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세 번째 룰 : 시합이 더 이상 재미없더라도, 중간에 그만둬서는
안 된다
이룰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12월의 춥고 비오던 날에 치렀던 요트
시합을 떠올리곤 한다. 그 때 나는 옷을 어찌나 많이 껴입었던지 눈사람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우리 팀은 비에 홀딱 젖은 채 추위에 벌벌 떨고 있었다. 그 때 팀
원 중 누군가가 이렇게 외쳤다.
"우리가 왜 이 짓을 계속 하고 있는 거지?"
그러자 팀원 전체가 웃음을 터뜨렸다. 과연 왜일까? 그 날씨에 요트 타
기를 재밌어 할 사람은 분명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요트를
타고 있어야 하는 이유를 우리 팀 전체가 잘 알고 있었다. 다름 아닌 요트
경기중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시합이든 간에, 시합 내내 즐거울 수만은 없다. 축구나 하키, 스키,
복싱 등을 연상해 보아라. 마라톤 풀 코스를 뛰고 난 선수나, 치열한 경기
를 마치고 난 복싱 선수의 표정을 살펴보아라. 과연 그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사람으로 보이는가?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일은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사람들에게 같은 팀에서 뛰고 싶은 선수를 꼽아보라면,
어려울 때 좌절하지 않는 사람,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 낼 것 같은 믿음이
k는 사람을 꼽을 것이다.
시합의 목적은 이기기 위한 것이다. 만약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이 너무
나 고통스럽고 그 일을 헤쳐 나가는 게 시간 낭비처럼 느껴진다면, 그런
사람은 우승을 맛보기 힘들 것이다.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이 얼마나 많
은 시간과 에너지를 훈련에 쏟아 붓는가 생각해 보라. 당신도 직장이라는
올림픽에 출전한 이상, 좋은 일 뿐만 아니라 나쁜 일과도 마주치게 될 것
이다. 항상 즐겁게 지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즐거운 일은
별도의 보너스일 뿐이다. 다만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다 보면 자신
이 맡은 일도 보다 훌륭히 처리하게 될 것이다.
싫지만 꼭 해야 하는 일과 접했을 때 최선의 길은 목표를 뚜렷이 함과
동시에 그 일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는 것이다.
"밤새도록 일할 때의 좋은 점은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머 감각과 창의력을 발휘해 보라. 아무리 힘든 일일지라도 반드시 긍
정적인 면은 있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긍정적인 면이 없다면,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역경을 극복한 후의 흐뭇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연장 근무하는 것도 시합의 일부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오랜 시간 늦게까지 남아 일하길 싫어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 때문에 여자들만큼 스트레스를 받진 않는다. 오랫동안 일하는
것은 '그저 일을 처리하기 위한 한 과정일 뿐이다.' 엔지니어 컨설턴트인
샘은 퉁명스런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일이란 것은 우리 삶에서 없어선 안되는 필수 요소이죠. 만약 연작 근
무를 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잖습니까."
또 다른 컨설턴트인 타냐는, 함께 일하는 남자들이 점심을 거르며 일하
는 자신들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타냐는
언젠가 이런 제목의 책을 쓰리라 마음먹었다. [진정한 컨설턴트는 점심을
먹지 않는다]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연장 근무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연장 근무하는 본보기가 될 만한
인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아이들은 아버지가 오랫동안
일하는 걸 보면서 자란다. 영화나 텔레비젼에 나오는 주인공들은(대부분
남자들이다) 한가지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등불을 밝히곤 한다. 결국 오
래 일하는 것은 남자답다는 의미와 통하게 된다. 또한 열심히 일하는 것은
많은 남자들에게 성취감을 안겨다 준다. 자신이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는지,
가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남자의 수입이 얼마인가는 상관이 없다. 다만 가족들 부양에
소홀히 한다는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것보다는, 늦게까지 일해서 생기는
부정적인 결과들을 감수하는 편이 남자들에게는 훨씬 나은 선택인 것이다.
