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나이별 독서지도방법
1.아동 초기(2-4세)
1)우선 아이와 친해지자
아이가 태어나면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이 바로 엄마와 아빠다. 아이가 세상
에 태어나서 제일 먼저 해야 되고,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부모와 좋은 관계를 맺
는 일이다. 아이들의 세상은 바로 부모와 관계를 맺으면서 시작되고, 아이가 세
상을 살아가기 위해 눈을 뜨게 해주는 사람이 바로 아이의 엄마와 아빠다. 따라
서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출발이 엄마와 아빠로부터 시작된다. 엄마, 아
빠는 아이가 배고프거나 목마를 때 막을 것을 주고, 아플 때 보살펴 주고, 불편
할 때 도와 준다. 아이의 기저귀도 갈아 주고 아이와 즐겁게 놀아 준다. 아이들
은 이렇게 자신을 돌봐 주고 자신과 놀아 주는 부모와 친해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엄마, 아빠는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믿게 되고 잘 따르게 된다. 이
러한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애착 형성 과정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부모와 친해지
면 정서적 안정감을 갖게 된다. 따라서 아이는 언제든지 자신을 보호해 주고 돌
보아 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고 즐겁게 놀고 활동한다. 이렇게 아
이들이 부모를 믿고 인정하기 시작할 때 자신의 부모와 안정되게 애착 관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애착 형성은 생후 6개월부터 시작해서 2-3세경에는 거의 완성
이 된다. 아이가 안정되게 부모와 애착 관계가 형성되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
정이 된다. 아이의 이러한 정서적 안정감은 장차 아이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
할을 담당한다. 마음이 편안한 아이, 즉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들이 정상적이고
올바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많은 심리학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가 부모와
친하게 되면 가족이나 친척들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사회성 발달이라 한다. 즉, 엄마, 아빠를 믿게
됨으로써 이러한 믿음이 친척이나 또래 친구들과 같이 일반 사람들에게도 확대
가 된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에게 있어서 부모는 더욱 편안하고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즉, 아이가 부모와 애착 형성이 잘 되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
는 동시에 좋은 사회성을 발달시킬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좋아하
고 신뢰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은 아주 간단하다. 또한 아이가 엄마, 아빠를 편안
한 사람이라고 믿게 하는 데도 그리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친밀감을 형성해 주고 정서적 안정감을 길러주는 데는 시간의 양
적인 문제가 아니라 같이 지내는 동안의 질적인 문제이다. 즉, 하루에 20-30분
정도일지라도 형식적인 의무감이 아니라 진심으로 아이와 놀아 보자. 그러기 위
해서는 아이의 놀이에 부모가 같이 빠져 들어가야 한다.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자식이지만 아이
들을 대하다 보면 가끔은 귀찮기도 하고 때로는 미운 생각이 들 때도 있게 마련
이다. 그래서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할 때 이러한 감정을 곁들여 아
이를 혼내게 된다. 또 아이의 그릇된 행동을 지적하고 옳은 행동을 가르쳐 주기
보다는 감정이 앞서 손이 먼저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은
이러한 어른들의 감정을 아주 잘 알아차린다. 아이들에게는 생존에 필요한 본능
이라고 할 수 있는 감각(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 수 있는 감각)이 성인들보다 예
민하다. 그래서 부모가 아무리 많은 시간을 아이와 놀아 주었어도 잠시라도 귀
찮아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을 나타낸다면, 모두 헛일이 될 수도 있다. 아이들과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들과 같이 짧은 시간일지라도 진심으로 즐겁게
놀아 주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아이들과 놀아 주면 아이는 엄마,
아빠를 좋아하게 된다.
2)아이를 어린애 취급하지 말자
아이와 이야기할 때는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이 좋다.엄마, 아빠의 말을 잘 알아듣고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주어야
한다. “오늘은 엄마가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힘든 집안일을 많이 해서 피곤
하구나. 사람은 피곤하고 힘들면 쉬어야 한단다. 엄마가 조금 쉬었다가 우리 으
뜸이와 놀아 줄게. 엄마가 쉬는동안 혼자 놀 수 있지?”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설명 같지만 이러한 대화나 설명이 지속된다면 아이들은 언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법은 언어발달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 두자.
“그래? 다별이가 엄마가 필요한 모양이지, 고맙구나. 어디 볼까?” “엄마가 우
리 다별이를 도와 줄 수 있어서 기쁘구나.” 이러한 대화를 하고 아이를 도와
준다면,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했을 때에는 아이가 상처받을 수 있는 심한 말을 하
지 않아야 한다. “너는 왜 맨날 그 모양이야. 멍청하게!” “어휴 지겨워, 누굴
닮아서 저 모양이야!” 아이들이 이런 말을 자주 들으며 자라면 ‘우리 엄마, 아
빠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나는 우리 집 식구가 아닐지도 몰라.’등의
생각을 하게 된다. 꾸지람하기 전에 무엇을 왜 잘못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주
어야 한다. “동생은 철수 너보다 자고 힘도 약하지? 힘이 세다고 동생을 때리
고 동생 것을 빼앗으면 되겠니? 철수보다 약한 동생을 철수가 도와 주고 돌봐
주어야지. 약한 사람을 때리고 물건을 빼앗는 것은 나쁜 일이야. 철수가 잘못한
거지? 잘못했으니 벌을 받아야지.” 벌이 필요한 경우는 이유를 설명하고 나서
벌을 주어야 한다. 단, 엄마의 화난 감정(아이의 행동에 실망하는 부모들이 많고,
대개 이러한 실망이 아이를 혼낼 때 감정적으로 되기 쉽다.)을 겉으로 나타내지
말고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혼내는 것이 효과가 있다. “철수(형)는 잘하는
데 너는 왜 맨날 그 모양이니?” 이처럼 다른 아이나 형제와 비교하지 않는 것
이 좋다. 아이는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열등감을 갖게 된다. 아이가 자신감을 잃
어버리면 모든 일에 흥미를 잃게 되고, 엄마나 아빠도 미워하게 될 수 있다. “
으뜸이도 아름이(형)처럼 잘할 수 있어. 다시 한번 해보렴.” 이렇게 말한다면
아이는 실수를 해도 다시 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아이가 잘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야! 아주 잘했구나. 으뜸이는 역시 똑똑
해.” ‘똑똑하다’는 칭찬을 많이 듣고 자라는 아이는 착해진다. 이러한 현상을
교육에서의 ‘피그말리언 효과’라고 한다. 아이들은 칭찬을 받으면 또 칭찬을
받기 위해서 더욱 잘하게 된다. 물론 자신감도 마찬가지다.
3)자연을 많이 접할 수 있게 해주자
이 시기의 어린이들에게는 가정 환경이 가장 기본적이고 좋은 교육 장소이다.
