려한 멋쟁이 여자를 데리고 왔
다. 그녀는 말했다.
"이 여자는 고집이 세겠어." 처음부터 거리에 나서진 않았다. 나는 손님을 부를 생각이 없
다는 것을 그에게 보여주기 위해, 거리의 병원에서 간호사 일자리까지 얻었다. 그러나 나
는 오래 저항할 수 없었다. 그는 말했다. "당신, 이제 날 사랑하지 않는군 그래. 여자가 진
정으로 남자를 사랑한다면 그 남자를 위해 일하는 거야." 나는 울었다. 병원에서는 참으로 
쓸쓸했다. 드디어 나는 잠자코 미장원으로 끌려갔다. 쥘로는 내가 아직도 고집을 꺾지 않
았나 하고 유심히 살폈다. 그는 경관이 나를 잡으러 올 경우 나에게 미리 알려 주기 위해 
내 뒤를 따라 다녔다...
  여러 가지 면으로 볼 때 이것은 기둥서방이 거리에서 망을 보고 손님을 부르는 창녀의 
고전적인 이야기 그대로이다. 이 기둥서방의 역할을 남편이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때로
는 여자가 그런 역할을 하기도 한다. L.페브르는 1931년에 510명의 젊은 창녀에 대해 조
사했다. (<감옥의 젊은 창녀.부랑녀>에서) 이에 의하면 그녀들 중의 284명은 혼자 살고, 
132명은 한 사람의 정부와 살며, 84명은 여자친구와 살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대개 그녀
들과 동성애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편지의 발췌(그녀들의 철자 그대로)를 
인용하고 있다.
  17세의 나 쉬잔은 매음에 빠져 있었는데 특히 창녀를 상대했다. 나와 오랫동안 사귄 한 
사람은 샘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그 거리를 떠났다...
  15세하고 6개월인 나 앙드레는 어느 댄스 홀에서 만난 여자친구와 함께 살기위해 부모 
곁을 떠나기로 했다. 나는 그녀가 나를 남자처럼 사랑하고 싶어하는 것을 곧 알아차렸다. 
나는 그녀와 4개월 동안 함께 지냈다. 그리고...
  14세인 잔, 나의 가엾은 아빠는 이름이 X였다. 그는 1922년에 부상병으로 병원에서 죽
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재혼했다. 나는 졸업증명서를 얻기 위해 학교에 다녔다. 졸업증명서
를 받은 후에 나는 재봉 기술을 배워야만 했다... 그런데 벌이가 시원치 않아 나는 계부와 
자주 말다툼을 했다... 나는... 거리의 X부인의 집에 하녀로 들어갔다. 열흘 후부터 나는 2
5세 가량 되는 그 집 딸과 단둘이 있었다. 나는 이 여자에게서 매우 이상스러운 것을 발견
했다. 어느날 그녀는 마치 청년처럼 나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나는 망설였으나, 쫓겨나기가 
두려워 결국 그녀의 요구에 응했다. 그때 나는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일거리가 없으면 숲으로 가서 여자들을 상대로 몸을 팔았다. 나는 대단히 너그러운 
친절한 부인을 알게 되었다...
  여자가 생활비를 벌기 위한 일시적인 방법으로 매음을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막
상 해보니 발이 묶여 몸을 뺄 수 없었다는 사례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폭력이나 거짓 약
속이나 속임수에 의해 벗어날 수 없는 톱니바퀴 속에 들어가버린 "백인매매"의 경우는 비
교적 보기 드물다고 하더라도, 그녀의 의사와는 반대로 그 일에 매이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직업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자본은 정부나 포주가 제공하며 이것으로 그들은 그
녀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여 그녀가 벌어들이는 수입의 대부분을 가로챔으로써 그녀가 그 
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마리 테레즈는 거기서 빠져나오기까지 여러 해 동안 힘
겨운 투쟁을 계속했다.
  나는 결국 쥘로가 나의 돈을 탐낸다는 것을 깨닫고, 그에게서 떠나면 조금은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집에서는 수줍어서 손님에게 가까이 가서 '올라타요'하
고 말할 수 없었다. 쥘로의 여자친구가 옆에서 나를 감시하고 내가 벌어들인 돈을 세어보
기도 했다... 쥘로가 내게 보내온 편지에는 밤마다 여주인에게 돈을 넘겨주라고 쓰여 있었
다. 그렇게 하면 도둑을 맞지 않을 테니까... 내가 옷을 사려고 하면 여주인은 쥘로가 내게 
돈을 주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되도록 빨리 그 집에서 떠날 결심을 했다. 
이런 나의 생각을 알아차린 여주인은, 여느 때와는 달리 검진을 받기 전에 주던 솜뭉치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잡혀 병원에 가야만 했다...나는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시 사
창가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러나 나는 이 악마의 소굴에 4주일밖에 있지 않았다... 나는 
바르베스에서 전과 같이 며칠 일했으나 쥘로가 몹시 원망스러워 파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말다툼을 했다. 그는 나를 마구 때리고 한번은 나를 창 밖으로 내던지려고 했
다... 나는 시골로 가기 위해 어느 소개자와 의논했다. 그런데 나는 그가 쥘로와 아는 사이
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았다. 베롬 거리 근처에서 소개자가 데리고 다
니는 두 여자와 마주쳐 나는 흠씬 두들겨 맞았다.
  이튿날 나는 짐을 싸들고 혼자서 T라는 섬을 향해 떠났다. 3주일 후, 나는 사창가가 지
긋지긋하여 의사가 검진을 왔을 때 편지를 써서, 더 이상 일이 불가능하다는 처방을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쥘로는 마장타 거리에서 나를 만나자 마구 구타했다. 그래서 나는 얼굴
에 상처를 입었다. 나는 쥘로에게 정나미가 떨어져 독일로 가기로 계약을 했다.
