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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은 사고능력을 약화시킨다. 1. 사고하는 사람의 생활 생활이야말로 위대한 교육자라고들 한다. 사실 우리들은 생활 속에서 계속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면서 안전을 찾는 본능-경험이라든가 생활의 지혜라든가 하는 것을 터득하고 있다. 그러나 몇 억이라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되풀이하고 있는 방대한 노력이나 경험은 사람들의 사고 능력을 도리어 줄이는 것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플라톤(B.C. 427-347, 희랍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제자)은, "경험은 플러스보다도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 많다" 라고 말하였다. 사고에 전념하는 생활에는 아무래도 고독하고 자유롭고 또 틈이 있어 야 되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수도원의 방 한 칸에서, 데카르트는 파리를 멀리 떠난 조용한 교외에서, 파스퇴에르 (1822-1895, 프랑스의 화학자, 생물학자.. 2020. 3. 24.
교육 사고를 방해하는 것(III) 1. 교육은 사고의 장애가 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들이 '올바른 사고 방법'을 몸에 익혀 가는 데 있어 서 가장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교육'이라는 장애다. 교육이 정신의 '기생충'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결코 궤변을 늘어놓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이론상으로는 교육이란 지성에 탄력성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신적 훈련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교육은 정신을 단련시키는 대신에 정신을 지치게 하고, 탄력성을 줄이는 구실을 하 는 경우가 많다. 두뇌라고 하는 것은 쓰면 닿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머리는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는 생각은 기정 사실이다. 사람은 뭔가를 생각하면 할수록 그만큼 '사고'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이 .. 2020. 3. 24.
흉내내기와 사교성 사고를 방해하는 것(II) 1. 흉내내기와 사교성 우리들의 의식의 안쪽을 만일 들여다볼 수가 있다고 한다면, 아마 놀라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것이다. 거기에는 가지각색의 해로운 벌레들이 우글거리고 있기 때문이 다. 이들 기생충은 어느 종류를 집어내 보아도 우리들의 사고를 방해하는 백해무익한 것들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당신의 의식 속에 집을 짓고 있는 기생충을 지금 곧 없애 버리자. 그렇지 않으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이 '벌레'의 생태를 조사하려면 신중하고도 세심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벌레란 때로는 당신 자신의 모습을 하고 나타날 지도 모른다. 어떤 벌레가 있는지를 알아보 자. 2. 백해무익한 것 가) 남의 흉내내기 남의 흉내를 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벌레이다. 이 '남의 흉내를 낸다'고 하는 것은, '성질' .. 2020. 3. 24.
강박관념 또는 열등감 사고를 방해하는 것(I) 1. 사고를 방해하는 것 사고를 방해하는 것으로서 제일 먼저 들 수 있는 것은 '어리석음'이다. 말하자면 즉 선천적인 '무능력'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무능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무능력에 관한 문제는 이 책의 독자적인 여러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어떤 장애라도 시달리지 않는 천재에 관해서도, 실상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 책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모두 다 일고 있는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바보와 천재의 중간에 있는 우리들과 같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향상을 바라는 한에 있어서는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이 바보도 천재도 아니라는 말은 바로 우리는 사고의 방해가 되는 여러 가지 장애물들.. 2020. 3. 24.
진정한 사색 1. 사상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여러 병의 의과대학생이 환자의 침대를 둘러싸고 서서, 긴장한 표정으로 환자를 지켜보고 있다. 이 환자는 기록에 남을지도 모를 매우 특이한 병으로 권위 있는 의학교수가 환자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있다. 교수의 온 신경은 지금 귀에 집중되어 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예민한 감수성을 그 얼굴에 떠올리면서, 교수는 귀를 기울이고 있다. 어떤 작은 소리라 할 지라도 놓칠 수가 없다. 이 명의에게 있어서는 흉막의 주름 하나라도 귀를 기울이고 듣고 있노라면 실제로 눈으로 보듯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학생들은 굳게 믿고 있다. 30분 동안의 침묵이 흐른 뒤에, 이 환자는 마치 수술대 위에서 수술이라도 끝난 것처럼 몸의 모든 기관의 내용이 샅샅이 밝혀진다. 이 의사의 놀라운 지성.. 2020. 3. 24.
생각한다는 것 1. 마음속은 항상 잡동사니로 가득 우리들의 눈에 자주 띠는 풍경이지만-예컨대 10월 하순의 저녁 무렵, 석양이 정원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다. 대문에 서서 그 광경을 무심히 바라보면서 당신은 멍하니 어떤 생각에 잠겨 있다고 하자.-이때 누군가가 살짝 곁에 다가와서 "뭘 생각하고 있지?" 하고 말을 건다. 이럴 때 당신은 곧장 적당한 대답을 찾아낼 수가 있을까? 또 밥이 되어, 책을 읽고 있다고 하자. 당신은 즐거운 독서를 할 때와는 달리 얼굴 을 온통 찌푸리고 책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럴 때 "지금 뭘 생각하고 있지?" "그건 무슨 책이지?" 하고 갑자기 상대방으로부터 질문을 받게 되면, 조금 전 어느 날 저녁 무렵 때처럼 "응, 뭐 별로..." "이런 일, 저런 일들을 생각하고 있.. 2020.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