그러나 때로는 자연이 더 좋은 교육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
는 것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나무, 흙, 풀, 돌과 같이 자연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가까
운 공원이나 산, 들, 바다 등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자연은 그 어느 곳일지라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교육 장소가 된다. 아이들에게 흙이나 모래를 밟아 보고, 만
져 보고, 냄새도 맡아 보게 하자. 꽉 막힌 아파트 속에 있는 놀이터의 흙이나 모
래가 아니라 산이나 들에 있는 흙이나 모래를 가지고 놀게 하자. 아이들에게 새
로운 경험은 모두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수록 많은
능력이 길러지고, 감수성이나 감정이 풍부해진다.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직접 눈
으로 확인하고, 만져 보고,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이 시기의 아이들은 바
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이나 행동을 배우게 된다. 이렇게 해서 새
로운 것을 탐색하고, 알고, 배우게 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아이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탐색 과정’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실제로 보거나 경험한 것만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그
러다가 점차 경험이 많아지면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상상력을 발휘하고,
이것이 곧 추상적인 사고력으로 발전된다. 그래서 이러한 과정으로 발달이 진행
되는 아이들의 말은 소재나 내용이 다양하고 풍부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
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연에 대한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 “이것이
사과나무란다. 민수가 좋아하는 사과가 이 나무에서 열리지.” “이 풀의 이름은
‘벼’라고 해. 민수와 우리 가족이 먹는 밥을 짓는 쌀이 이 벼에서 얻어진단다.
” 아이들이 처음 보는 것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자. 아이들은 자신이 처음 보
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무척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지식도 가르
쳐 주고, 자연의 소중함도 일깨워 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
은 자연 속에서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을 소중히 간직 한다. 단지 어휘력이 부
족하거나 표현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고 기억 속에
고이 간직해 두는 것이다. 이러한 기억들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좋은 정서나
사고력, 관찰력, 응용력 등으로 활용하게 되는 좋은 밑거름이 된다. 아이들은 이
러한 경험을 하고 난 후, 집에서 그림책을 보거나 책을 읽을 때 자신이 보았던
것이나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내용을 발견하게 되면 무척 즐거워하고 재미있어
한다. 이러한 것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얻었던 지식을 확인하는 작업이며, 이
러한 확인 작업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지식을 넓혀 가는 동시에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러한 지식 확인 과정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연에 대한 경험이 많은 아이들은 점차 책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잃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된다.
4)어른이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자
엄마나 아빠가 편한 자세로 누워서 TV를 보면, 아이도 엄마, 아빠처럼 누워서
TV를 본다. “똑바로 앉아서 봐라.” 엄마, 아빠가 누워서 TV를 보는 것을 많
이 본 아이들은, 부모가 아무리 타이르고 혼내도 엄마나 아빠가 있을 때는 똑바
로 앉아서 TV를 보고, 혼자서 TV를 볼 때는 누워서 TV를 본다. 아이들은 어른
들이 하는 대로 흉내를 내고 배우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행동을 배우
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모방 학습’이다. 아이들은 부모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면서 배우고 익혀 자신의 행동으로 만든다. 처음에
는 단순히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하게 된다. 그러다가 익숙해지면 점차 자신
의 것으로 바꾸어서 행동하게 된다. 이러한 모방 학습 과정에서 어른들은 아이
들의 모티프가 되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TV를 보는 시간이 많으면 아이도 TV
를 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엄마가 전화 통화를 오래 하는 것을 보고 자라는 아
이들은 전화 통화는 길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전화 놀이를 할 때에도
많은 수다를 떨게 된다. 엄마, 아빠가 책을 많이 읽는 것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
은 책을 만지거나 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따라서 자연히 책을 많이 읽을 수 있
게 된다. 엄마, 아빠가 책 읽는 모습을 자주 보는 아이들은 책에 대해 관심과 호
기심을 나타낸다. 책을 읽을 수는 없지만 책을 가지고 논다. “엄마, 뭐 해?”
“재미있는 책을 읽는단다. 책 속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단다.” “무슨 이야
기야?”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나 새로운 것에 대
해서는 일단 호기심을 보인다. 그래서 엄마나 아빠가 책을 읽고 있을 때에는 자
기도 보고 싶어하게 된다. 아이에게 책을 좋아하게 만들고 싶다면, 이런 기회를
이용하면 아주 좋다. 부모가 먼저 시도하는 것보다 아이가 부모의 곁에 와서 궁
금해 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아이가 엄마, 아빠가 읽는
책에 관심을 보일 때는 그 책의 내용을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아이가
지루해 할 정도로 자세히 이야기해 주거나 재미 없게 이야기해 준다면, 아이의
관심이나 흥미는 점차 줄어들게 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욕심을 내지 말고 조금
씩 아이에게 계속적으로 흥미를 갖게 이야기해 주자. 그러면 아이들은 책을 읽
지는 못해도 책을 재미있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때로 아이가 책을 읽는 흉내
를 낸다면 일단은 성공한 것이다. 엄마나 아빠가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면 아
이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식탁이나 거실 탁자에 책을 펼쳐 놓아 보자. 아이들
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이 많은 책이라면 더욱 좋다. 엄마나
아빠가 일하는 옆에 책을 펼쳐 놓기만 해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두자. 가끔은 만화책이나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그림책을 펼쳐 놓아 보자.
요즘은 아이들에게 유익한 만화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유익한 만화책은 아이들
의 상상력 발달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가 자기처럼
만화책이나 그림책을 본다는 것을 알게 되면, 엄마, 아빠에게 더욱 친근감을 느
끼게 된다. 즉, 아이는 부모를 심리적으로 더욱 가까운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고,
엄마, 아빠의 행동을 더 많이 흉내내고 배우게 된다.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는
엄마, 아빠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더 좋은 것은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어하고, 책을 읽고 나서 즐겁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
야! 이 책 참 재미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 지는 것
같은데?” 엄마나 아빠가 책을 읽을 때의 모습이나 책을 읽고 난 후의 결과가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느끼게 하자는 것이다. 다소 과장을 해서 행복해
하거나 재미있어하는 표정도 지어야 한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말을 이해하는 것
보다는 행동을 보고 이해하는 것이 더 빠르다. 이러한 부모의 행동은 아이들에
게 좋은 독서 습관을 길러 주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
러한 것을 ‘대리적 학습’이라고 한다. 즉,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고 난
후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을 자주 보게 되면, 아이들은 그 행동을 더 쉽게, 그리고
즐겁게 따라한다는 것이다. 엄마나 아빠가 책을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많이 보
면,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것이 아주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책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것이 더욱 쉬워질 것이다.
