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미국 노동경제학 대가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월 11일(이하 현지시각) 데이비드 카드(65) UC 버클리 교수, 조슈아 앵그리스트(61)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휘도 임번스(58) 스탠퍼드대 교수를 2021년 제53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이민 영향, 고용 효과 등을 실증적으로 입증해 노동 시장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카드 교수는 최저임금 논쟁에 불을 지핀 노동경제학자로 꼽힌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 자문을 지낸 고(故)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와 1995년 최저임금 실증 분석 논문을 발표, ‘임금이 오르면 실업률이 오른다는 기존 경제학 이론과 달리 최저임금 상승이 항상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1992년 2월 시간당 최저임금을 4.25달러(약 5000원)에서 5.05달러(약 6000원)로 18.8% 올린 미국 뉴저지주의 패스트푸드 업계를 연구했고, 분석 결과 최저임금을 올린 뒤에도 고용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바로 옆에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패스트푸드 업계는 최저임금 4.25달러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고용은 오히려 감소했다.
카드 교수의 연구는 한국 등 세계 각국이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정책의 근거로 활용되기도 했다.
카드 교수는 대규모 난민 유입이 무조건 노동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그는 1990년 ‘마이애미 노동 시장에 대한 마리엘 긴급 해상 수송의 영향’ 연구에서 1980년대 초 대규모 쿠바 난민의 미국 유입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민 노동력이 들어오자 저임금을 활용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고, 이로 인해 성장한 경제는 또 다른 노동력을 요구했고 임금에도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현지인의 고용도 줄지 않았다. 이 연구는 현재 이민경제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다.
앵그리스트 교수와 임번스 교수는 대표적인 계량경제학자로 꼽힌다. 두 교수는 자연과학 분야에서 적용되던 인과관계 분석 방법을 임금, 교육 효과 등의 평가에 접목해 경제학의 인과관계 실증분석 연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두 교수는 ‘도구변수법(instrumental variable method)’이라는 계량경제학적 기법을 발전시켰다. 도구변수법은 X가 Y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X 이외에 Y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변수를 통제하는 것으로, 현재는 경제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전반의 방법론으로 통용된다.
앵그리스트 교수는 주로 교육 수준, 전쟁 참여 등 개인의 삶과 소득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임번스 교수는 매사추세츠주에서 복권에 당첨된 500명을 분석한 ‘노동력 공급·소득·저축·소비에 대한 불로소득의 영향’ 논문을 1999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이 논문에서 복권 당첨으로 연간 1만5000달러(약 1800만원)를 받는 것은 노동 공급이나 수입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훨씬 더 큰 상금인 연간 8만달러(약 9700만원)를 받게 되면 노동 참여는 물론 노동 시간도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임번스 교수는 10월 11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기본소득도 ‘보장된 불로소득’처럼 근로 인센티브가 줄어들게 할 수 있다”며 “일할 의욕을 낮추기 때문에 노동시장 참여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3명의 교수는 관찰한 데이터를 활용해 경제 현상을 실증적으로 연구하는 계량·실증 분석 연구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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