  문학 작품에는 '쥘로'와 같은 타입의 남자가 전형화되어 있다.  이런 남자는 창녀를 보호
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그녀에게 화장품을 살 돈을 빌려주고, 그녀를 다른 여자들과의 경
쟁으로부터, 경찰로부터-때로는 그 자신이 경찰관 노릇을 하여- 그리고 유객으로부터 지
켜준다. 손님중에는 공짜로 즐기려는 자도 있고 개중에는 여자를 상대로 사디즘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싶어하는 자도 있다.
  몇 해 전에 마드리드에서 한 파시스트인 청년 귀족이 추운 밤에 창녀를 강물 속에 집어
던지고 즐거워한 일도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술에 취한 학생들이 때때로 여자를 산골에 데
리고 가서 밤중에 발가벗겨 길거리에 버리고 오기도 했다. 창녀는 돈을 받아내고 학대를 
피하기 위해 한 사람의 남자를 필요로 한다. 그는 그녀에게 정신적인 지주도 된다. "혼자
서는 일도 잘 안 되고 또 흥미도 별로 못 느껴 그냥 끌려가게 돼요"하고 어떤 여자들은 말

한다.
  그녀들이 기둥서방을 사랑하는 경우도 있다. 그녀는 그 남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직
업에 종사하고 또 그것을 정당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세계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대단한 우월성을 갖고 있다. 또 이곳에서는 종교적인 사랑도 잘 이루어지며 어떤 창녀는 
정열적인 자기 희생을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한다. 그녀는 남자가 자기에게 휘두르는 폭력
에 남자다움을 발견하고 점점 그에게 복종한다. 그녀들은 남자 곁에서 질투나 고뇌도 느끼
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여자의 기쁨도 알게 된다.
  그러나 때로는 남자에게 적의와 원한만을 품는 경우도 있다. 마리 테레즈의 경우에서 본 
것처럼, 그녀가 남자에게 잠자코 지배를 받는 것은 두려움에서이며 아주 지쳐 있기 때문이
다. 이럴 경우에 그녀는 때때로 손님 중에서 고른 애인으로 자신을 위로한다.
  여자들은 저마다 쥘로 같은 남자 이외에 애인을 갖고 있었다. 자신도 그랬다고 마리 테
레즈는 쓰고 있다. "나의 애인은 굉장한 미남으로 어부였어요. 그는 나를 무척 사랑했으나, 
나는 그와 함께 가정을 이루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매우 사이좋게 지냈어요. 그는 동침을 
하지 않고 이야기만 하기 위해 내 방에 들어왔어요. 그는 나에게 이런 데서 발을 빼야 한
다고 말했어요. 이곳은 내가 있을 데가 못 된다는 것이 있어요."
  그녀들은 또 여자를 상대로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창녀의 대다수는 동성연애자이다. 
이런 여자가 몸을 파는 장사를 하게 된 동기는 동성애의 정사이며, 또 대다수가 여자 친구
들과 동거를 계속하고 있다. 안나루엘링에 의하면, 독일에서는 창녀의 20퍼센트가 동성연
애자라고 한다. 페브르는 형무소의 젊은 여죄수들이 노골적으로 음탕한 편지를 주고받으
며, 일생을 맺은 친구라는 서명을 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편지는 여학생들이 
가슴속에 정열의 불꽃을 태우면서 쓰는 경우와 흡사하지만, 후자는 훨씬 얌전하고 수줍은 
구석이 있지만 전자는 말이나 행동으로 자기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마리 테레즈의 생활
속에 -그녀는 어떤 여자로부터 관능적인 쾌감을 처음으로 배웠지만-싫은 손님이나 난폭
한 기둥서방의 면전에서 사이좋은 친구가 어떤 특권적인 역할을 하는가를 분명히 볼 수 
있다.
  쥘로가 한 계집애를 데리고 왔다. 그녀는 신을 신발조차 없는 불쌍한 하녀였다. 나는 벼
룩시장에서 여러 가지 일용품을 사서 그녀에게 주었다. 그리고 함께 일하러 갔다. 그녀는 
무척 얌전하고, 또 여자들을 좋아했으므로 나와는 서로 마음이 맞았다. 그녀는 내가 간호
사에게서 
배운 모든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우리는 종종서로 장난을 즐기기도 하고 일하러 가는 대신
에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다. 나는 그녀가 우리들과 함께 있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
  이런 친구는 대체로 여자들 속에만 파묻혀 사는 고지식한 부인 곁에서 마음의 벗이 되
는 남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여자친구라면 좋은 상대가 되어 함께 있어도 그 관계가 
자유롭고 부담이 없어 이쪽에서 탐낼 수도 있다. 창녀가 남자들에게 지쳐서 혐오감을 느끼
고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휴식과 쾌락을 구하는 것은 다른 여자의 품속이다.
아무튼 앞에서 지적한, 여자와 여자를 직접 결합시키는 그 공범성이 다른 어느 경우보다도 
강해진다. 인류의 반수와의 관계가 상거래의 성격을 띠고 있는 창녀는 사회에서 천민 취급
을 받고 있으므로 자기들끼리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 서로 경쟁상대가 되고 질투하

고 모욕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하나의 반 세계을 구성하기 위해 서로 상대방을 크게 필요
로 하고 있다. 그녀들은 이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인간으로서의 자기 품위를 발견하게된다. 
창녀끼리는 서로 흉금을 털어놓는 상대이며 다른 사람으로 대치할 수 없는 증인이기도 하
다. 이 동료야말로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 되는 옷과 모자를 칭찬해 준다.