5)책을 많이 구경시켜 주자
‘맹모 삼천지교’란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여러
번 이사를 갔다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가 자식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
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말이다. 맹자가 처음에 살았던 곳은 공동묘지 근
처였다. 어린 맹자가 늘 보고 듣는 것은 상여가 지나가거나 상여꾼들의 노랫소
리나 곡하는 소리뿐이라, 맹자는 매일 집에 들어와 보고 들은 것을 흉내냈다. 이
것을 본 맹자 어머니는 이사를 갔는데, 그곳이 바로 저잣거리, 지금의 시장 거리
였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어린 맹자는 매일같이 장사꾼들이 물건 파는 행동이나
흥정하는 모습을 보고 흉내냈다. 맹자가 주위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을 보
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라고 생각한 맹자의 어머니는 이번에는 서당 옆으로
이사를 갔다. 이제는 맹자가 글 읽는 소리를 흉내내겠지 하고 생각한 것이다. 그
랬더니 맹자 어머니가 생각한 대로 맹자는 서당에서 들려오는 글 읽는 소리를
따라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하여 맹자라는 훌륭한 학자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것은 교육에 있어서 주위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
여기서 또 하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부모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고 있다는 것이다. 즉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서는 부모의 무리한 욕심이나 강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이라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
께 서점에도 가 보고 도서관도 함께 가 보자. 이런 저런 책을 많이 구경하고 보
면서 자라는 아이들은 책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아이의 주위에 책이 많은
환경을 만들어 주자. 아이들을 서점에 데리고 가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엘 오가는지도 보여 주고, 서점에 재미있는 책들이 많이 있다느
것도 보여 주고, 혼자서 재미있는 책을 골라 보게도 하자.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에 관한 책들을 많이 구경시켜 주자. 또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다른 사람들
이 책도 보고 공부도 하는 모습을 보여 주자. 책이 얼마나 많이 비치되어 있는
가도 보여 주자. 아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을 빌려서 같이 보기도 해보자. 도서
관이나 서점 구경을 시켜 주면서 아이들에게 책이 얼마나 유익하고 재미있는가
를 가르쳐 줄 수 있다면, 이게 바로 ‘맹모 삼천지교’가 아니겠는가. 단순히 책
을 구경시켜 주는 것에 그치지 말고 아이 스스로 자기가 볼 수 있는 책을 고를
수 있게 해보자. 아이들은 이것 저것 구경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비록
어린 아이들이지만 스스로 무엇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면 더욱 즐거
워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구경시켜 주는 것이 당장 책을 읽게 하지는 않아
도 책을 좋아하고 책과 친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 된다. 옛날의 서당에서는 아
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마을 전체에 울려 퍼졌지만 요즘 학교에서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는 하교 안에서만 들린다. 아예 책 읽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학교도
있다. 이제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학교 옆으로 이사 갈 필요는 없다. 그보다
부모가 아이에게 조성해 줄 수 있는 좋은 교육 환경이란 아이들이 많이 보고 느
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구경할 수 있
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의 방이나 집 안을 온통 책으로 장식하라는 이
야기는 아니다. 이렇게 집 안에 책을 많이 장식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책
에 대한 관심이나 흥미를 잃어버리게 만들 수도 있다. 아이가 책을 지겨워하게
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6)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자
지금까지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할 수 있는 방법뿐 아니라 좋은 아이로 자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했다. 이제부터 아이들에
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몇 가지 설명해 보자. 우선 아이들
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자. 이 시기의 아이들은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아이들은 자기에게 이야기해 주는 사람을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
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 줄 때 기뻐
하고 그 사람이 해주는 이야기를 열심히 듣게 된다.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이야
기를 듣는 것은 말을 배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즉,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보고, 듣고, 흉내를 내고, 그것을 기억했다가 다른 상황에서 배운 말을 활용한다.
엄마나 아빠의 어린시절 이야기,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 개울에서 물놀이하던
이야기, 개구리 잡고 참외 서리하던 이야기, 또는 옛날 이야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자. 아이들은 부모가 이야기하는 것을 재
미있게 들으면서 많은 말을 배우게 된다. 새로운 단어들도 배우고, 부모가 말하
는 모습을 보고 발음이나 말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모르는 단어에 대해 질문
도 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게 되고, 언어를 이해하게 된다. 아이에게 이야기
해 주거나 대화를 할 때 흔히 아이들처럼 발음을 흉내내거나 아이들 언어로 이
야기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아이에게 즐거움을 줄 수는
있어도 아이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아이의 발음을 흉내내지 말고
정확하게, 그리고 또박또박 천천히 말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즐거워
하고 재미있어하기도 하고 정확한 발음이나 말을 잘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은 많
이 들을수록 청각이 발달되고, 청각이 잘 발달되면 말을 잘할 수 있게 된다. 아
이들의 언어발달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듣기이다. 아이들에게 말을 가르쳐 주
기 위해서는 ‘듣기’가 가장 중요하다. 많이 듣고 언어발달이 잘 되어야 책도
재미있게 잘 읽을 수 있고 말도 조리있게 잘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에게 이야
기할 때에는 감정을 풍부하게 하고 표정 연기도 함께 곁들이면 좋다. 즐거운 이
야기는 즐겁게, 기쁜 이야기는 기쁘게, 재미있는 이야기는 재미있게, 행복한 이
야기는 행복한 표정으로, 슬픈 이야기는 슬픈 표정으로 이야기에 따라 알맞은
얼굴 표정을 만들고, 가능하면 몸동작도 함께 해보자. 무척 재미있어하면서 슬프
다, 기쁘다, 즐겁다, 재미있다, 행복하다 등에 대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풍부한
정서를 가진 아이로 자라게 된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줄 때 꼭 필요하기 때
문에 한다는 의무감으로 한다면 그리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의무감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아이가 좋아서 듣는 것과 억지로 듣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지를 생각해 보자. 어른들도 아무리 좋은 내용의 이야기일지라도 억지로 듣는다
면 지루하고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 않은가. 짧은 시간일지라
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포근하게 진심으로 이야기해 주자.
7)동화 테이프를 들려 주자
아이들의 언어발달과 정서발달을 위한 듣기 훈련 방법 중 엄마나 아빠가 직접
이야기해 주는 것보다는 생동감이나 다양성이 다소 부족하지만 동화 구연 테이
프나 이야기 테이프를 들려 주는 방법도 있다. 발음이나 표정 연기를 해야 하는
동화 구연에 자신이 없는 엄마, 아빠에게는 더없이 좋은 방법이다. 녹음기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아름답고, 발음도 좋으며 또 재미있게 들린다. 아이들이 테이프
를 들으며 그 소리를 따라할 수 있다면 발음이나 언어 교정에도 많은 도움이 된
다. 아이들이 만 12개월쯤 되면 기계 조작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져 TV나 라디
오, 카세트, 오디오, 전기 스위치 등 자신이 손으로 조작해서 소리가 나거나 변
화가 일어나는 것들을 좋아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카세트가 조작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지 그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만 3-4세 정도가
되어야 테이프에서 나오는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이
들에게 동화 구연 테이프를 들려 줄 때에는 혼자서 듣게 하는 것보다는 엄마나
아빠가 옆에서 같이 들어 주자.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하는 것을 흉내낸다고 했
다. 엄마나 아빠도 동화 구연 테이프를 듣고 재미있어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아
이는 동화 구연 테이프 듣기를 좋아하게 된다. 아이가 좋아한다고 해서 한 번에
많은 시간을 듣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짧게 끝나는 이야기 한두 편만을 듣게
하자. 이야기가 긴 것은 약 10-15분 정도만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이가 계
속 좋아하고, 듣기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다면 이보다 길게 늘려 주어도 괜찮다.
그러나 아이의 호기심이나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짧게 들려 주자. 그러면
아이는 그 다음 이야기 전개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지속
시켜 주는 것은 자녀 교육에 있어서 제1장 1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지속
적인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재미있어할 때 그만두는 것이다. “자! 오
늘은 그만 듣자. 콩쥐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다음 이야기는 내일 듣기로 할
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자는 말이다. 호기심이 지속되면, 흥미를 갖게
되어 점차 듣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동화 구연 테이프를 단순히 듣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엄마나 아빠가 약간의 해설이나 부연 설명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
법이다. 아이가 모르는 말이라고 생각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다시 설명해 주자. 아이들은 내용을 이해하면 더욱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모르는 단어를 가르쳐 주게 되어 어휘력을 늘려 줄 수가 있다. 동화
테이프 듣기를 싫어한다면 아이들에게 적절한 비디오 테이프를 보여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보게 한다면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창조력이 더 이상 발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동화 테이프와 비디오 테이프를 번
갈아서 보고 듣게 하는 것이 비디오 테이프만 보게 하는 것보다는 좋은 방법이
라 할 수 있다.