우리사회는 늦게까지 일하는 여자들에게 이중의 모순된 기준을 설정해
놓고 있다. 그러한 국가적 강박 관념을 여실히 드러내 준 사건이 바로 OJ
심슨 재판이다. 재판이 진행되고 있을 당시, 기소자인 마르샤 클락은 남편
으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한 상태였다. 그녀의 전 남편은 그녀가 직장에서
오랜 시간 일했던 것을 예로 들어 자녀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았다며 그녀
를 고소했다. 그와 같은 때, 미 하원 의회에서는 자녀의 행복을 위하여, 이
혼한지 2년이 넘도록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여성에게서는 자녀의 양육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안을 검토중이었다. 만약 이 이야기를 들으며
무언가 모순점을 느꼈다면, 그것은 우리의 사회가 모순된 메시지를 들려주
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기준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정한 해답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일부회사에서는 연장 근무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이런 회사에서 성장하
기 위해서는 결코 연장 근무를 거부해선 안 된다. 만약 그런 것이 싫다면,
왜 그런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 보라. 만약 원래부터 다
니고 싶지 않았던 회사였다면, 당장 박차고 나와라. 그보다 나은 선택은 없
다.
만약 당신이 금전적인 면과 지적인 면에서의 보상을 원하고 그것을 충족
시키기 위해서 연장 근무가 필수적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렇다면 당신
의 생활을 가급적 연장 근무에 적응시키도록 노력하라. 사회적 삶과 사적
인 스케줄을 잘 조화시키도록 하라. 만약 당신이 일해야 하는 시간과 다른
모임의 약속 시간이 겹쳤다면, 과감히 그 모임에 늦게 가도록 하라. 일이
끝나자마나 집으로 곧장 돌아가는 습관은 좋지 않다. 당신처럼 늦게까지
일하고 있는 다른 친구를 만나보면 어떨까? 만약 혼자 살고 있다면 어느
음식점에 정기적으로 들러 저녁이나 간식을 먹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 곳
에서 당신과 비슷한 스케줄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될 수도,
또 그들과 친해지게 될 수도 있다.
요즘은 기혼 여성들도 대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문화는 아직
도 남편은 밖에서 일하고 아내는 집에서 가정을 돌보는 모습을 표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에 대해서 여자들은 이성적으로는 동감하지 못하
면서도 감정적으로는 여전히 호응하고 있다. 여자들이 자신들에게도 집에
서 일해 줄 아내가 한 명씩 있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하는 걸 들어본 적
이 있는가? 이건 농담이 아니다. 그들은 실제로 아내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들이 늦게까지 일하는 것을 여자들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
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에게는 실제로 아내가 있기 때문이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알리 호크쉴드 사회학 교수는 [이 단계 변화]
라는 자신의 논문에서, 맞벌이 부부의 불공평한 모습을 폭로했다. 부부가
똑같이 바깥일을 하고 있는 가정에서, 아내와 집안일을 반반씩 분담하고
있는 남편은 단 20%에 지나지 않았다. 70%의 남편은 집안일과 자녀 양육
에 절반 가량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10%는 집안일의 1/3정도만 참
여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집안일이나 자녀를 돌볼 때에도, 자신이 '아내를
도와준다'거나 '아이를 대신 돌봐 준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
장 공평해 보이는 가정에서조차도 매일매일 반복되는 집안일 중 2/3가량을
아내 혼자 맡고 있었으며, 가족과 자녀에 대한 책임감도 아내쪽이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당신이 만약 집안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연장 근무는 불가능
하게 된다. 배우자가 도와준다 하더라도, 그에게도 나름대로 할 일이 있다
는 생각 때문에 집안일의 최고 책임은 여전히 당신이 떠맡게 될 것이다.
호크쉴드 박사의 논문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면이라면, 남자들이 이제는 집
안일을 어느 정도 분담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아주 서서히 일고 있는 변화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자들이 여기서 물러서선 안된다. 가사 분담율이
50대50이 되어야만 비로소 공평해졌다고 할 수 있다. 남자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잔디를 깍거나 고장 난 물건을 고치는 것 가지고 끝도 없는 집안일
을 책임감 있게 해냈다고는 볼 수 없다. 남자들을 재교육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다. 여자들이여, 온건하지만 확고한 태도를 지켜 나가라.