그러나 그 옷과 모자는 다른 여자들의 선망과 찬미의 시선을 받게 되면 그 자체가 목적처
럼 생각된다.
  창녀와 유객의 관계에 대하여는 그 의견이 다양하고, 하나하나의 겨우도 여러 가지로 변
한다. 흔히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마음의 애인에게는 자유로운 애정표시인 키스가 보존되
고, 사랑의 포옹과 직업상의 포옹을 별개의 것으로 보고 있다. 남자들의 여러 가지 증언은 
그들의 허영심 때문에 향락의 연극에 속아넘어가기 쉬우므로 종잡을 수 없다. 흔히 육체적
인 피로가 뒤따르는 손님 마구 받기나 쇼트 타임이나 올나이트, 또는 단골손님들이 겹치는 
상황에서는 형편이 또 달라지게 마련이다.
  마리 테레즈는 한평생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장사를 해왔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즐겁게 
상기되는 몇몇 밤이 있었다. 그녀에게는 애인이 있었다. 물론 그녀의 동료들도 모두 애인
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좋아하는 손님으로부터는 돈을 받지 않고, 심지어 남자가 돈
에 궁하면 도와주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녀들은 모두 냉정하게 
일하고 있다. 어떤 여자는 모든 손님에게 다소 경멸감이 섞인 무관심밖에 갖고 있지 않다.
  "아, 남자들이란 얼마나 어리석은가! 여자는 뭐든지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남자의 머릿
속에 심어줄 수 있다!" 하고 마리 테레즈는 쓰고 있다. 그러나 많은 여자는 남자에 대해 
혐오스러운 원한을 품고 있다. 그녀들은 특히 남자들의 고약한 버릇에 구토를 느낀다. 그
들이, 아내나 애인에게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변태적인 정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매음굴에 
가는지, 아니면 매음굴에 왔다는 사실이 그들을 자극하여 그런 고약한 버릇을 조장하는지 
모르지만, 많은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여러 가지 상상을 요구한다. 마리 테레즈는 프랑스인
이 지칠 줄 모르는 상상력을 갖고 있는 것을 특히 개탄하고 있다. 비자르 박사에게서 치료
를 받은 여자환자들은, 그에게 "남자는 누구나 많든 적든 변태적인 고약한 버릇을 갖고 있
다."고 하였다. 나의 한 여자친구는 보종의 병원에서 오랫동안 젊은 창녀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창녀는 대단히 머리가 좋은 여자로, 처음에는 하녀로 일하다가 몹시 사랑하
는 정부와 동거생활을 했다. 
  "남자는 모두 변태예요. 우리 그이만 빼놓고요. 그래서 난 그 사람을 좋아해요. 만일 그 
사람에게 그런 고약한 버릇이 있는 것을 알게 되면 헤어질 거예요. 손님도 처음에는 그런 
짓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태도를 보이지요. 그렇다면, 다음에 왔을 때에는 여러 가지를 요
구해요... 당신이 자기 남편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만 두고봐요. 남자는 다 그래요." 이런 
고약한 버릇 때문에 그녀는 남자를 징그러워했다.
  나의 또 다른 여자친구는 1943년에 프레네에서 어떤 창녀와 친하게 되었다. 이 창녀는 
유객의 90퍼센트는 고약한 버릇이 있고 약 50퍼센트는 수치스러운 남색가라고 주장했다. 
상상력을 지나치게 발휘하는 남자들은 그녀를 두렵게 했다. 어떤 독일군 장교는 그녀에게 
알몸으로 
꽃을 안고 방 안을 걸어다니기를 요구하고, 그동안에 그는 새가 날아다니는 흉내를 내었

다. 다정하고 돈도 많은 남자였으나, 그녀는 그 남자가 나타나면 언제나 도망쳤다. 마리 테
레즈는 그것이 보통 성교보다 훨씬 수입이 많고 힘도 덜 들지만, 이런 악취미를 몹시 싫어
했다.
  상상은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이 세 여자들은 남달리 총명하고 다감한 성품을 갖고 있었
다. 그녀들은 남자가 정상적인 거래를 하지 않고 일반손님 이상으로 유별나게 굴면, 곧 양
심에 가책을 느끼고, 자유의 포로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되면 단지 
거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중에는 수익이 많다고 해서 악취미에 전념하는 
여자도 있다.
  유객에 대한 그녀들의 적의에는 종종 계급의식이 내포되어 있다. 헬렌 도이치는 안나라
는 여자의 신상 이야기를 자세히 말하고 있다. 그녀는 금발의 아름다운 창녀로 순진하고 
얌전했으나, 어떤 부류의 남자에게는 분노를 터뜨렸다. 그녀는 노동자의 딸이었다. 아버지
는 술고래이고, 어머니는 병들어 누워 있었다. 이 불행이 그녀로 하여금 삶에 대한 혐오감
을 느끼게 했다. 이런 장사를 하는 동안에도 때때로 구혼을 받았으나 그 혐오감으로 인하
여 결코 결혼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웃 젊은이들이 그녀를 타락시켰다. 그녀는 그 장사를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결핵에 걸려 입원하게 되자, 이번에는 의사들마저 몹시 증오했다. 
훌륭한 남자들이 미웠던 것이다. 그녀로서는 그들의 예의와 성의가 곱게 보이지 않았던 것
이다. "이 남자들은 내가 그 친절이나 품위나 자제의 가면을 벗어 던지고 짐승 같은 짓을 
곧잘하는 것을 모르는 줄 아나봐." 하고 그녀는 말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것 말고는 정신
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 하나를 유모에게 맡겼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녀는 결핵으로 죽었다. 
