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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모음/어른동화

나무꾼의 폭포

by FraisGout 2020. 6. 21.

  옛날, 어떤 마을에 효성스런 나무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가난해서 
나이든 아버지에게 하루 세끼의 밥도 제대로 드리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어
느  때는  밥이 없어 아버지에게만 드리고 자신은 먹지도 못한 채 먹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무꾼의 아버지는 술을 무척 좋아해서 세끼밥은 못먹어도 술이 없
으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효성이 지극한 나무꾼은 아버지가 좋
아하는 술을 조금이라도 더 마련해서 여생을 즐겁게 보내실 수 있게 해드리
려  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살림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나무를 내다 팔
아  생긴 돈으로는 술을 약간만 사도 그 날 먹을 양식을 살 수 없는 형편이
었습니다.  술을  사지 못하거나 부족한 날은 아버지가 기분이 나빠져 마구 
욕을 하며 화풀이를 했기 때문에 효성스런 나무꾼은 괴로웠습니다.
 어느 날 나무꾼은 여느 때와 같이 나무를 베면서 점점 깊은 산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전날 술을 사지 못해 아버지가 크게 화를 냈기 때문에 오늘은 무
슨  일이  있어도 평소의 배가 되는 나무를 베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열심히 
나무를  베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날이 막 저물고 있었습니다. 나무꾼은 
목이 말라서 물이 있을 만한 곳까지 내려가다 그만 발을 다쳤습니다.
 "아! 이런 생활은 정말 진절머리가 나."
 자신의 쳾니세를 한탄하며 어디에 공짜 술이 무진장 솟아나는 샘이라도 없
나 하고 무심코 주위를 둘러보다 바위 틈에서 무리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했
습니다.  기분 탓인지 가까이 가자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향긋한 술냄새가 
났습니다. 한모금 먹어보니 그것은 틀림없는 진짜 술이었습니다. 그것도 지
금까지 먹어본 적이 없는 최상품 술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무꾼은  산신령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항상 가지고 다니는 표주박에 
가득히 술을 담아 정신없이 산을 뛰어 내려왔습니다. 집에 돌아오자 페인이 
다  된 아버지가 아들에게 욕을 퍼부었으나, 가지고 돌아온 술을 한모금 마
시자 완전히 사람이 달라진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맛좋은 술은 난생 처음이다. 대체 어떤 술집에서 사온 거냐?"
 나무꾼은 산속에서 신기한 샘물을 발견하게 된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아
버지는  크게  기뻐하며 지금이라도 당장 거기에 가 실컷 술을 마시다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평소에는 술이라면 입에도 대지않던 아들도 
신선주 맛을 보고는 될대로 되라는 기분이 되었습니다. 
  한편 나무꾼이 술이 나오는 샘을 발견했다는 소문이 온 나라에 퍼져서 마
침내  임금님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임금님은 나무꾼의 효성이 그
런 일을 가져온 거라고 하며 대단히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그 샘에 '나무꾼
의 폭포'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일년이 못되어 좋지않은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공짜 술이 
무진장  솟아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술주정뱅이, 농부, 어부, 상인 누구 
할것  없이 모두 생업을 팽개치고 나무꾼의 폭포로 몰려들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을 마셔 술독퀮 죽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아져 계곡은 악취로 
가득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임금님은 노하여 나무꾼의 폭포 근처에 가는 것을 금지하는 동시에, 나무
꾼  부자를  붙잡아다가 목을 잘라 버렸습니다. 그러나 금지된 계곡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나무꾼의 폭포 주위에 울타리를 둘러치고 입구를 만들어 황금을 징수
하자  소동은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샘물은 저절로 마르고 입구의 
울타리고 썩어버렸다고 합니다.

 ? 교훈 - 공짜 술은 사람을 타락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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