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곱스런 외모에만 홀깃대던 내게 몹시도 자유분방히 얼굴 조각된
한 친구 녀석이 있었다. 그리고 첨단을 치닫는 화장술 덕에
그 보다는 조금 나아보이는 그래서인지
외모를 묻는 내게 자꾸 착하다고만 소갯말 했던
그의 여자친구 하나 있었다.
그들은 늘 보란 듯 붙어다녔지만 누구의 부러움도 사들이지 못했고
변변한 여자 없는 친구들조차
차라리 혼자인 게 나을 거라고 이죽거리듯 말하곤 했다.
예쁜 애인이 남자의 능력은 아닌 거라고
외모보다는 마음이 우선이라고 항시 달콤한 이론 늘어놓던 나란 사람도,
으슥한 화장실 어디쯤에서 그들 사랑에
내 얄팍한 잣대 내심 드리웠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날, 그 친구 군대 가던날
비로소 그들의 외모보다도 일그러져 있는
우리네 마음들 엿볼 수 있었다. 홀어머니 두고 군대가면서
사랑하는 그 사람 마음 아플까
남자로 태어나 군대 가는게 뭐 그리 대수롭냐며
눈에 띄게 껄껄거리는 환한 낯빛의 친구 녀석과
그 녀석 떠나고 남는 빈 자리 다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눈물자락 풀어놓으며 그래 따스한 충고
한마디 또박또박 잊지 않고 챙기는 그녈 보면서
오-헨리의 소설보다 더 아름답고 고귀한 그들의 사랑, 질투심보단
지독히 부러움에 가까운 맘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새삼스레 말할 수 있었다.
어여쁜 외모에 쏠리는 수천 수백명의 관심, 접근
혹 막연한 사랑의 이름보다 단 한 사람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그 눈부신 사랑이 미천한 한 사람의 삶 더욱 의미있는
빛깔로 채색해 놓을 수 있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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