  또 한 사람의 젊은 창녀 쥘리아는 15세 때부터 만나는 모든 청년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
으나 가난하고 약한 남자만 사랑했다. 그런 남자와 어울릴때에는, 그녀는 정답고 친절했다. 
그러나 다른 남자들은 아무리 매정하게 다루어도 무방한 야수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모성 
본능을 뚜렷이 만족시키지 못하는 데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 그녀 앞에서 어머니나 
아이라는 말 또는 그와 비슷한 어감을 가진 말을 하면 정신적으로 심한 불안감을 느꼈다.) 
대부분의 창녀는 자기의 처지에 어떤 식으로건 정신적으로 적응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유전적 선천적으로 부도덕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 들에게 서비스를 요구하는 사회에 
이렇게 합류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녀들의 신상을 카드에 기입하는 경찰의 훈
계가 무의미한 객설이라는 것을 그녀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손님으로 찾아오는 남자들 
역시이 매음굴에서 한 발자국을 나서서 과시하는 듯한 고상한 감정 등에도 그녀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마리 테레즈는, 베를린에서 동거했던 빵집 여주인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나는 누구나 다 좋아해요. 돈만 생긴다면 말예요. 부인... 돈을 받지 않고 동침해도 남자
는 마찬가지로 생각해요. 저 계집은 창녀라고 말예요. 돈을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창녀라
는 거예요. 다만 교활한 창녀라는 거지요. 남자에게 돈을 요구하면 나중에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난 네가 그런 직업을 갖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어." 하거나 "기둥서방이 있나?" 
하고 말해요. 돈을 받건 안 받건 창녀이기는 마찬가지예요. "그래, 네 말이 옳아." 하고 여
주인은 대답하더군요. 나는 그녀에게 말했어요. "당신은 신발 배급표를 받는 데 반 시간이

나 줄을 서지요. 나는 반 시간이면 한 놈을 낚아요. 나는 신발을 갖고 있어요. 그렇지만 내
가 애교만 잘부리면 그 값도 받아내요. 어때요. 내 말이 맞죠?"
  창녀들의 생활이 괴로운 것은, 그녀들의 도덕적, 심리적인 입장 때문이 아니다. 거의 대
부분이 물질적인 조건이 불행의 근원이다. 기둥서방이나 포주에게 착취를 당하여 그녀들은 
불안한 생활을 하며 그녀들의 4분의 3은 돈이 한푼도 없다. 그런 직업에 종사한 지 5년 
후에는 약 75퍼센트가 매독에 걸린다고 많은 창녀들을 치료해 온 비자르 박사가 말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여자는 놀라운 속도로 감염된다. 임질이 발병
해 수술을 받아여 하는 경우가 25퍼센트나 된다. 20명중에 한 사람꼴은 폐병에 걸리고 60
페센트는 알코올이나 약품중독에 걸린다. 그리고 40페센트는 40세 전후에 죽는다. 여기에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예방을 하고 있는데도 간혹 임신하여 대체로 악조건 하에서 수
술을 받는다는 것이다. 하급 창녀는 괴로운 장사이다. 그녀들은 성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타
격을 받고, 경찰의 횡포와 굴욕적인 의학상의 검사와 손님의 자의에 맡겨져 매독.임질.궁핍
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자 그대로, 물건 취급을 당하고 있다.
  하급 창녀에서 고급 창녀에 이르기까지에는 많은 단계가 있다. 본질적인 차이는, 전자가 
자기의 완전한 일반성으로 거래하여, 경쟁에 의한 비참한 생활 수준으로 살아가는 데 비
해, 후자는 자기의 개성을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점이다. 잘만 하면 후자는 높은 신분을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미모,  애교, 성적 매력도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
는 충분하지 않다. 그 여성은 세상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남성의 욕망을 통하여 그녀의 
가치가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성이 그녀의 가치를 세상사람들의 눈앞에서 분명히 
선언할 때 비로소 그녀는 잘 팔리게 된다.
  19세기에는 '화류계 여성'이 그 기둥서방에 대해 권위를 갖고 있었으며, 그녀를 첩의 지
위에까지 끌어올린 것은, 저택이나 마차나 진주였다. 남자들이 그녀를 위해 돈을 물 쓰듯 
하는 한, 그녀의 가치는 확립되어 있었다. 사회적 ·경제적인 변화는 불량슈 당티니와 같
은 타입의 여자를 소멸시켰다. 이제는 교명을 날릴 수 있는 반사교계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야심에 불타는 여자가 명성을 얻으려고 하면 다른 방법을 취해야 한다. 최근에는 
첩의 형태가 영화 스타로 나타난다. 남편이나―특히 할리우드에서―진실한 여인이 항상 따
라다니지만, 그녀는 역시 프리네나 임페리아나 황금의 투구와 비슷하다. 그녀는 남자들의 
꿈에 '여자'를 주고 그 대가로 남자들에게서 재산과 명성을 받는다.
  어느 시대나 매음과 예술 사이에는 불확실한 통로가 있었다. 그것은 미와 관능을 애매하
게 결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욕망을 낳는 것은 미가 아니다. 그런데 플라톤적인 연
애론은 육욕을 위선적으로 변호하고 있다. 프리네는 자기 가슴을 노출시킴으로써 아테네의 
최고 법원의 고관들에게 순수이념을 관조시켰다. 나체의 전시는 예술적인 구경거리가 된
다. 미국의 스트립쇼는 옷을 벗는 것을 하나의 드라마로 만들었다. '예술적 나체'라는 이름
으로 외설스러운 사진을 수집하는 노신사들은, "나체는 순결하다."고 주장한다. 사창가에서 
고르는 순간은 이미 구경거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더욱 복잡해지면, 순님들
에게 보이는 살아 있는 그림이나 예술적인 포즈가 되는 것이다. 특별한 가치를 손에 넣고 
싶어하는 창녀는 육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데 만족하지 않고, 특수한 재능을 보여주려고 노
력한다.