8)그림책을 보여 주자
건물을 지을 때 기초가 튼튼할수록 견고하고 높은 건물을 지을 수가 있다. 아
이들의 교육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는 기초 중에서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을 깊이 파는 작업, 즉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거나 읽을 수 있는 능력
을 갖추게 하는 과정이었다. 이제부터는 건물의 층수를 높일 수 있는 기초 다지
기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자. 아이들은 모든 감각기관으로 배우고 받아들인다. 자
연 속에 있는 사물들을 만지고, 냄새맡고, 느끼면서 경험(촉각, 후각 등)을 쌓고,
부모가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말을 배우고(청각), 다양한 사물이나 사진, 그림
등을 보면서(시각) 풍부한 상상력과 지식을 넓혀 간다. 아이들은 새로운 것에 대
한 호기심이 강하다고 했다. 새로운 것을 보거나 만지면서 경험을 쌓아가게 되
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든 일들을 보
거나 경험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림책을 통해서 이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아이들은 그림책 속의 그림을 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하는 생각(동
기)을 갖게 되며, 간접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거나 경험했던 것을 사진이나 그림책 속에서 보고 확인하게 되면 무척 좋아한
다는 사실은 이미 앞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다. “와! 우리 뽀미와 똑같은 강아지
다!” 아이들이 그림책이나 장차 책에 대한 호기심이나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
서는 아이가 경험했던 것, 즉 여행을 했거나 동물을 구경했거나, 같은 또래 아이
들과 술래잡기를 했거나 했을 때, 그러한 내용이나 의미가 들어 있는 그림책을
많이 보여 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는 것을 더욱 즐거워하며, 이는
아이들의 생활 내용(경험)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는 과정은 보통 세 가지 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첫단계는 그림책을 다른 장
난감과 같은 단순한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가지고 노는 ‘그림책을 가지고 노는
’ 단계이고, 두 번째 단계는 그림책 속에 있는 그림에 관심과 흥미를 보이는
‘그림책을 보는’ 단계, 그리고 그림책 속에 있는 내용이나 주제에 관심을 보
이는 ‘그림책을 읽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그림책을 읽는’ 과정은 구체
적인 독서 과정이므로 독서 실행 시기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처음에 아이들은
단순히 그림책을 가지고 놀게 된다. 아직은 ‘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올바른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의 아이들은 책 속의 그림에 관심을
갖거나 보는 것이 아니고, 단지 그림책을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이 책 저 책을
끄집어 내어 온통 방바닥에 펼쳐 놓고 논다. 이러한 놀이를 하면서 책 속의 그
림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되고, 점차 자신의 호기심을 끌거나 재미있는 그림책만
을 많이 가지고 놀게 된다. 이때의 아이들을 잘 관찰한다면 아이가 무엇에 대해
서 호기심이 많고, 어떠한 것을 좋아하는지를 알 수가 있다. 이러한 관찰은 장차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가지고 놀다가 점차 그림책 속에 있는 그림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기가 좋
아하는 그림이나 알고 있는 것에 대한 그림을 보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게 된다.
이제는 ‘그림책을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때의 아이들은 그림책 속에 있
는 글씨나 내용보다는 그림 자체에 관심을 보이고 흥미를 나타낸다. 이때부터
아이들은 책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때로는 책 속에 있는 내용들을 질문하기
도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책을 읽는 데는 어른들의 도움이 중요하다. 이러한
도움은 그림책을 보는 데 특히 중요하다.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기 시작하면 부
모는 아이가 보고 있는 그림책 속의 그림들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질문
을 하기 시작한다면 엄마와 아빠의 도움이 더욱 중요해진다. 아이들은 혼자서
그림책을 보고 좋아하고 상상력을 키우지만 어른들의 도움이 없으면 좋은 발전
을 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다고 했다. 이 말을
여러 번 강조하는 이유는, 이러한 호기심이 바로 아이들의 흥미나 관심을 길러
주는 데,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에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항상 새로운
그림책에 대해 호기심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한 번에 서너 권 정도만 가지고
놀게 하자. 한 번에 몇십 권씩 되는 그림책 전집을 아이에게 전부 보여 주면, 처
음엔 호기심을 갖고 그림책을 보지만 금세 싫증을 낸다. 한 번에 서너 권씩만
보게 하고, 그 책들을 팽개치고 새로운 것을 찾게 될 때쯤 다른 책 서너 권 정
도를 보게 하자.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아무리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한
번에 많이 먹고 자주 먹게 되면 싫증을 내게 마련이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
게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그림책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흥미
를 보일지라도 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지속시켜 주기 위해서는 조금씩 적당하
게 책을 보게 하자.
9)동화책을 읽어 주자
이제는 아이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기본 능력인 언어력을 길러 주자. 아이들
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언어력을 키워 주고, 책이 재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
게 해주는 방법은 아이에게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어 주는 것이다. 부모가 동화
책을 많이 읽어 주면, 아이는 새로운 단어를 배우고, 문장을 이해하게 되고, 내
용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아이가 이야기할 때 풍부한
어휘력을 구사할 수 있게 되는 밑거름이 된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줄 때,
가능하면 아이와 얼굴을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자. 아이들은 부모
가 나와 가까이 마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고, 부모에게 더욱 친밀감
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이러한 친밀감을 통해 부모를 신뢰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정서적으로 안정하게 된다.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해주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동화책을
읽어 줄 때 아이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면, 아이들은 부모가 동화책 읽어 줄
때의 입 모양을 보고 발음이나 언어를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입 모양
을 흉내내는 것이다. 아이들의 발음 교정과 언어 교육에 아주 좋은 방법이다. 동
화책을 읽어 줄 때는 천천히 정확하게 발음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아
이가 발음이나 말을 배우고 따라할 수 있게 된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는
속도는 아이가 자신이 지금 무슨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정도면 된
다. 엄마가 읽어주는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 약간
의 여유가 있다면 더욱 좋다. 이러한 여유는 아이들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부모
가 잘 관찰해서 적절한 속도로 읽어 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으면, 동화책을 딱딱하게 읽지 말고 이야기식으로 읽어 주자. 즉,
말을 할 때처럼 약간의 리듬을 만들어서 읽어 주자. “그래서 거북이는 토끼가
(쿠울 쿠울) 잠을 자는 동안 열심히 기어가 경주에서 이겼어요.” “오리가 (뒤
뚱 뒤뚱) 걸어갑니다.” “참새가 하늘 높이 (훠얼 훠얼) 날아갔어요.” “파도가
(처얼썩 처얼썩) 칩니다......” 동화의 내용 중 의성어나 의태어를 첨가시킬 수
있는 부분은 재미있게 곁들여 보자. 동물이 나오면 동물의 울음소리를 흉내내어
주자. 감정도 곁들여 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슬픈 이야기 장면에선 슬픈 감정으
로, 기쁜 장면에서는 기쁜 감정으로, 행복한 장면은 행복한 감정으로 읽어 주자.