일정한 하루의 시간 속에서 때때로 당신은, 바깥일과 집안일 중 한가지
를 택해야 하는 경우에 부딪치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 남자들은 가급적 집안일에 최소한의 시간을 할애하는 반면, 여자들은
바깥일에 최소한의 시간을 배정한다. 일주일이나 이주일의 기간을 정해 놓
고,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일지를 만들어 보라. 당
신이 진정 원하는 방향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혼자 사는 남자는 혼자 사는 여자들처럼, 집안을 깨끗이 하고 음식을 해
야 한다는 문화적 강박관념에 시달리진 않는다. 남자들은 요리나 청소를
주로 다른 사람을 시켜 해결한다. 가정부를 두거나 바깥에서 끼니를 때우
는 것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런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최근에 가졌던 여성 모임에서 러스가 다음과 같이
말했을 때, 모든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었다.
"오늘밤에는 일찍 집에 들어가야 해요. 청소하는 사람이 내일 오기 때문
에 미리 집안을 정리해 둬야 하거든요."
집안일이 여자들의 일이라는 지금까지의 가르침을 일순간에 무시해 버리
기란 쉽지 않다. 또한 이러한 고정관념이 완전히 없어질 수도 없다. 남편
짐과 아내 주디가 사는 집을 방문했을 때 마침 그들이 집안 청소를 하고
있었다고 해보자. 당신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짐은 정말 자상한 남편이야. 저렇게 시간을 내서 집안일을 돕다니......"
집안일에 할애한느 시간을 조금만 줄일 순 없겠는가? 가정부나 요리사,
보모가 필요하진 않는가? '아내가 해야 할 일'을 대신 시키기 위해 다른 사
람을 고용하는 일이 죄스럽게 느껴지는가? 집안을 깨끗이 하는 일에 지나
친 욕심을 부리고 있진 않는가? 자신의 기준을 낮춰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여자는 집안일과 바깥일을 모두 잘 할 수 있다는 문화적 고정관념
에 대항하라. 그러한 것은 불가능하다. 슈퍼우먼은 단지 만화책에만 존재할
뿐이다.
연장 근무하는 것이 싫다면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 중 하나
를 택하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보다 능률적으로 일을 해 나가는
것이다. 능률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13장에서
다시 말하기로 하겠다. 능률적으로 일을 처리하다 보면 일하는 시간을 줄
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당신에게 알맞은 근무 시간만을 요구하는 경
영주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그보다 우회적인 방법은, 경영주가 원하는 근
무 시간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다. 경영주는 당신이 지킬 수 없는 과다한
근무 시간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그것을 따르지 못하는 당신에게는 성장
기회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당신이 그것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
다. 성장 기회가 줄어든 것에 대한 대가로, 즐길 수 있을 만큼만 일하고 자
유시간을 가지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직장 세계는 보다 많은 돈과 보다 많은 명성을 끊임없이 얻어내기 위한
각축장이라 할 수 있다. 당신이 만족할 만한 돈과 명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미리 결정해 두어라. 성공이라는 사회적 정의에 얽매이지 말고 자기 나름
대로의 가치를 설정하라. 또한 당신의 원하는 삶의 내용과 질을 선택하라.
장시간 근무하는 것에는 항상 희생이 뒤따른다. 당신이 세운 목표와 가
치에 솔직해져라. 당신이 추구하는 목표가 아닌, 당신 자신만의 목표임을
확고히 하라.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직장 생활을 영위해 나가도록 힘써라. 성공의 의미란 당신
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하라. 당신만의 목표를 세워
그것을 추구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고객을 확보하거나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업무에 속한
다
거래를 따내는 일을 얕잡아 보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일이
마치 비도덕적인 일처럼 말하는 걸 듣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
이다. 변호사인 줄리우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간단히 이해가 될 것이다.
"나는 새로운 의뢰인을 확보하고 현재의 의뢰인을 유지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런 일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난
그 일을 하고 있죠. 일이라는 시합의 본질은 누가 고객을 많이 확보하느냐
가 아닌가 싶습니다."
당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면 누군가가 당신의 능력을 사 주어야 한다. 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그러한 능력을 사주는 사람이 없다면 아
무런 소용이 없다. 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똑같은 능력을 가진 사원이라면
거래를 따낼 수 있는 사원을 더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많은 여자들은 거
래를 따내는 일에 소극적이다. 자신의 능력과 돈을 맞바꾸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조건 없이 남에게 베푸는 것을 미덕으로 배워 왔
기 때문에, 남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은 나쁜 것으로 느끼게 된다. 남자아이
들은 자랄 때 그런 교육을 받지 않는다. 남자아이들은 남에게 호의를 베풀
기보다는, 서로 주고받으려 한다. 그들은 무언가를 준 대가로 다른 무언가
를 받길 기대한다. 남자들 중에는 거래를 따내는 일이 가장 쉽다고 말하는
남자도 있다. 그러나 그냥 베푸느니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팔겠다는 생각
은 모든 남자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생각이다.