  그리스의 '피리 부는 여자'는 음악과 춤으로 남자들을 유혹했다. 울레드나일의 여자들은 
배춤을 추고, 스페인의 여자들이 바리오 쉬노 말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은 결국 남
자의 마음을 끌기 위한 세련된 방법에 불과하다. 나나가 무대에 올라가는 것도 후원자를 
발견하기 위해서 이다. 어떤 뮤직홀은 ―전에 어떤 카페 콘서트 중에도 그런 것이 있었지
만―매음 장소와 다를 바가 없다. 여자가 자기 몸을 드러내는 직업은 모두 정사의 목적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하긴 '걸'이라는 명칭이 붙은 여자들, 즉 택시걸·스트립쇼걸·곡마
단걸·핀업걸(에로 잡지의 선정적인 삽화에 포즈를 취하는 여자)·마네킨걸·가수·여배
우들 중에도 자기들의 색정생활과 직업을 분명히 구별하고 있는 여자들도 있다. 직업은 특
기나 창의를 필요로 할수록 그 자체를 목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
진 여자는 자기의 매력을 더욱 비밀리에 거래하도록 유혹하기 쉽다.
  이와 반대로 화류계 여자는 자기를 알리바이(부재증명)에 이용할 수 있는 직업을 원한
다. 콜레트가 쓴 레어처럼 남자에게서 '예술가'라는 말을 들으면, 예술가라고요? 내 애인들
은 당치도 않은 말만 하는군요. 하고 대답할 여자는 보기 드물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녀
에게 상품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 명성이다. 장사의 토대가 되는 '명성'이 만들어질 수 있
는 장소는 스크린이나 무대이다.
  신데렐라는 언제나 멋진 왕자만 꿈꾸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남편이든 애인이든 그녀는 
그가 방자한 폭군으로 변하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그보다도 그녀는 일류 영화관 입구에 
웃고 있는 자신의 사진이 걸린 장면을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
려고 하면 대개 남자의 신세를 져야 한다. 그리고 남자들―남편이나 애인이나 팬―은 자기
의 재산이나 명성의 일부를 그녀에게 나눠주고 자기의 승리를 확인한다. 인기 여배우를 첩
과 비슷하게 여기는 것은, 개인이나 대중에게 인기를 얻어야할 필요성 때문이다. 이 두 부
류의 여자들은 사회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첩이라는 말의 의미는, 단지 자
기의 육체뿐만 아니라 자기의 전인격을 밑천으로 생각하고 이용하는 여자들을 총칭하는 
것이다. 이런 여자들의 태도는 창작자의 태도와는 전혀 다른다. 창작자는 작품 속에서 자
기를 초월하여 숙명을 뛰어넘고 타인의 자유에 호소하며 미래를 개척한다. 기생은 세계를 
발견하지 못한다. 그녀는 인간의 초월에 아무 길도 개척하지 못한다.
  더 나아가서 그녀는 자기의 이득을 위해 인간을 농락하려고 한다. 인기를 얻으려고 남자
에게 기대는 수동적인 여자의 입장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마력으
로 남자를 자기의 외식의 함정에 빠뜨려 그것을 자기의 먹이로 삼을 수 있다. 그녀는 남자
들을 자기와 함께 내재 속에 가둬놓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여자는 일종의 독립을 획득할 수도 있다. 그녀는 여러 사람들에게 
몸을 맡기지만, 결정적으로는 어느 남자의 소유도 아니다. 저축한 돈과 마치 물건을 팔듯 
파는 자신의 이름으로 경제적인 자립을 확보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가장 자유로운 여자
는 주부나 하급 창녀가 아니라 첩이었다. 문예부흥기의 유녀나 일본의 게이샤는 같은 시대
의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자유를 누렸다. 프랑스에서 가장 용감하게 자립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여성은 아마도 니농 드 랑클로일 것이다. (프랑스 여류작가. 그녀의 살롱에는 자
유 사상가들이 출입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여자로서의 무기를 철저히 이용하는 여자는 
남성 못지않은 자기의 위치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녀들은 자기들을 물건처럼 남자에게 

맡기는 성에서 출발하여, 자기를 주체로 발견하게 된다. 그리하여 남자처럼 자립할 뿐 아
니라 거의 남성을 상대하여 살아간다.
  그녀들은 언행이 자유로워―예컨대 니농 드 랑클로처럼―제일 귀중한 정신의 자유에까
지 자기를 높일 수 있다. 특히 뛰어난 여자들의 주위에는, 정숙한 여자를 상대하기엔 너무
나 따분해하는 예술가나 작가들이 모여든다. 남성이 마음에 그리는 여자의 신화가 가장 매
력적인 화신을 발견하는 것은 이런 상류의 창녀들 속에서이다. 이런 여자는 다른 어떤 여
자보다도 육체적이고 의식적이고 우상적이고 영감의 샘이며 뮤즈이다. 그리하여 화가나 조
각가들은 그녀를 모델로 삼고 싶어한다. 그녀는 시인들의 꿈을 키운다. 지식인은 그녀 속
에서 여자의 '직관의 보고'를 발굴한다. 그녀는 가정주부보다 현명해지기 쉽다. 왜냐하면 
위선 속에 싸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재능이 뛰어난 여자라면 에제리아(로마신화에 나오는 
누마폼필리우스의 아내이며 동시에 조언자)처럼 남자에 대한 내조의 역할만으로는 만족하
지 못한다. 그녀는 남에게서 얻은 찬사의 가치를 자주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
다. 즉 자기의 수동적인 가치를 적극화하려고 한다. 자주적인 주체로서 세계에 나타나, 시
나 산문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한다. 이렇게 해서 임페리아는 이탈리아의 유녀
들 가운데서 유명해졌다. 또 그녀는 남자를 도구로 이용하여 남성적인 역할을 행사하는 경
우도 있었다. 이른다 '위대한 애첩'들은 권력을 지닌 애인을 통하여 세계지배에 동참했던 
것이다.