이러한 감정들이 얼굴에 나타날 수 있도록 표정을 잘 만들어 가면서 읽어 줄 수
있다면 최상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이렇게 책을 읽어 준다면 아이들은 무척 재미
있어한다. 엄마나 아빠가 동화 구연 전문가처럼 잘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은
비록 엄마나 아빠가 서툴게 할지라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엄마나 아빠가 읽어 주
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생각하자. 부모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줄
때 표정과 감정 연기를 하면 아이들은 기쁘다, 슬프다, 화가 난다, 행복하다, 불
쌍하다 등의 감정을 배우고 느낄 수 있게 된다. 즉, 아이들은 정서를 느끼는 것
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으로 좋은 정서발달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를 통해 아이들의 정서는 풍부해지고, 정서가 풍부해지면 동화의 줄거리나 내용
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가끔은 몸동작도 곁들여 보자. 아이에게 책
을 읽어 주면서 몸짓이나 말투를 바꾸어 가면서 연극을 해보자. 남자가 말하는
내용은 남자 목소리로, 어린이가 말하는 부분은 어린이 목소리로, 할머니가 말할
때는 할머니 목소리로 읽어 주자. 아이들은 동화책에 대해서 더욱 흥미를 느끼
게 되고, 자기도 읽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된다. 아이에게 이렇게 책을 읽어 주다
보면, 아이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 주는 사람도 내용에 빠져들게 된다. 아이가 재
미있어하게만 할 게 아니라 모르느 것이 있다면 가르쳐 주자. 동화책을 읽어 주
면서 아이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설명을 해주자. 또 아이가 내용을 잘 이해하
지 못할 것 같으면 쉽게 다시 설명해 주거나 쉬운 말로 바꾸어 읽어 주자. 동화
책을 읽어 주면서 중간중간 필요한 부분은 충분히 설명해 주자. 아이들의 이해
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가 물어 보거나 궁금해 할 때 설명해 준
다면 더욱 효과가 있다.
2.아동 중기(5-7세)
1)그림책을 보면서 같이 이야기해 보자
아이들의 그림책을 보는 과정 중 세 번째 단계, 즉 ‘그림책을 읽는 단계’에
이르면 아이들은 글자를 정확히 읽을 줄은 모르지만 그림의 주제나 내용에 관심
을 갖게 된다. 그림이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에서 그림책 속에 어떤 의미와 내용
이 담겨 있는가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이제부터 그림책을 읽는 것이다. 아이에
게 그림책을 보면서 이야기하게 할 때에는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대답을 구하는
질문보다 아이가 자기 나름대로 상상을 해서 그림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 그림 속에 누가 있지?”(X) “그림책을 보고 있구나!
무슨 이야기가 있는지 얘기해 줄래?”(O) 아이는 그림책을 보고, 부모는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아이가 대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자신이 읽은
그림책을 부모에게 설명하도록 유도하자. 무슨 그림인가, 어떤 내용의 그림인가,
다음 장면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을 아이 스스로 이해하고 상상한 대로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유도해 보자. “이 그림은 무슨 그림일까? 영희가 말해 줄래?”
“이 그림책에 어떤 이야기가 있니?” “그 다음엔 어떻게 됐는데?” 아이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기 좋아한다. 비록 글씨는 못 읽지만 마치 글씨
까지 읽는 것처럼 그림만 보고도 설명을 잘한다. 물론 내용과 다소 다르겠지만,
아이들은 그림을 보고 자기 방식대로 이해하고 소화해서 재구성하는 능력이 뛰
어나다. 부모가 적절히 유도해 주면 그림 한 장면만을 보고도 상당히 많은 상상
을 할 수 있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것이 상상력 발달에 도
움을 주는 과정이다.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 보면 내
용도 틀리고, 순서도 안 맞고, 말도 매끄럽지 않다. 하지만 이게 정상이다. 아이
나름대로 충분히 이해하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이야기를 즐겁게 잘 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 참 재미있구나!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누군가가 자기의 이야기를 진지하고 재미있게
들어 줄 때이다. 아이가 모르는 것을 물어 본다거나 틀린 점을 지적하거나 고쳐
준다면 아이는 이야기하는 것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모든 능력은 여러 번
반복하면서 자연히 길러지게 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즐겁게 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점점 발표력에도 자신감을 갖게 되어 다른 사
람 앞에서도 이야기를 잘하게 된다. 아직 글씨를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림책
속에 있는 그림만 보고 이야기하게 하는 것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또한 발표력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
한 과정에 익숙해지고 흥미가 계속되어 점차 글을 읽을 수 있게 될 때, 더욱 풍
부한 어휘를 바탕으로 한 상상력이 개발되고, 발표력도 좋아지게 된다.
2)아이와 책을 같이 읽어 보자
여기까지 아이가 잘 따라왔다면, 이제는 구체적으로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는
과정을 시작해도 된다. 우선 아이 옆에 앉아서 아이와 같이 책을 읽어 보자. 책
읽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 옆에 앉아서 책을 읽어 주면 아
이는 눈으로 책을 따라 읽게 되고, 귀로는 부모가 읽어 주는 글자나 문장을 듣
게 된다. 즉, 시각과 청각을 이용해서 글자를 읽으면서 책을 읽는 것이다. 귀로
는 부모가 읽어 주는 것을 듣는 청각과, 눈으로는 책 속에 있는 그림을 보고 상
상하는 시각을 동시에 활용하는 독서가 된다. 이때 글자(단어)나 문장을 따라 읽
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시각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부모가 읽어 주는
내용을 손가락으로 짚어 가면서 읽도록 해보자. 아이가 듣고 있는 문장과 눈으
로 보고 읽는 문장이 일치하도록 해주자. 아이들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활용
하여 글자도 배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처음부터 무리하게 아이에게 글자를 읽
는 법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너무 지나치게 천천히 읽거나 아이가
따라 읽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가 흥미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기 때문
이다. 적당한 속도로 자주 읽어 주면 아이가 글자를 읽고 싶어하는 시기가 온다.
이러한 호기심이 발동하면 아이들은 글자 읽는 방법을 물어 보기 시작한다. 즉,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고 싶은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글자를 읽고
싶어하면, 부모가 먼저 한 줄을 읽고 그것을 따라 읽게 하자. 부모가 글자를 짚
어 가면서 아이에게 일게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조금씩
천천히 하자. 문장이 너무 길면 아이는 전부 따라할 수 없게 되고, 따라 읽지 못
하면 효과는 줄어들게 된다. 아이가 따라 읽는 것이 서투르고 실수하는 경우가
많아지면 중지하는 것이 좋다. 이때에는 아이가 따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짧은
분량이나 문장이 아닌 단어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또는 긴 문장은 엄마가 읽어
주고 짧은 문장만 따라 읽게 하자. 그리고 옆에서 책을 읽어 줄 때에도 글자만
읽어 주지 말고 그림이나 내용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자. 아이와 나란히 앉아서
책을 읽으면 부모와 아이가 쉽게 서로에 대해 신체적 접촉을 할 수 있게 되며,
아이는 부모에게 더욱 친밀감을 느끼며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아이는 부모와 같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되고, 책을
재미있게 읽어 주면 아이는 부모와, 부모는 아이와 서로에 대해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와 부모가 더욱 친해질 수 있고, 책 읽는 것이 더욱
재미있게 된다.