모 엔지니어링 회사의 오토 부사장은 사원을 뽑을 때 다른 사람들을 폭
넓게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채용 기준으로 삼는다고 했다. 여자들
은 맡은 일은 잘 하지만 거래를 발전새켜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곤란하다
고 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여자들은 사업의 동반자들, 가령 은행 직원이나 거래처 사람과 왜 계속
적인 만남을 가져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사람들을 모시고 나
가 저녁을 대접해야 하기도 하고, 골프나 테니스를 치기도 해야 하는데 말
입니다. 꼭 해야만 하는 일들인 겁니다. 그런데 여자 직원들은 그런 일들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래서 나는 여자 사원들에게 이렇게 말하죠. 아무래도
내키지 않으며, 대신 야구장이나 전시회장에 모시고 가라고 말합니다. 어쨋
거나 그 사람들은 어디로든 모셔야 하니까요."
상대편과의 거래가 정상적이고 만족할 만한 것이었는데도, 왜 그들을 굳
이 어디론가 모셔야 하는 걸까? 오토 부사장의 대답은 간단하다. 그들이
그런 걸 바라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들을 대접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자신
들을 대접하는 누군가에게로 거래처를 돌리고 말 것이다.
싫어하는 누군가와 야구장에 간다는 것은, 나에게는 매우 고역스러운 일
로 들린다. 오토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그의 대답은 이랬
다.
"나는 그런 걸 싫어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해 누군가와 거래를 하
고 있다는 것도, 일종의 인간 관계를 맺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정말
로 싫어하는 사람을 어디론가 모시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과
는 아예 처음부터 거래를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남자들은 가능한 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친구로 여길 만한 사람들과
거래를 하려고 한다. 따라서 거래를 따내는 방법 중 하나는 여러 종류의
친구를 만드는 것이다. 어려운 일처럼 들릴진 모르겠지만 생각만큼 어렵진
않다. 직장 남성들은 '친구'라는 개념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친구'란 단어
가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만 일컫는 것은 아니다. 가깝게 느껴지는 사람은
누구든 친구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사람, 20년 전에 같은 학
교를 다녔던 사람, 가끔씩 들르는 골프 클럽의 회원들, 옆집에 사는 이웃
등이 남자들에게는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다. '친하게 지낸 학교 친구'만이
'친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거래를 발전시킨다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일들이 시간만 낭비하는 불필요한 일들로 들릴 수도
있다.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교제하는 일에 참을
성이 약하고 인간 관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그때 그
때의 상황과 잘 조화시킨다면, 거래에 꼭 필요한 사회적 접촉을 하는 데
있어 훨씬 수월해 질 것이다.
거래를 발전시키고 싶다면,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말없이 고객을
대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사람을 고객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
사람이 당신의 일을 알고 있어야 하며, 당신의 능력을 신뢰하도록 만들어
야 한다. 그러려면 당신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 당신에 대한 홍보를 벌여야
하는 것이다. 준이 겪었던 경험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남편과 나는 둘 다 변호사예요. 우리는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죠. 그런
데 법률 자문이 필요할 때마다 신도들은 남편인 베리에게만 의뢰하는 거예
요.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별로 없었죠. 처음엔 그저 단순한 남녀차별 정도
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가 신도들과 집안일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 내 남편 베리는 자신의 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것을 알고 난 후부터, 나는 교회 사람들에게
집안일보다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관한 이야기들을 해 주기 시작했습니
다. 과연 그 다음번에 법률 자문을 의뢰 받은 사람은 나와 남편 중 누구였
을까요?"
과연 거래를 성사시키는 일은 항상 고역스럽고 어려운 일일까? 의뢰인을
많이 확보하기로 소문난 일레인 변호사에게 한번 물어 보자. 일레인은 다
음의 네 가지 간단한 원칙을 마음에 새겨 두고 있으면,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첫째, 사람들이 당신을 알고, 당신을 좋아해야 한다.