  이런 여자의 해방은 성적인 면에서도 나타난다. 남자에게서 돈을 우려내거나 또 그에게 
서비스를 시키는 가운데서 여자는 자기의 열등감에 대한 보상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돈은 정화의 역할을 하여 성의 투쟁을 없애버린다. 화류계 여성이 아닌 많은 여자들
이 애인에게서 수표나 선물을 받아내려고 하는 것은 단지 욕심 때문만은 아니다. 남자에게 
지불하게 하는 것―그리고 뒤에서 보게 되는 것처럼 남자에게 지불하는 것―은 남자를 하
나의 도구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여자는 자기가 도구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아마도 남자는 그녀를 소유한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그 성적인 소유는 착각이다. 그녀쪽이 
경제라는 훨씬 견고한 지반 위에서 남자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여 
자존심을 만족시키고 있다. 그녀가 남자의 포옹에 몸을 맡기는 경우는 있을지 모르지만 타
인의 의지에까지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에게 억지로 쾌락을 줄 수는 없다. 쾌락은 
오히려 여분의 이득처럼 생각된다. 그녀는 포로가 될 까닭이 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돈을 
지불받기 때문이다.
  창녀는 불감증에 걸려 있다고 보는 것이 정실인 것 같다. 창녀에게 자기 마음과 복부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매우 편리한일이다. 감상적이고 정열적이면 무심코 남
자에게 억압되고 착취당하고 독점되고 시달림을 받을 우려가 있다. 그녀가 받아들이는 포
옹에서 ―특히 처음에는―혐오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남성의 횡포에 대한 반항심
이 불감즐으로 나타나게 된다. 창녀나 첩들도 가정부인과 마찬가지로 쾌감을 가장하고 거
래방법을 서로 전수한다. 남성에 대한 이와 같은 모욕이나 혐오는 이 내기에서 그녀들이 
확실히 이길 자신을 갖고 있지 못한 증거이다. 그리고 사실 대부분의 경우 남자에게 기대
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그녀들의 운명이다. 
  어떤 남자도 결정적으로 이런 여자들의 지배자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녀들에게는 남

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창녀는 남자가 원치 않으면 모든 생활수단을 잃게 된다. 신인 
여배우도 자기의 장래가 남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타도 남자의 후원
을 잃게 되면 빛이 희미해진다. 오슨 웰스에게 버림을 받은 리타 헤이워스는 알리 칸을 만
나기까지는 고아처럼 가엾은 모습으로 유럽 각지를 헤매다녔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라도 
내일 일을 마음놓을 수 없다. 그녀의 무기는 마법이고 마법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와 보호자(남편 또는 연인)와의 관계는 정숙한 아내와 남편과의 관계처럼 거의 떨어
질 수 없는 밀접한 사이이다. 그리하여 남자에게 잠자리에서의 소임을 다해야 할 뿐 아니
라, 옆에 있어 주고 대화의 상대가 되고 그의 친구들과 어울려야 하고 특히 허영심에서 비
롯된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 정해 놓은 여자에게 하이힐이나 비단 스커트를 사주는 것은 
기둥서방에게는 이자가 붙어 돌아오는 투자이다. 남자가 상인이나 제조업자라면 정부에게 
진주와 모피옷을 사주면서 그녀를 통해 자기의 부와 권력을 입증하게 된다. 여자쪽에서 보
면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돈을 낭비하기 위한 구실이 되든, 자신이 노예가 되어 있
는데에는 변함이 없다. 그녀에게 뿌리는 금품은 바로 풀 수 없는 쇠사슬이 된다. 게다가 
그녀가 몸에 걸치고 있는 의상이나 보석은 정말로 그녀의 것일까? 헤어지게 되면 남자는 
이런 것들을 반환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전에 사샤 기트리가(프랑스의 배우, 작가)
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여자가 자기의 쾌락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패트런(후원자)을 붙잡고 있으려면 정상적인 
결혼생활이라면 수치스러웠을 간계·술책·거짓말·위선 등을 이용해야 한다. 그녀가 이런 
비굴함을 가장할 뿐이라고 하더라도 가장하는 것 자체가 비굴한 일이다. 아름답고 유명한 
동안은 지금의 남자가 싫으면 다른 사람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모는 성가시며 망가
지기 쉬운 보물이다. 남자에게 의지하여 살아가는 여자는 시간이 무참하게 짓밟아 버리는 
자기의 육체 하나에 의지하고 있다. 늙어가는 데 대한 싸움이 가장 비장한 모습을 취하는 
것은 이런 여자의 경우이다. 이름이 널리 알려져 명성을 얻고 있을 경우에는 얼굴이 노쇠
한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재산인 이 명성을 얻으려면, 그
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제, 즉 여론의 전제에 굴복해야 한다. 할리우드의 스타들이 
사실상 얼마나 비굴한 처지에 놓여 있는가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녀들의 몸은 이미 자기 것이 아니다. 프로듀서가 그녀들의 머리 색깔에서 체중, 몸매, 
타입까지 결정한다. 뺨의 선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이빨도 뽑는다. 절식, 체조, 의상, 화장
이 매일의 고역이다. 사생활을 공개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외출에서 정사까지 노출된다. 즉 
사생활이란 것도 공적 생활의 한순간에 불과한 것으로 되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아직 이
렇게까지 명확하지는 않다. 그러나 빈틈이 없는 여자라면, 자기의 광고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를 잘 알고 있다. 이 요구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스타는 금세, 아니면 서서히 인기
가 떨어지게 된다.
