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장 첫 번째 룰: 유능한 척 행동하라
수잔은 대기업의 마케팅부 사원으로 그녀는 6년간 맡은 바 임무를 훌륭
히 해 왔다. 그리고 그녀보다 한 직급 높은 자리가 새로 만들어지자 그녀
는 곧바로 그 자리에 지원했다. 그녀는 자기가 그 자리에 오르게 될 거라
확신했다. 후보에 오른 사원 중에 경력과 능력면에서 수잔보다 뛰어난 사
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는 입사한 지 1년도 안된데다 수
잔보다 능력도 떨어지는 남자 사원, 해리에게로 돌아갔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해리는 수잔만큼 능력 있는 사원은 아니었다. 그는 수잔만큼 오래 근무
하지도, 열심히 일하지도 않았다. 수잔은 완벽한 일처리를 위해 야근도 자
주 하는 편이었으나 해리는 수잔보다 야근 횟수도 적었다. 그러나 해리는
자신이 야근하는 사실을 임원들이 알고 있도록 했다. 해리는 다른 사람들
처럼 실수도 저질렀다. 그러나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절대 남에게 말하지
않았다. 반면 일을 잘 처리했을 때에는 모든 사람이 알도록 만들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설사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일일지라도 일단 모두
받아들였다. 웬만해선 남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해리는 아주
열심히 일하고 실수도 거의 하지 않으며 일도 능숙하게 처리하는 사원, 무
슨 일이든 다 할 줄 아는 사원으로 인식되었다.
수잔은 첫 번째 룰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유능한 척 행동하라.
해리는 '유능한 척 행동하는 것'도 시합의 일부임을 알고 있었다. 이 룰
에서 신경 써야 할 단어는 '행동하는 것'이다.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가 중
요하다. 약간의 허세를 부리는 것도 이 시합에서는 꼭 필요한 요소 중 한
가지이다. 실제로 유능하지 못한 사원이라 할지라도 상사들의 눈에는 유능
한 사원으로 비춰지게 만드는 것, 이것도 바로 이 시합에 속하는 거이다.
승진을 하려면 자신이 그 자리에 최적격자임을 상사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는 걸 해리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해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대로 실천하
였다.
여럿이 모여 벌이는 시합에 참가하는 일은, 유능한 척 행동하는 걸 연습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남자아이들의 시합에서는 시합을 제일 잘
하는 아이만 시합에 참여하고 나머지는 벤치를 지켜야 한다. 남자아이들은
선수로 뽑히는 것 자체를 목표로 삼기도 한다. 여자아이들은 시합에 뽑혀
야 한다는 중압감이 남자아이들만큼 크지 않다. 여자 아이들은 그 누구도
마음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번갈아 가며 시합에 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선수로 뽑히는 게 목표라면, 실제 유능한 것만큼이나 유능해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로 뽑히고 싶어하는 남자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법칙을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당신은 다른 사람이 당신을 유능한 사람으로 믿게 끔 만들 수 있는 능
력이 어느 정도 있는가?"
여자아이들은 어차피 한번씩 시합에 나갈 테니까 이런 법칙을 배울 필요
가 없다. 또한 여자들은 약해 보여야 하고 남자들은 강해 보이며 명령적이
어야 한다는 문화적 압박감도 한몫 한다. 남자답다는 말속에는 뭐든지 할
줄 아는 사람, 앞장서서 남을 이끄는 사람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
서 남자다워지려는 아이들은 때때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아는
체하려고 든다. 남자아이들은 '뭘 모르는 것'을 여자다운 것으로 생각한다.
결국 남자아이들은 일찍부터 유능한 척 '행동하는 법'을 익힌다. 이것 역시
하나의 귀중한 능력이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여자를 남자보다 약한 존재로 인식해 왔다. 씩
씩하지 못한 남자아이를 씩씩하게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것처럼, 약하지 않
는 여자아이는 약한 것처럼 행동하도록 가르친다. 여자아이들이 여자답게
보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을 감추어야 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자들은
가급적 자신의 능력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 불행하게도 여자들의
이러한 노력은 남자들만 신나게 만드는 꼴이 되고 있다. 상사들이 당신보
다 남자들을 더 똑똑하다고 여기게 되면 당신은 육체적으로는 편하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상사로부터 승진 소실을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직원채용과 관련된 실험이 있었다. 실험자들은 입사 지원자들에게 지금
까지의 근무 실적을 적은 지원서를 받은 뒤 면접관들에게 평가를 맡겼다.