3)소리내어 읽게 하자
아이들이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되면 혼자서 책을 읽게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천음부터 아이에게 혼자서 책을 일게 하면 독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흥미를
갖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할 때, 처음에는 부모가 한 줄
을 읽고 그 다음 줄은 아이가 읽게 하자. 즉, 부모와 아이가 번갈아 한 줄씩 읽
는 것이다. 부모가 읽을 땐 아이는 듣고, 아이가 읽을 때 부모는 아이가 읽는
것을 재미있게 잘 들어 준다. 아이들은 혼자 읽는 것보다 부모와 같이 번갈아
읽을 때 더 재미있어한다. 책을 읽을 때(과정)도 재미있고, 책을 읽고 나서(결과)
도 재미있다면, 자연히 독서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다. 부모와 아이가 한 줄
씩 교대로 읽는다면 아이들은 점점 책을 읽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
점차 한 단락씩 교대로 읽고, 그 다음에는 한 페이지씩 교대로 읽어 보자. 소리
내어 책을 읽게 하는 것의 기본 목적은 아이가 발음이나 띄어 읽기를 익혀서 책
을 정확하게 읽게 하고, 책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 시기에 아이
와 책을 읽을 때는 우선 그림이 많고, 글씨가 크고, 문장이 짧은 책으로 시작해
서 아이가 짧은 시간에 책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책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독서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
는 책을 읽고 그 결과에 대한 만족감이나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
다. 처음부터 내용이 많고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책을 읽게 된다면, 아이
는 독서가 지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고
흥미있어하는 것에 대한 집중 시간은 평균 10-20분 정도이다. 흥미와 관심의 정
도에 따라, 개인에 따라 그 이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10-20분이라는 집중 시간도
아이가 흥미를 갖고 있을 때라는 것을 잊지 말자. 아이가 흥미를 잃어버리면 집
중 시간은 아주 짧아진다. 아예 쳐다보지도, 하지도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10-20분 정도에 다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한 줄씩 부모와 아이가 같이 읽게 되
면 아이는 책을 읽는 것이 지루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고 책을 다 읽었다는 성취
감을 쉽게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성인처럼 내용을 빠뜨
리지 않고 읽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즉, 책을 읽다 보면 한두 줄 뛰어넘는 경
우가 있고, 때로는 어느 부분을 읽고 있는지를 잊어버리고 떠듬떠듬 읽는 경우
도 많다. 이런 경우는 혼자서 처음으로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보통 일어나는 일
이다. 아직 아이들이 책을 읽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아이들에게
핀잔을 주어서는 안 된다. 핀잔을 주는 대신 아이가 읽고 있는 부분을 손가락으
로 짚어 가면서 읽게 해보자. 그리고 천천히 읽게 지도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이
익숙해지면 책을 읽을 때 단어나 내용을 뛰어 넘고 읽는 것이 없어진다. 책을
읽기 전에 아이가 그림책 속에 있는 그림의 내용을 충분히 알고 이해할 수 있게
해주자. 아이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나 이해한 것을 글자로 다시 읽게 되는
것을 좋아한다. 글자만 일는 것에 중점을 두지 말고, 읽기 전에 그림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여유를 주거나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다. 글자만 읽는
데 신경을 쓰게 되면 내용에 대한 이해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책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아이들이 글자를 잘 읽을 수 있는지 없는지에 지나
치게 관심을 보이지 말고, 책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이나 의미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읽는 방법이나 습관에 더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자. 아이가 책을 읽을 때
실수를 하거나 잘못 읽으면 핀잔이나 꾸지람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쉽게 의기소침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혼자서도 충분히 책을읽을 수 있을 때
까지는 글자를 잘 읽는지, 발음이 잘 되는지,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관심보다는 책을 10-20분 동안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4)책을 읽고 나면 이야기를 하게 하자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나면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 이때 듣는 사람
은 관심과 흥미를 보이며 진지하게 들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책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서 다시 생각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책을 읽고 나서 곧바로 이야기하게
하는 것보다는 잠시 머릿속에서 읽은 내용이나 줄거리를 재정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 이야기를 하게 해야 독서지도의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곧바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생각할 시간을 주고 나
서 이야기하게 하면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나 분량이 많아진다. 성인들에게
독서는 풍부한 지식과 교양을 쌓는 것이 주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
에게 있어서 다양한 독서는 사고력과 논리력, 이해력 등 지적 능력을 개발시켜,
이것을 학습에 응용하고 적용하는 데 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아이들이 책을 읽
고 나서 그 책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이나 주제, 문제 등을 생각해 보게 하는 과
정은 필수적이고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시킬 때는 내용과 줄거리를 중
심으로 생각하게 한 후 이야기를 하게 하는 것이 좋다. 보통 아이들은 책을 읽
어도 어른들처럼 내용과 순서가 체계적으로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다. 무조건
생각하라고 하거나 이야기를 시키면, 아이들은 내용이 두서없고 순서도 틀리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내용이 많을 때는 더욱 순서가 안 맞고 정리가 잘 안 된다.
처음에는 1쪽 정도(그림이 중심인 그림책인 경우 2-3쪽 : 1,000자 정도의 분량)
이내의 분량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체계적으로 생각하
고, 정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질문에서 시작하여 점차 구체적
인 질문으로 진행해야 한다. “무슨 책을 읽고 있니?” “......” “응, 토끼와 거
북이 이야기구나!” “어떤 이야기니?” “......” “그래! 토끼가 어떻게 했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해 볼래?” “생각을 다 했니? 그럼, 나한테 이야기해 줄래?”
“그래! 그럼, 거북이는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 보고 이야기해 줄래?” 아이들에
게는 이야기하기 전에 책의 내용이나 줄거리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아이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대답하면 책을 다시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아이가 생각을 다 했다고 느낄 때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이런 식으로 연습을 하면, 이야기하기 전에 생각하는 것이 습
관이 되어 풍부한 사고력을 길러 주게 된다. “토끼와 거북이가 어떻게 했니?”
(X) “누가 경주에서 이겼지?”(X) “무억을 읽었는지 말해 봐.”(X) 부모가 질
문하고 아이가 대답하는 형태를 취하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내용
이나 줄거리를 이해시키기보다는 자신이 읽은 내용이나 줄거리를 머릿속에서 정
리하여 그것을 말로 잘 표현하도록 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말하기 전에 내용을
너릿속에서 잘 정리하는 훈련이 먼저 되어야 한다. 부모가 원하는 대답을 얻으
려는 질문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쉽게 싫증을 낸다. “아하, 토끼와 거북이 이야
기구나. 참 재미있겠다. 어떤 이야기니?”(O) “무슨 이야기인지 나한테 얘기해
줄래?”(O) “무슨 책을 읽니? 참 재미있겠다. 엄마도 알고 싶은데, 얘기 좀 해
줄 수 있겠니?”(O) 구체적인 질문보다는 아이가 자기 방식으로 부모에게 이야
기 해 줄 수 있도록 유도해 보자. 책을 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마치 시험 보는
것처럼 구체적인 질문이 된다면 좋아할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아이가 이야기하
는 내용이나 줄거리가 조금 틀릴지라도 잘못을 지적하거나 고쳐 주려고 하지 말
아야 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이야기해 주는 것을 즐겁게 느끼도록 진지하게 들
어 줄 수만 있다면, 단지 이것만으로도 아주 좋은 독서지도 방법이 될 것이다.
아이가 이야기하는 것이 비록 서툴지라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즐겁게 생각하
고 재미있게 느낄 때, 사건 전개의 내용이나 순서를 올바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조금씩 도와 주면 된다. “그래! 그 다음은 어떻게 됐는데?” “엄마는 토끼가
왜 잠을 잤는지 잘 모르겠구나.” “엄마는 잘 이해 못 했는데, 다시 한 번 이야
기해 줄래?” 부모가 책 내용을 미리 알고 있더라도 전혀 모르는 것처럼 하자.
부모가 미리 알고 있는 것을 아이가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모르는 것을
아이가 이야기해 줌으로써 부모도 알게 되는 것처럼 하자. 이러한 방법이 아이
들에게 더욱 재미를 느끼며 이야기를 하게 하는 방법이다.