  자기의 육체만 상대방에게 넘겨주는 창녀는 인기를 사고파는 여자에 비하면 아직 예속
의 정도가 낮다고 말할 수 있다. 하나의 진정한 직업을 가지고 개성을 인정받아 성공한 여
성―여배우, 성악가, 무용가―은 창녀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이런 여자들은 진정한 독립
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은 한평생 불안한 처지에 있다. 그녀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대중과 남자들을 유혹해야 한다.

  남의 첩이 된 여자는 대개 그 의존심이 몸에 배어 있다. 그녀는 세상에 굴종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된다. 상류사회를 동경하여 그 풍습을 흉내낸다. 부르주아적인 
규범에 의해 여자로서 존중되기를 원한다. 원래가 부르주아의 기생충이므로 그 사상을 받
아들인다. 그녀는 사상이 온건하다. 최근까지 그녀는 자기 딸을 수도원 기숙사에 보내고 
싶어했고, 나이를 먹으면 자기는 성당의 미사에 나가 회개할 것이다. 그녀는 보수주의자의 
진영에 속해 있다. 이 세상에 확고한 지위을 쌓은 것을 자랑하는 여자이므로 세상이 변하
기를 바라지 않는다. 출세하기 위해 악착같이 싸우고 있으므로 우애나 인류애가 우러날 리
가 없다. 수없이 노예적인 애교를 떨면서 성공을 손에 넣은 그녀는 인류 전체의 자유를 진
심으로 원할 리가 없다. 졸라는 이런 특징을 나나를 통해 강조했다.
  나나는 소설이나 연극에 대해 분명한 자기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녀는 아름답고 고상한 
작품, 자기를 꿈꾸게 하고 자기 영혼을 키워주는 작품을 원하고 있었다... 그녀는 공화주의
자에게는 반감을 갖고 있었다. "어머, 얼굴도 씻은 적이 없는 그런 더러운 놈들이 대체 어
쩌자는 걸까? 이렇게 살아가면 모두 행복하잖아. 폐하께서는 하나에서 열까지 국민을 위해 
보살펴주시잖아? 민중이라니, 더러운 자식들 같으니!" 그녀는 그 민중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민중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었다. "생각해 보셔요. 그런 자들이 만든 공화국이 민
중을 위해 얼마나 불행할지... 오! 하나님이 되도록 오래 폐하를 지켜주시옵소서!"
  전시에는 상류 창녀만큼 노골적으로 애국심을 과시하는 사람도 없다. 고귀한 감정을 가
장하여 그녀는 공작부인의 고귀한 수준에까지 자기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사람들 앞에서는 
천해 빠진 말투로 알맹이 없는 이야기를 하며 혼자서 문제를 제기하고 혼자서 결론을 짓
는다. 그녀들은 가슴 구석구석까지 성실성을 모조리 상실하고 있다. 거짓말과 과장으로 말
이 꼬인다. 그녀의 일생은 일종의 과시이다. 그 말과 표정은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효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다. 그녀는 자기 파트너를 상대로 사랑의 연극을 한다. 때
로는 자기 자신을 향해 연극하기도 한다. 세상을 향해서는 신중하게 매력 있는 연극을 한
다. 그러는 동안에 자기를 정결의 본보기, 신성한 우상처럼 생각한다. 완고한 불성실은 그
녀의 내면 생활을 지배하고 위선이 진실처럼 생각된다. 그녀의 생활에도 때로는 자연스러
운 감정을 찾아볼 수 있다. 그녀는 사랑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좋아하거나 반하거
나 때로는 항복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자의나 감정이나 쾌락에 너무 치중하면 금세 지
위를 잃게 된다. 그녀는 일반적으로 바람을 피울 때 간통한 아내처럼 용의주도하게 된다. 
자기의 보호자나 세상의 여론에서 숨으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의 애인에게 자기의 
많은 것을 바칠 수 없게 된다. 애인은 하나의 기분전환·돌파구에 불과하다. 그리고 보통 
그녀는 자기의 처세에 관한 일로 머리가 꽉 차 있어서 진실한 사랑에 깊이 빠질 여유가 
없다.
  기생을 관능적으로 사랑하는 여자도 적지 않다. 자기들을 강제로 지배하는 남자들에 대
한 적개심에서 그녀들은 다른 여자들의 가슴속에서 육감적인 안식과 동시에 일종의 보복
을 발견하게 된다.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회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싶어한다. 사내아이
를 도와주고 예뻐하는가 하면, 계집아이를 자진하여 키우기도 한다. 아무튼 남성적인 인격
을 지닌 상대를 좋아한다.

  그녀는 동성연애자이든 아니든 여성 전체에 대해 앞에서 말한 복잡한 관계를 갖게 된다. 
즉 그녀는 남성에게 억압을 받는 모든 여성이 요구하는 반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심판자 
겸 증인으로서 또는 상담자 겸 공범자로서 여자친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여자끼리의 경쟁심은 절정에 도달한다. 자기의 일반성을 상품화하는 항간의 창녀에게도 경
쟁상대가 있다. 그러나 동료가 모두 장사를 할 수 있을 경우에는 싸움을 하면서도 그녀들
은 서로 연대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려고 애쓰는 애첩은 자기와 
마찬가지로 특권적인 지위를 노리는 여자에게 깊은 적의를 품는다. 여성의 파렴치가 화제
에 오르는 것은 이런 경우이다.
