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죠? 그런데 요즘 너무 추운 것 같아요.
감기 조심해야겠어요." 여기저기 안 끼는 데가 없어 '감초'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형은 들어 주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열심히
얘기하며 엘리베이터에 오릅니다. 안에 있는 너댓 사람은 모두
서로 아는 사이입니다. 잠시 후, 김감초씨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최선배는 건성으로 대답합니다. 엘리베이터 벨이 울리며 문이
열리자 뒤에 서 있던 김감초씨가 앞으로 나옵니다. "아, 전 벌써
내려야겠군요. 그럼, 안녕히!" 엘리베이터 철문이 닫히고 김감초씨
가 사라지자 사람들이 말합니다. "사람이 왜 저기 가볍지?"
"그러게 말이야." 그곳에는 평소 김감초씨와 친하게 지내던
이형도 있었습니다.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나오며 멀리 있는
이형을 발견한 김감초씨가 빙글거리며 다가섭니다."커피 한잔
할까요? 휴게실로 갑시다."조용한 휴게실에서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손에 쥐고 이혀잉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저, 김형,
사내에서 김형을 뭐라 부르는지 아세요?" "알죠. 감초!"
김감초씨가 웃으며 말합니다. "이형, 내 말 한 번 들어봐요.
의젓하고 과물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배워 온 동양의 미덕이지만
조직사회에서 그것은 자칫 철저한 무관심이 될 수도 있어요.
말 한마디로 상대의 기분이 조금이나마 전환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거예요? 칭찬과 아부는 본질적으로는 '감초'라는 제 별명이
마음에 쏙 드는데요."김감초씨의 열변을 듣는 이형은 왠지
쑥스러워졌지만 여지껏 남은 일회용 커피잔의 온기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참 재미난 이야기/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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