면접관들이 받은 지원서의 내용은 모두 똑같았다. 실험자는 면접관이 받은
지원서 중 절반은 남자이며 나머지는 여자라고 밝혔다. 그 결과 면접관들
은 똑같은 내용의 지원서를 보고도 남자들에게는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결국 여자들이 남자들과 똑같은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자보다 특출
난 성적을 내야만 하는 것이다.
눈에 띄는 능력을 지닌 여자들조차도, 일부 남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 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해 온다. 이것은 방금 전에 설명
한 문화적 편견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드러낼 때 사용하는 '적절한' 행동들을 여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기도 하
다. 여자들의 눈에는 허세나, 무례, 정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자기 과
시들이 남자들에게는 적절한 행동들로 받아들여 지는 것이다. 따라서 남자
들에게 당신의 능력을 알리고 싶다면 그들이 당신의 능력을 구체적으로 받
아들일 수 있도록 행동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처음에 말했던 해리를 그대로 따라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유능
한 척 행동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유능한 편이 훨씬 낫다. 그러나 유능한
척 행동하는 것도 일이라는 시합에선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것이다.
당신의 능력을 속이려 들지는 말되, 해리에게서도 배울 점은 있다는 걸 강
조하고 싶다.
평소 자신이 느끼는 능력보다 훨씬 유능한 척 행동하는 것이 반드시 필
요할 때가 많다. 아직도 유능한 척 '행동하는 것' 이 어딘가 꺼림칙하다면,
만약 유능한 척 행동해서 잘못 되었을 경우를 상상해 보아라. 혹시 그로
인해 생긴 좋지 않는 결과 때문에 그동안 당신의 업적이 모조리 무너지거
나 생명까지도 위협받게 된다면 내 말을 따르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유능
한 척하다가 보는 손해가 위의 경우처럼 심각한 경우는 없다. 따라서 나는
유능한 척 '행동'하라고 권유하는 바이다. 당신이 자신을 유능한 사람이라
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능력을 저저로 알아줄거라 기대하지 말아라. 당신이
직접 그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는 다음에 이야
기하겠다.
그 일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잘 아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능력있는 판사로 잘 알려진 사울은, 대학 시절의 첫 번째 모의재판을 이
렇게 회고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마음은 몹시 불안했지만 다른 학
생들이 내가 불안해 하고 있다는 걸 모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떨리면서도 안 그런 척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다른 학생들도 나처럼 어
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때부터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사울은 스포츠의 불문율이 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깨닫자 마
음이 편해졌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썼다. 유능한 척 행동하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몰랐던
것은 단지 실제로 일은 어떻게 처래해야 하는가 뿐이었다.
첫 번째 모의 재판에 나섰던 마르타는 어땠는지 비교해 보자.
[우리들처럼 경험 없고 아는 것도 부족한 학생들이 어떻게 이 어려운 재
판을 진행시킬 수 있을까 걱정되었습니다. 모두들 나와 같은 학교에서 같
은 수업을 받은 처지였죠. 그런데 다른 학생들은 나보다 아는 것이 훨씬
많아 보였습니다. 그들이 이런 실력을 쌓는 동안 도대체 난 어디서 무얼
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랫동안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스포츠는 남자아이들의 것으로 인식되며 성인이 된 남자들도
간혹 선수로 뽑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선수에 뽑히지 못하고 끝까지 남게
되길 바라는 남자는 없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 종목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야만 선수로 뽑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선수로 뽑힐 수
있는 또 한가지 방법으로 그 종목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남들에게
보여지면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사울은 이러한 원칙이 일에도 적용된다
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마르타는 다른 사람들이 아는 척하고 있
는 모습을, 그들이 실제로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나는 요트 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이러한 현상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남자 팀원에게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있는지를 물어보면 그들은 언제나
'할 수 있습니다' 혹은 '해 보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새로 들어온 팀원은
자신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은 요
트를 타는 사람들에겐 위험할 수도 있다. 한 사람이 잘못 알고 있음으로
해서 그 사람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까지고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
다. 무모해 보이긴 하나, 실제로 어떤 남자들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느니 차
라리 위험한 실수를 저지르는 쪽을 택하기도 한다.
여자들은 이와 정반대이다. 새로 들어온 여자 팀원에게 어떤 일을 시켰
을 경우,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꼭 물러 온다. 심지어 다른 팀에서
여러 번 해 봤던 일인데도 자신의 방법이 정확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또다
시 묻는다. 이러한 일처리 방법은 남자들의 무모한 일처리만큼이나 위험하
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서 금방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도 분명히 존재
하기 때문이다. 잘 할 수 있는 여자 팀원이 못하겠다고 말하면, 경험이 적
은 남자 팀원이 그 일을 대신 맡아 할 수 밖에 없을 테니까.