둘째, 당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셋째, 당신이 맡은 일에선 당신이 최고란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넷째, 당신이 거래하고 싶어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당신의 주변을 흩뜨리지 않으면서도 위의 원칙을 지켜 나갈 수 있는 방
법을 창조적으로 모색해 보아라. 당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이웃들이 저
절로 알게 된다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현재 당신이 속해 있는 모임, 가
령 교회나 동창회 등은 새로운 고객을 소개받을 수 있는 비옥한 밑걸음이
되어 줄 것이다. 자신의 일에 친구를 이용하는 것 같아 껄그럽다고 말하는
여자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야말고 친구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다.
그들도 아마 믿을 만한 거래처를 찾고 있을지 모른다. 당신 같으면 잘 알
고 있는 사람과 전혀 모르는 사람 중 누구와 더 마음 편히 거래할 수 있겠
는가?
의뢰인을 확보하는 데 재능을 보이는 또 한 사람인 사울 변호사는 자신
의 비결을 이렇게 귀뜸해 주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으로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 그들이 내 이름을
마음에 새기도록 만듭니다. 일단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게 되고 나에
대해 인상을 받은 사람들은, 다음 번에도 자연스럽게 나를 찾게 되죠."
사울은 의뢰인들이 무언가를 궁금해 할 때마다 즉각즉각 대답을 해 준
다. 또한 현재의 의뢰인 뿐 아니라 앞으로 의뢰인이 될 소지가 있는 사람
들에게까지도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관심 있을 만한 새로운 법률 지식
들을 알려준다. 또한 의뢰인들의 생일이나, 기념일, 자녀들의 이름이나 특
별 관심사 등을 적어 놓은 파일을 관리한다. 그는 의뢰인들에게 크리스마
스 카드나, 생일 카드, 감사장 등이나 승소한 다른 사건의 소식을 적어 보
내기도 한다. 또한 의뢰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잡지 기사를 보았을 때에
는, 간단한 메모와 함께 그 기사를 의뢰인에게 보내 준다. 이런 꼼꼼한 배
려를 통해 최소한의 노력으로 일레인이 말한 네 가지 원칙을 모두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
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 보라.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결정이다.
가볍게 생각지 마라. 일부 회사에서는 사원의 보직과는 상관없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낙오시켜 버리는 경우도 있다. 만약 당신의 회사
가 그러한 경우라면, 당당히 맞서라. 어차피 질 전쟁에서 싸우고 있을 바에
는 차라리 직장을 바꾸는 편이 낫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면, 될 수 있으면
자세를 낮추되 회사측이 주는 비난을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는 마라.
그렇다고 모든 회사들이 그처럼 완고한 것은 아니다. 고객 확보 말고도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른 길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당신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일 못지 않게 다른 어떤 일을 특별히 잘 해낼 수
있음을 경영진에게 알리도록 하라. 당신이 아니면 채워질 수 없는 특별 분
야를 개척하라. 그리고 그 분야의 중요성을 회사측도 인정할 수 있도록 만
들어라.
가끔은 거짓말이 최선의 길일 때도 있다
나는 내 자신을 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건설업자인 캔
디의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여성의 모임에서 배운 것 중 좋았던 것은, 약간씩 거짓말을 하는 거예
요. 남자들은 거짓말을 밥먹듯 하잖아요."
나는 캔디의 구체적인 사례 설명을 듣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
"공사 마감 시한이 지나고 있을 무렵, 설계가 잘못 됐다는 걸 깨달았어
요. 그래서 설계를 맡았던 설계사에게 즉각적인 수정을 요청했죠. 내 나름
대로는 설계사에게 재치있게 설명했다고 생각했어요. 도면상에 나타난 설
계는 훌륭해 보이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마무리 짓기에는 설계상에 무리
가 있다고 말했거든요. 그랬더니 그 설계사가 '내 설계가 적절하지 않다는
말씀입니까?'라고 묻더군요. 난 어리석었어요. '네'라고 대답했거든요.
다음날, 그 설계사가 해리 상사에게 팩스로 항의 서한을 보냈어요. 날 까
다로운데다 전문지식도 부족한 사원으로 깎아 내렸더군요. 해리 상사는 날
부르더니, 내 판단은 정확했으며 내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고 말했어요.