5)그림으로 표현하게 하자
아이들은 자신의 지식이나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그림으로 표
현하는 것을 더 재미있어한다. 글을 잘 쓸 수 있는 아이들도 그림으로 그리게
하면 좋아한다. 대개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말을 많이 하게 한다거나, 글을 쓰게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아이들은 글이나 말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더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잘 한다.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 속에는 아이의
지식이나 생각뿐 아니라 성격, 과거의 경험, 흥미, 적성 등도 알아볼 수 있는 내
용이 들어 있다. 이런 것들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그림
도구나 형식, 주제 등을 지정해 주지 않고 본인이 스스로 선택해서 그린 그림일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의 그림은 발달의 정도에 따라 내용이
나 의미 등이 조금씩 변화된다. 전체적으로 발달이 고른 아이들의 그림은 내용
이 다양하고 풍부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아이들의 그림은 성격
과 행동 습관을 알아보는 데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발달 상태를 알아보는 데도
중요하다. 물론 아이들의 그림을 통해 성격, 지능 등 기타 발달 상태를 알아 내
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다. 아이들의 그림에서 중
요한 또 다른 것은 상상력이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상상력을 마
음껏 발휘한다. 따라서 그림 그리기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키워
줄 수 있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도구나 주제, 형식
등은 아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한다. 부모가 옆에서 도와 줄 것은 그림을 그리고
난 후 그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고 그 설명을 들어 주는
것이다. 언어적 표현(글이나 말)을 잘 못 하거나 잘 안 하는 아이들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면 잘한다. 아이들이 언어나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그림으로 표현하
는 것을 잘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언어나 글로 표현하는 형식이나 방법을 잘 모르
기 때문이다. “철수야! 책을 읽고 생각난 것이 잇으면 그림으로 한 번 그려 보
렴!” 글을 쓸 줄 모르거나 싫어하는 아이들은 책을 읽고 난 후 그 내용이나 느
낌, 생각들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면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은 책 읽는 것을 더욱 재미있어하고 상상력이나 표현력에 자신
감을 갖게 된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릴 때 글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을
많이 한다. 상상력도 발휘하게 된다.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해서 그림으로 표현하
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머릿속에서 잘 정리할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된다. 즉,
그림을 그리는 것도 두뇌활동을 촉진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글을 쓸 수 있는 아이들에게는 그림을 그린 후 그 밑에 그림의 내용을 적
어 보게 하자. 다음의 그림처럼 <독서 그림일기>를 작성하게 해보자. 처음에는
책을 읽고 난 후 내용이나 느낌을 그림으로만 그리게 하다가 재미를 느끼게 되
고 표현에 자신감을 보이면, 그림과 간단한 글을 함께 표현하게 해보자. 초기에
는 그림에 비중을 두다가 점차 글쓰는 것으로 비중을 옮겨가게 된다.
3.초등학생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대개의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처음 1년 정도는 학교에 가는 것을 좋아하고 재
미있어한다. 학교에 가기 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새롭게 경험하기 때
문이다. 그러나 점차 학년이 높아 갈수록 이러한 흥미와 재미는 줄어들게 된다.
처음엔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학교생활이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고,
그 밖에 여러 가지 평가에 따라 공부 잘하는 아이, 못 하는 아이로 구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위의 부모들이나 어른들의 관심도 주로 아이가 공부를 잘하느
냐 못 하느냐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공부를 안하고 좋은 평가를 받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를 시험 보기 위해
억지로 외우고 공부해야 하는 지겨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즉, 아이들이 교과서도 만화책이나 다른 책들처럼 일종의 유익하
고 재미있는 책이라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켜 줄 수가 있다. 교과서를 무조건 시험 준비를 위해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고 이해해야 하는 하나의 도구(책)
라는 점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집에서 부모가 이러한 방법으로 지도해 주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집에서 틈틈이 부모가 교과서
가 아닌 다른 책으로, 책을 올바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해 주
면 된다. 즉,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해주면서 이를 학습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
도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방법으로 독서지도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학교 이상의 아이들을 위한 독서지도 과정은 앞에서 이미
설명한 ‘올바른 독서 과정’에 따라 지도해 주면 된다. 아이들이 이러한 과정
을 통해 좋은 독서 습관을 갖게 된다면 여러 가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많은 책을 읽어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해력이나 사고력이
길러져서 학과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올바른 독서 과정
’ 이외에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해줄 수 있고, 학과 공부에도 응용할 수 잇
는 방법들을 추가로 설명한다.
1)도서 및 독서 목록 만들기
(1)도서 목록 만들기
우선 아이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이나 집에 있는 책들에 대한 도서 목록
을 작성해 보도록 한다. 어느 가정이든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이 몇 권씩은
있게 마련이다. 아이들은 도서 목록을 작성하면서 자신이 읽을 만한 책이 어떤
책들인가를 알게 되고, 또 읽고 싶은 책들이 새로 생길 수 있다. 자연히 책에 대
한 관심이나 흥미가 높아지게 된다. <도서 목록 1-1>과 <도서 목록 1-2>는 단
순히 도서 목록만 작성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도서 목록을 기초로 해
서 독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다. <도서 목록 2>는 책의 차례나
소제목을 함께 적어 보는 것이다. 차례를 적어 봄으로써 그 책의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를 대강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차례를 적어 놓으면 읽을 수 있는 책
이나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하기가 더욱 쉬워진다. 아이들에게 도서 목록을 만들
게 할 때, 일고 싶은 책이나 다른 사람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책, 남에게 추천하
고 싶은 책, 일고 싶지 않은 책 등의 목록을 그 이유와 함께 작성하게 한다면
아이들이 구체적인 독서 계획을 수립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2)독서 목록 만들기
아이들이 다 읽은 책을 독서 카드를 작성해서 보관할 수 있도록 하자. 이러한
독서 목록을 작성하면 책을 읽고 얻은 점이나 내용들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가
있다. 또 그 책을 다시 읽을 기회가 생길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기록하는 독서 목록이 한 장 한 장 모이면, 아이들은 책을 읽었다
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만족감을 느끼게 되면 독서에 대한 흥미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2)책을 읽으며 줄치는 습관을 들여 주자
아이들에게 독서를 하게 하는 기본적인 목적은 책을 통해서 지식, 교훈, 지혜
등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또 책을 올바로 이해하고 분석해 봄으로써
다양한 생각과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물론 책의 종류에 따라 독
서의 목적이 달라지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어떠한 종류의 책을 읽게 하든 그 책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을 올바로 이해해서 많은 것을 얻게 해주는 것이 제일 중요
한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는 그 책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을 생각해 보고 분석해 보는 절차가 필요하다. 단
순히 머릿속에서만 생각하고 분석하는 것보다는 책에 줄을 치거나 표시를 하면
서 생각하고 분석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중요한 부분이나 내용은 무엇인가, 오
래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나 구절,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 책을 읽으면서 생기
는 여러 가지 의문점, 줄거리 정리에 필요한 부분 등을 책을 읽어 나가면서 줄
을 치거나 표시를 하는 습관을 들여 주자. 이렇게 책에 표시하면서 자기 나름대
로 해결책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머릿속에서 정리해 보면서 읽도록 하는 것이
다. 이러한 방법으로 독서를 하면, 책의 내용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좋은 효과
를 얻을 수 있다. 책은 깨끗하고 곱게 보관해서 그저 바라만 보는 장식품이 아
니다. 책에 줄을 치고 표시를 한다면 책이 지저분하게 된다. 하지만 책 속에서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얻게 된다면, 책에 손때가 묻어 지저분해지고 너덜너덜해
지는 것쯤이야 대수겠는가. 어린시절부터 이러한 습관이 형성된다면 훌륭한 사
람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교과서를 통해 학과 공부를 할 때도 중요한 부
분에 밑줄을 치며 공부하는 방법은 모든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즉, 무
조건 교과서에 밑줄을 치면서 공부하라고 하는 것보다 재미있는 책을 통해 이렇
게 밑줄 치는 습관을 들여 주고 자연스럽게 이러한 습관을 학과 공부에도 활용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이 방법을 지도할 때에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 옆에서 약간의 도움을 주면 좋다. 무조건 밑줄을 치게 하
는 것보다 중요한 내용은 어떤 것이고, 어떠한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런 다음 아이가 점차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어야 좋은 독서 습관을 형성시켜 주게 된다. 책에 줄을 치거나 표시를 해두면
나중에 그 책을 다시 읽어야 할 때 자신이 줄을 치거나 표시한 부분만을 읽어
보아도 쉽게 전체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 읽으면서 느꼈던 의문
점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떠오르거나 또 다른 새로운 의문점을 발경할 수도
있게 된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이 다시 읽음으로써 이해될 수도 있
다. 이처럼 책에 표시를 하거나 밑줄을 치면서 읽는 방법이 습관화된다면 책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고, 책 속에 들어 있는 모든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더욱 쉬워진다.