요트 팀의 주장으로 있으면서 나는 이러한 두 가지 일처리 스타일을 적
절히 조화시키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남자 신참이 안다고 말하는 것은 절
반으로 줄여서 받아들이고 여자 신참이 안다고 말하는 것은 두 배로 늘려
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여자 신참들에게는 일부러 지금까지 해 보지
않았던 일들을 시킨다. 여자들은 처음 해 보는 일을 맡았을 때에는 무조건
도움을 청하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자 신참들에게는 정말 알고 있다
는 확신이 들 때까지 몇번이고 일을 다시 시킨다. 이렇게 함으로써 팀 개
개인의 역랑도 키우고 팀의 안전도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직장
상사들은 이런 식으로 직원들을 조화시키는 법을 모르고 있다.
보험사 사장인 알프레드는 면접 때 아네트가 했던 대답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계약 협상이 주된 업무가 될 것이라고 알프레드가 말하자 아
네트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머, 전 아직까지 그런 일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제가 잘 해낼지 모르
겠네요."
그 대답을 들은 알프레드는 순간 멍한 기분이 들었다. 아네트는 자신이
솔직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알프레드에게는 그녀가 스스로를
무능하다고 말하는 것으로 들릴 수 밖에 없다. 알프레드는 자기 입으로 그
일을 잘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취직하길 바라는지 도무지 아네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떤 일을 못하겠다고 말하기 전에, 그 말이 정확히 어떤 듯을 지니는지
를 먼저 생각해 보아라. 절대로 못하겠다는 뜻인가, 아니면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뜻인가? 그 일에 대해 정식 교육을 받아 보지 않았다는 뜻인가?
아니면 한번도 해 보진 않았지만 어떻게 하는지 앞으로 배워 보겠다는 뜻
인가?
모르고 있던 일이라도 잘 해닐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라. 일단 한번 시
도해 보아라.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일에든 처음은 있기 마
련이다. 지금까지도 처음 하는 일을 무수히 접해 왔다. 지금까지 이루어 왔
던 일들을 돌이켜 보라. 남의 도움 없이도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낸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말 남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에게 아주 조
용히 물어보라.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어떻게 하면 되죠?'라고 묻는 대신에 '걱정마세
요!'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일에 의욕적인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게 될 것이
다. 당신의 상사가 당신에게 일을 맡겨 놓고 안심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그 해는 성공적인 해가 될 것이다. 당신의 일처리 능력은 예전이나 지금이
나 별반 달라지지 않았지만, 당신을 의심하던 상사는 당신의 능력을 인정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꼭 필요할 때에만 도움을 청하라
필과 루이스는 메릴랜드 주의 시골 마을에 위치한 요트 계선장을 향해
차를 몰고 있었다. 그런데 그 요트 계선장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어서
그들은 길을 잃고 말았다. 지도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좁은 길로 들어섰던
것이다. 루이스는 차를 멈추고 사람들에게 방향을 물어보자고 했다. 필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지만 루이스의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그는 차와
위치, 루이스의 지도 읽는 솜씨 등에 대해 궁시렁거렸다. 그는 자신이 처하
게 된 모든 상황을 탓하면서도 정작 자기가 루이스 말대로 일찍 차를 멈추
어 길을 묻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길을 잃게 된 것이 필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필도 나름대로 죄책감을 느
꼈다. 루이스는 필이 어차피 차를 멈추고 길을 물어 볼 거라 생각했고 실
제로도 필은 그렇게 했다. 그러나 언제 다른 사람에게 길을 물어봐야 하는
지에 대해서 루이스와 필의 생각은 달랐다. 남자들은 나머지 가능성들이
완전히 없어졌을 경우에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한다. 일말의 가능성이
라도 있는 경우라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길
을 물어 본다는 것은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식을 보면 자신의 무능함을 숨
기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루이스 같으면 '길을 잃었어요. 하비스 요트
계선장으로 가는 길이 어디죠?' 혹은 '이곳은 처음이거든요 하비스 요트 게
선장으로 가는 길 좀 가르쳐 주실래요?' 라고 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은
루이스처럼 묻는 것을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마침내 필이 차를 멈추고 다른 사람에게 방향을 물어보았을 때 그는 이
렇게 물었다.
"하비스 요트계선장을 찾고 있습니다. 아쉬에서 좌회전했다가 틸슨에서
남쪽으로 꺾어져 왔는데 하비스 요트 게선장이 안 나오더군요."
