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라님의 '사랑하는 것과 사랑해보는 것...'중에서..
그 남자는 요즘 부쩍 장가가고 싶다고 하소연하는 후배를 보면서 웃습니다..
장가갈 마주음의 준비는 하나도 되어 있지 않으면서, 꽃이 피고 날이 화사해지니
제 마음의 빈터를 감당하지 못하고 철없는 소년처럼 투정하는 후배가
귀엽기도 했습니다.. 그남자가 어느 저녁에 후배를 불러놓고 이야기했습니다..
"너 말이야, 어떤 여자가 낮이나 밤이나 옆에서 잔소리하는 거 견딜 수 있냐?"
"에이, 형은? 그런걸 왜 견뎌요? 그리고 난 그런 여자랑 결혼안해."
역시 세상을, 또 여자를 겪어보지 않은 후배는 아주 이상적인 소리만 하고만 있었지
그 남자는 다시 한번 후배에게 말합니다..
"너는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인데, 뭐 그럼 여자들이 이마에다가, 나는 결혼하면
낮이나 밤이나 잔소리하고 투정할 여자예요. 이렇게 써붙이고 다니는 줄 아니?
10년을 연애해두 절대 그건 모르는 법이야."
그 후배는 그 남자에게 항의해왔습니다.
"형은 도대체 나보고 장가를 가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왜 형의 불행이 삼천만의 불행인 것처럼 강조하는 거야?"
제법 우머감각이 있는 항의를 하는 후배에게 그 남자는 꿀밤을 한대 주었습니다.
그 남자는 후배에게 사실은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었습니다.
결혼이란 사랑해야 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은 평생 그 사람을 등에 업고 가는 것
과 같은 것이라고..... 등이 아파오고 허리가 끓어질 듯해도 그 사람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이지요. 가끔 길 옆에 소담한 의자가 놓인
오솔길이보이면 한번쯤 등에서 내려놓고 마주보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에서 그런손잡고 가는 즐거운 시간은 짧기만 하고, 오랜 날들을 그렇게 한 사람
의 무게를 고스란히 감당하면서 업고가야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후배에게 묻고 싶었지요.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일생을 걸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번 사랑해 보는 것'이기 쉽다는 것을 아마도 그 후배는 인정하지 않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과 '사랑해보는 것'의 차이를 모른채로 살아갈련지모르지만,
아마 후배도 머지않아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일생을 걸고 사랑하는 것'과 '그저 한번 사랑해 보는 것'사이의 그 엄청난 차이
그뼈져린 차이에 대해서 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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