3)줄친 것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 주자(메모 노트 만들기)
책을 일고 밑줄을 치거나 표시하는 습관에서 책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여 자신
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책에 표시한 것들을 메모지나 노트에 적는 습관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줄을 치거나 표시한 부분을 노트에
적어 봄으로써 책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기억하게 되며, 따라서 책을 더
욱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습관화된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하고, 그것을 기초로 감상문이나 글을 쉽게 쓸 수 있다. 책을 잘 이해하
고 소화시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으로서뿐 아니라 감상문이나 글을 쓰기 위
한 기초 뼈대를 갖추기 위한 방법으로도 줄을 치거나 표시한 것을 노트에 적어
보는 습관은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노트를 정리할 때는 반드시 정서해서 기록
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자유스럽게 자신의 형식으
로 기록할 수 있도록 하자. 글씨가 엉망일지라도 아이만 알아볼 수 있으면 된다.
사람의 정신 능력은 무한하다. 그러나 그 능력들을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뚜어난 두뇌의 소유자라도 책을 읽고 그 속에 들어 있는 모든 것들을 기
억할 수는 없다. 유명한 작가들은 여행을 하거나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글을
쓰기 위한 구상을 할 때,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느낀
점이나 생각들까지도 메모를 하는데, 이러한 메모를 중심으로 글을 구성하게 되
고, 결국은 훌륭한 책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훌륭한 학자들도 책을 읽으면서 새
로운 내용이나 느낀 점,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하거나 정리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기록을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이론이나 학문이 탄
생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책을 쓸 목적이나 새로운 이론을 만들기 위해서 책
을 읽지 않는다.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책을 읽고 난 후 그 책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면 독서의 목적은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으면서 책 옆에 노트나 메모지를 항상 준비해서 활용할 수 있
도록 습관을 들여 주자.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노트나 메모를 하는 습
관은 좋은 학습 방법을 갖게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책이나 교과서를 읽
고 단순히 암기하는 것보다는 노트나 메모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으면 이해하
기도 쉽고 공부하기도 쉬워진다. 책을 잘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메모나 노트를
잘 활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4)감각기관을 활용해서 상상을 많이 하게 하자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이나 교육학자들은 교육에 있어서
시청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감각기관을 활용하는
교육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다섯 가지 감각들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가 알고 있다. 사
람들은 이러한 감가을 통해 현실을 알게 된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배우고, 알
고, 느끼는 모든 것들은 이러한 감각을 통해서 얻게 된 것들이다. 이러한 감각들
을 교육에 적절하게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겠는가? 아
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할 때, 단순히 읽게만 하지 말고 감각을 활용해서 상상할
수 있도록 해주자. 책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머릿속에서 시각적인 상상을
하도록 하자. 냄새나 맛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은 그 냄새나 맛을 실제로 느끼는
것처럼 상상을 하도록 하자. 소리를 상상할 수 있는 장면에서는 소리를 듣는 것
처럼 상상해야 한다. 이처럼 책을 읽으면서 감각기관을 이용해 상상하게 되면
자연히 두뇌활동이 활발해진다. 성장하는 아이들은 두뇌활동이 활발할수록 많은
정신 능력이 개발된다. 아이들이 감각기관을 활용해 상상하면서 책을 읽게 되면,
책 읽는 것에 대해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책에 대한 이해나
분석이 더욱 쉬워지고, 내용에 대한 기억도 더욱 오래 간다. 감각기관을 활용해
자신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라 상상하면서 책을 읽게 되면 사실감이나 현장
감이 더욱 생생해지고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 당연히 그 기
억이 오래 남게 된다. 독서의 장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모든 감각기관을 활용해 그 내용이나 사건들을 상상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책
을 읽으면서 이러한 감각기관을 이용해 상상하게 되면 현장감이나 실체감이 더
욱 증진된다.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
은 사건이나 경험할 수 없는 사실 등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감각기관을 이용해 상상하게 된다면 사건들이나 사실들을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실제로 경험한 것과 같은 감동을 얻을
수도 있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감각들을 잘 활용해 상상한다면 실제 경험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게 된다는 말이다.
5)글쓰기를 위한 ‘꺼리’를 만들어 주자
책을 일고 나서 그 책을 완전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글로 표현
해 보아야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작업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글을 쓸 수 있는 재료, 즉 ‘꺼리’가 있어야 한다. 책을 읽었다든지,
여행을 다녀온 후 얻게 된 새로운 지식, 문제점, 느낌, 자신의 생각 등이 글을
쓸때 바로 ‘꺼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꺼리’들이 머릿속에나 메모지에
남아 있어야 글을 쓰기가 쉽다. 이러한 ‘꺼리’들이 잘 정리되었다면 더욱 쉬
워질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글을 쓰기 위한 ‘꺼리’를 많이 만들
어 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 난 후 무조건 독후감을 쓰게 하면 대개
는 어려워하거나 싫어한다. 아무리 형식을 가르쳐 주고 독후감을 써보게 해도
잘 안 된다. 글을 쓰기 위한 ‘꺼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쓰기가 힘
들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친다든지, 메모를 한다든지, 이야기나 토
론을 하게 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든지, 생각을 다양하게 해준다면 자
연히 글을 쓰기 위한 ‘꺼리’들이 많아진다. 이러한 과정이나 방법을 아이들에
게 연습을 시킨 후 글을 쓰게 하면 글쓰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잘 쓰게
된다. 아이들에게 ‘꺼리’를 만들어 주고 독후감이나 글쓰기 위한 연습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독서 노트’나 ‘독서 일기장’같은 것을 활용
하도록 하는 것이다. 독서 노트나 독서 일기장을 기록하면서, 책의 내용도 분석
해 보고 어떤 책을 읽었는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 등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된다. 독서 노트나 독서 일기장을 통해 책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고 간단히 글쓰는 연습을 한 후 독후감이나 글을 쓰게 되면 글을 쉽게 쓸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내용도 풍부하게 된다. 저학년에게는 독서 일기장을 활용
하게 하고, 점차 고학년이 되면 독서 노트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독후감에 자신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독서 일기장으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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