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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모음/두려움

감정은 우리의 착한 주인이면서 잔인한 하인이다

by Frais Feeling 2020. 8. 24.

  인간은 수세기 동안, 감정의 세계란 위험한 것이고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 왔다. 그래서 이
성은 감정을 옭아매었다. 그렇지 못할 때에는, 벽과 굳게 닫힌 문, 정조대와 궁정 감시대가 그 역할을 담당
했다. 남자와 여자가 단 둘이 한 방에 있다면, 그 두 사람이 성적 충동을 제어할  수 없으리라는 가정을 해
야 한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고대  도시와 마을들을 생각해 보자. 여기서  야성은 문화의 영역을 압도한다. 
외부의 자연은 위험하고 제약이 없다. 그것은 투쟁의  대상이지만, 정복되지는 않았다. 오늘날의 상황은 그 
반대이다. 만일 원시림을 원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인공적으로 만든다. 환경은 점점  더 산업화 된 착취의 
과정에 편입된다. 자연환경이 지닌 다양하고 '야성적인' 성격은 위험스런 것이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동물
과 식물이 멸종되어 간다. 진화가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종의 수는 더 적어진다. 우리는 집 안에 화분
을 들여놓고, 정성을 다해 가꾼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앙 난방에 의해 건조해진 공기가 좀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성장은 다양한 편차와 지체 현상을 가지고 환경의 변화를 닮아 간다. 하지만 그것이 제
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성과  사랑의 문제는 성상담가에게로 귀결된다.  금지된 사랑의 행위를 통한 
죄의식은 성취와 실패의 두려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예전에는 금지된 오르가슴을 고해신부에게 털어놓았
지만, 이제는 심리상담가나 부부관계 상담가에게 그와 비슷한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비록 다양한 파트너와
의 적극적인 노력으로도 기대만큼의 오르가슴을 얻어 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것을 어떻게 개선시
킬 수 있을까?
  자연에 대한 무제한적인 착취가 광대한 숲을 건축 자재나  선박 자재로 탈바꿈시켰을 때, 인간은 자신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 앞에 경악한다. 비와 바람이 풍요로운 땅을 휩쓸어 가고, 예전엔 비옥한 토지였던 땅이 
이제는 메마른 황무지가 되었다. 이전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자처하던 세대가 일어버린 숲을 다시 재건
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중부 유럽이나, 벌거벗은 산이 수천 년간에 걸친 자연훼손을  증명하는 지중해 지
역이나 마찬가지이다. 인공으로 조성된 숲은 이 시대를 반영한다. 그것은 최소한의 시간 안에  최대한의 효
과를 얻기 위해 계획적으로 조림된다는 의미에서 어디서나 똑같다. 감정의 영역도 산업사회의 기술적인 도
구를 사용하여 재보존된다는 의미에서 위와  비슷한 인상을 준다. 심리시장에는  다양한 상품들이 가득 차 
있다. "주말 1회에 400마르크. 새로운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기, 기초 상담, 재탄생, 감정이완, 입회  의식..." 
감정은 그리스의 섬이나, 이탈리아의 화산 지대, 독일이 숲엣  되찾을 수 있으며, 게다가 삶의 원기를 성공
적으로, 신속하게 회복시켜 준다. 나는 이런 현상에 대해 더 이상 논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연에 대한 기술
적인 대응이 바로 그런 기술적인 방식을  통해 초래된 손상을 복구하려는 목표를  갖는다는 것은, 이 글의 
주제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상황의 기본 구조는 이미 설명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런 현상을 우리의 일상과 현재의 관계 장애 안에서 추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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