  애첩의 가장 큰 불평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자립한 것처럼 보이는 자기생활이 사실은 
무수한 의존의 거짓이면일 뿐만 아니라 그 자유까지도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라셸과 같은 
여배우나 이사도라 덩컨 같은 무용가는 설사 남자의 보호를 받고 있을 경우에도, 그녀들을 
필요로
하고 정당화하는 하나의 직업을 갖고 있다. 그녀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서 하나의 구체
적인 자유에 도달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여성에게는 예술이나 직업은 단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며, 그녀들은 거기서 진정한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기 여배우를 
감독의 뜻대로 따르게 하는 영화는, 그녀에게 창의나 창조적인 활동의 진보를 허용하지 않
는다. 그녀는 있는 그대로 이용당할 뿐이고, 자기 자신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못한다. 그
래도 인기 여배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진기한 일이다. 더욱 일반적인 정사에서는 초
월에의 길은 전혀 열려 있지 않다. 여기서도 내재 속에 갇혀있는 여성에게 권태가 뒤따른
다. 졸라는 나나를 내세워 이 특징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나나는 이런 호화로운 왕궁과 같은 곳에서 살면서도 권태롭기 짝이 없었다. 그녀
는 밤새도록 남자들을 옆에 두고 화장서랍 속에까지 돈을 갖고 있었으나, 그래도 만족하지 
않았다. 어딘가에 비어 있는 곳이 있고 그녀를 권태롭게 하는 틈이 있었다. 그녀는 하는 
일도 없이 나날을 단조롭게 보내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먹고 살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으며, 그저 이 한가하고 조용한 수도원 같은 생활 속
에 잠긴 채 마치 집 안에 갇혀있는 매음부처럼 하루종일 빈둥빈둥 살아갔다. 다만 잠자는 
일, 그리고 남자를 기다리는 일, 아니면 어리석은 쾌락에나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미국 문학은, 도착하자마자 여행자를 숨막히게 하는 할리우드의 무거운 권태를 자주 다
루었다. 그것에서는 여자들과 함께 살고 있는 남자 배우들까지도 권태를 느끼고 있다. 프
랑스에 있어서도 공식 외출은 흔히 고역이다. 젊은 병아리 스타의 사생활은 보통 나이가 
지긋한 남자 후원자의 손에 있다. 이 남자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신사들이 생각
하고 있는 일은 젊은 여자에겐 낯선 일일 뿐이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그녀는 따분
하기 짝이 없다. 밤이나 낮이나 함께 붙어 다니는 여배우가 된 20세의 젊은 처녀와 45세
의 은행가 사이에는 중산층의 부부생활에서보다 더욱 깊은 갭이 놓여 있다.
  이런 후원자에게 딸린 여자가 자기의 쾌락과 사랑과 자유를 희생하여 바치는 목표는 출
세이다. 가정주부의 이상은 남편과 자식에 대한 그녀의 관계를 원만히 감싸는 조용한 행복
이다. '출세'는 시간을 통해 전개된다. 그러나 그 출세 역시 하나의 이름으로 요약되는 내
재적인 물건임에 변함이 없다. 이름은 사회의 단계를 하나하나 올라감에 따라 광고에서나 

사람들의 입에서 크게 부풀어오른다. 자기의 기질에 따라서 그녀들은 신중히, 혹은 대담하
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옷장 속에 고급 내의를 간수하는 가정주부의 만족을 
맛보는 여자도 있고, 모험에서 황홀감을 느끼는 여자도 있다. 어떤 여자는 끊임없이 위험
에 직면하여 무너질지도 모르는 위치를 잠자코 지탱해 나가는 데 만족하고, 어떤 여자는 
헛되이 하늘을 향해 치솟은 바벨탑처럼, 자기 명성을 한없이 쌓아올린다. 그중에는 연애를 
다른 활동과 병행하여 제법 모험가답게 행동하는 여자도 있다. 마타 하리처럼 스파이이기
도 하고 비밀정보원이기도 한다. 보통 그녀들은 스스로 기획의 주도권을 잡지 않고, 오히
려 남성의 손에 잡힌 도구이다.
  그러나 대체로 그녀들의 태도는 모험가의 그것과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다. 모험가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성실성과 진정한 의미의 모험의 중간에 있다. 그녀는 기존의 모든 가
치, 즉 돈이나 명예를 얻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정복한다는 행
위 속에 소유하는 것과 같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녀가 생각하는 
최고의 가치는 주관적인 성공이다. 그녀도 이 개인주의를 니힐리즘에 의해 정당화하려고 
한다. 그 니힐리즘은 어느 정도 체계화되어 있으나 그 이상으로 남자에게 적의를 갖고, 다
른 여성들을 적대시한 체험에서 생긴 확신이다. 만일 그녀가 도덕적인 정당성의 필요성을 
느낄 만큼 충분히 지적인 여자이라면, 다소 동화된 니체주의를 내세울것이다. 즉 속인에 
대한 초인의 권리를 내세울 것이다. 그녀의 인격은 단지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은
혜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귀중한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은 자기 자신만을 위하면서도 전체
에 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게 된다. 남자에게 바치고 있는 여성의 숙명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다. 남자를 잘 이용하는 여자는 자기 숭배에 빠져 있다.그녀가 자기 명성을 그처럼 귀중
하게 여기는 것은 단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녀는 그 명성 속에 나르시시
즘의 정점을 찾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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