필은 이런 식으로 말함으로써 자신이 적극적인 남성이라는 것을 알리려
했다. 처해진 상황에 자신이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런저런 해결책들을 다 써 본 후에야 비로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또한 그의 질문 속에는 길을 잃은 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
님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이
러한 표현이 일반적인 것이며 여자들도 그렇게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남자들에게 있어 질문이란,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상대방의
탁월함을 인정해 주는 표시도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것을 물어
본다는 것은 남보다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질문에 답을 주
는 사람은 남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뜻한다. 남보다 잘난 사람이 되는 것,
남자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우월과 경쟁은 남자들의 세계를 엮어
주는 기반이 된다.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가장 힘있는 사람으
로 통한다. 따라서 힘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해박한 지식의 소유
자인 것처럼 보여야 하는 것이다. 반면 여자들은 문화적으로 볼 대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자들은 수동적이며
의존적인 데다 남자들보다 약한 존재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문
화적 통념상, 남자들이 남에게 무엇을 물어 본다는 것은 강하고 힘있는 사
람의 반대가 된다는 걸 뜻한다.
여자들은 상대방에게 질문할 때 매우 미안해 하듯 말할 때가 많다.
"시간을 빼앗아서 죄송합니다만......"
'미안하지만 이것 좀 가르쳐 주실래요?"
이러한 질문은 무언가를 알지 못하는 것이 무슨 죄라도 되는 것처럼 들
리게 한다. 질문을 해야만 할 경우에는 그 질문이 타당한 것처럼 들리도록
하라. 될 수 있는 한 자신감 있는 말투로 질문하라. '당신이 나한테 ...을 알
려 줄 수 있을 것 같군요' 혹은 '...을 알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적당
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여러 가지로 노력해 보았다는 인상을 주
도록 하라. 사과하는 식의 질문을 던져 상대방에게 우월감을 심어 주는 일
은 가급적 피하라.
여자들은 정보를 얻기 위한 것 외의 다른 이유로도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진다. 질문이라는 것이 인간 관계를 맺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
는 것이다.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거나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싶을 때 여자들은 간혹 질문이라는 형식을 빌어 온다. 당신이 여자 친구에
게 무언가를 묻는다는 것은, 그 여자 친구의 생각에 관심이 있다는 간접
적인 표현이며, 그러한 의미를 알고 있는 그 여자 친구는 당신에게 우호적
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남자 친구일 경우에는 당신을 수다스럽거
나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어서 나쁠 건 하나도 없다'라는 말은 거짓이다. 어떻게, 왜, 언제 묻느
냐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르던 것을 알기 위해 질문을 하는 것
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당신이 무언가를 모르고 있다는 것을 남에게 알리
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은 나쁘다. 따라서 무언가를 알아야 하는데 달리 알
도리가 없다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보라. 그러나 아주 인색하게, 또 자신
감 있게 물어라.
자신의 업적을 뽐내고 능력을 과시하라
큰 컨설팅 회사의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필리스는 남자 동료인 제리와
함께 중요한 회계발표를 준비하게 되었다. 제리는 게을렀으며 그다지 똑똑
하지도 않았다. 거의 모든 준비를 필리스가 도맡아 해야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뒤 필리스가 먼저 발표에 나섰다. 그녀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모든 작
업을 제리와 공동으로 준비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제리는 필리스가 공헌한
바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한 일만 짚어 나갔
다. 심지어 어느 부분에서는 필리스가 한 일까지도 자신이 한 일처럼 보이
도록 발표했다.
이 발표를 들은 사람들은 제리가 작업을 훌륭히 해냈고 필리슨는 제리를
잘 도와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필리스는 제리가 돋보이도록 거들어 준 셈이 되었다. 필리스는 발표문의
대부분을 자기 혼자 작성했음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니 필리스가 한 일을
어느 누가 알겠는가? 남자들은 여자들이 자신을 드러내길 바란다. 당신이
어떤 분야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 밖으로 말하지 않으며, 남자들은 당신
에게 능력이 없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여자들은 겉모습 속에 숨겨진 것을 알아채는 데 능숙하다. 그러나 남자
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겉으로 드러난 것만을 바라볼 뿐이다.
어드리는 다년간 경력을 쌓아 온 젊고 유능한 변호사이다. 그녀는 법대
를 나온 후 남자 동기와 함께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유능한 변호사라 자부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자랑스러워했으
며 동료들도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리라 믿고 있었다. 같이 일하던 아서는
별로 유능하지도 않으면서 꽤나 자신이 잘난 것처럼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
었다. 어드리에게 그는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오는 의뢰인들이 아서를 더욱 신뢰하며 그의 자기과시적 발연들을 거
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어드리는 깜짝 놀랐다. 의뢰인들은 아서
가 말한대로 실제로도 그가 유능하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자기과시가 심하다. 남자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기
과시의 필요성을 배운다. 시합에서 선수로 뽑히고 싶어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을 모르고 있으면 결코 뽑힐 수 없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다. 다라서 그들은 자기 자신을 겉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
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능력을 과장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겸손한 것이 미덕이라고 배운다. 그러나 이러한 룰은 여자아이
들의 가슴에만 새겨지는 것 같다. 남자다운 남자의 이미지 속에는 다소 건
방지고 허세를 부리는 모습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예로부터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떠올리라면 앞에 나서지 않고 겸손하며 수줍음 많은 모습을 그리
게 된다. 어쩌다 남자들이 겸손한 척하는 경우는, 자신의 업적이 다른 사람
들도 다 알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어서 굳이 자랑할 필요를 못 느낄
때뿐이다.
여자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능력은 감추어야 한다고 배워왔다. 린
미켈 브라운이나 캐롤 길리건은 사춘기에 접어든 일곱 살에서 열여덟 살까
지의 여자 아이 100명을 뽑아 성장 과정을 조사해 보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재능을 겉으로 드러내던 아이들이 여덟,
아홉 살을 거치면서 점점 수그러들더니 결국은 얌전한 아가씨가 되어 버리
는 것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할 용기를 잃어버린 것이다. 어른
들은 여자아이가 너무 공부를 잘 하거나 재능이 뛰어나면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가르친다. 굳이 좋은 성적을 얻고 싶어하는 여자아이에게는
성적을 겉으로는 드러내 말라고 가르치기도 한다.
자신의 업적을 숨기거나 깎아 내리는 일은 남자들의 과시나 허풍과는 반
대 되는 행동이다. 당신이 능력있어 보이고 싶다면 당신의 업적을 뽐내고
능력을 과시해야만 한다. 당신이 능력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도록 해
야 한다. 당신이 강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라. 그리고 당신이 이루어
놓은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만들어라.
자신의 실수를 광고하고 다니지 마라
어느날, 마케팅 전문가인 폴이 우연하게 내 책상 위에 있던 편지를 읽은
적이 있었다. 남의 편지를 읽는다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일 수 있었지만
어쨌든 폴은 내 편지를 읽었다. 그러더니 내게 물었다. 어째서 편지의 시작
부분을 '답장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로 시작했느냐는 것이었다. 내 대답은
간단했다. "정말로 답장이 늦어졌기 때문이죠"
나는 답장이 늦은 것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
러나 폴은 동의하기 못하겠다면 고개를 가로 저였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이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만약 내 답장이 얼마나 늦었는가를 상대방
에게 상기시키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그냥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런
데 굳이 그것을 언급하면 상대방은 저절로 그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
다. 만약 답장이 늦은 사실을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다 하더라도 내가 사
과하는 말을 적지 않았다면 상대방은 그 사실을 금방 잊을지도 모른다. 그
러나 사과의 말을 적은 내 편지가 상대방의 서류철에 들어가는 한, 상대방
은 그 편지를 볼 때마다 편지가 늦은 사실을 돌이키게 될 것이다.
예의가 없어 보일까봐...... 이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내 편지는 남자들
이 흔히 쓰는 말로 '자신의 실수를 광고하기'의 대표적인 예가 된 것이다.
자신이 실수를 스스로 지적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 실수를 대수롭
지 않게 여기거나 금방 잊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당신의 실수를 알아
야 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당신의 실수를 숨기거나 왜곡하라는 뜻은 아
니다. 단지 일부러 들춰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나는 남자들과 인터뷰하
면서 남에게 자신의 실수를 말한 것이 있는지를 물어 보았다. 남자들의 대
부분은 "당연히 그런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실수를 말해야 하는
유일한 경우는, 다른 사람이 그 말을 듣고 자신의 실수를 고쳐 줄 수 있을
때뿐이라고 답했다. 한번 저지른 실수는 당신을 무능력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 더구나 그 실수를 말하고 다니는 것은 당신의 실패를 더욱 두드
러지게 만드는 것이다. 유능하게 보이기 위한 법칙 중 한가지는 자신의 실
수를 다른 사람들이 가급적 빨리 잊게끔 만드는 것이다.
당신이 만들어 내고자 하는 이미지가 유능한 사람이란 점을 명심하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영향력에는 주목하고 당신의 취약점은 그냥 지나쳐
주길 바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당신의 취약점을 들춰내선 안 된다.
첫 번째 룰 : 유능한 척 행동하라
1. 그 일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잘 아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2. 꼭 필요할 때에만 도움을 청하라.
3. 자신의 업적을 뽐내고 능력을 과시하라.
4. 자신의 실수를 광고하고 다니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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