그 후, 나는 그 설계사에게 보내는 해리 상사의 답장을 읽게 되었죠. 해리
가 쓴 답장에는 그 설계가 매우 훌륭한 것이긴 하지만 설계 의뢰인이 설계
변경을 고집하고 있다고 썼더군요. 그건 사실이 아니었어요. 내가 해리 상
사에게 편지 내용에 대해 반박하자, 그는 이렇게 말하는 거였어요. 거짓말
을 해서 설계사의 마음을 달래는 것도 거래를 훌륭히 이어나가는 한 방법
이라고요."
이러한 상황은 좋다 나쁘다 평가 내리기 어려운 경우이다. 설계사와의
거래가 중단되더라도 솔직히 말하는 것과 거짓말을 해서라도 일을 계속 진
행시키는 것, 이 둘 중에 어느 편이 더 나을까? 솔직히 말하는 것이 일에
방해가 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직장에서는 거짓말이 당신을 최고로 만들거나, 적어도 최상의 결과를 가
져다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행히도 그러한 거짓말의 대부분은 진실을
감추거나 약간 변형하는 정도이다. 자기 자신을 위해 남에게 사기를 치는
것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있는 사실에 약
간의 덧칠을 하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아무리 정직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선의의 거짓말은 하게 마련이다. 우리
가 믿으려 하지 않을 뿐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진실만이 최선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정신건강학계의 권위자들은 이러한 가르침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가끔씩 하는 선의의 거짓말은 오히려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현재 생존해 있는 정신과 의사 중 가장 존경받는 사람이라 할 수 있는,
아론 벡 박사는 그의 저서 [사랑만으론 충분하지 않다]에서, 아무리 밀접한
관계의 사람들끼리라도 무조건 진실만을 말해주는 것은 해롭다고 했다. 정
직의 탈을 쓰고 있는 잔인함도 더러 있다. 진실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야 할 필요는 없다. 정직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남에게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오히려 자신을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 자신이 솔직한 사람이라는 걸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무조건 솔
직한 대답만 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렇다면 당신의 대답속에는 얼마만큼의
정보만 포함시키는 것이 좋을까? 대개의 경우,질문에 대해 최소한의 대답
을 하는 것이 적당하다. 간단히 말해, 직무상의 대화에서는 간단명료한 대
답이 제일 좋다. 어떤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드
러낼 필요는 없다.
'스미스 사에 관한 보고서는 잘 되가고 있나?'라는 질문에 '골치가 아파
요. 주제가 너무 어려운 데다 시간도 부족합니다'라고 대답하면 질문에 대
한 매우 솔직한 대답이 된다. 그러나 '수요일까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라
고만 대답한다면 당신은 훨씬 큰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실제로 수요일까
지 일을 마친다면, 당신은 진실을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 따지고 들자면,
당신의 대답은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한 것일까/
특정 어휘에 연연하지 말고, 질문의 숨은 뜻에 대해 대답을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떤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이 필요한 상사가 당신에게 이렇게 물었다
고 해보자.
"자네, 이거 어떻게 작성하는지 아나?"
만약 그 전까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하
겠는가? 거짓말로 '네'라고 대답할 것인가? 상사가 던진 질문의 속뜻은 '자
네, 이거 할 수 있겠나?'이다. 따라서 만약 그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네'라고 대답하는 것이 실제 물음에 대한 정확한 대답이 되는
것이다.
'네'라고 대답해서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그러한 대답을 들은 상사
는 당신을 든든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보고서가 완성되고 나면, 당
신을 실제로도 유능한 사람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하는 지 잘 모
릅니다'라고 솔직히 대답했을 때에는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상사는
당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게 될 것이며, 당신을 애송이로 여기게 될 것이다.
당신의 상사는 그 보고서를 다른 누군가에게 맡기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
면 당신은 새로운 일을 배울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당신의 상사는
당신이 어떤 수단을 동원하여 이 보고서를 작성해 올지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이 보고서가 작성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존스 사에 관한 분석은 다 끝났나?'와 같은 질문도 위와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아직 덜 끝났지만 곧 끝낼 수 있는 경우인데도, 솔직하게 '아
니요' 라고 대답해야 할까? 그런 대답을 들은 사장은 당신을 솔직한 사원
으로는 보겠지만 동시에 무능한 사원으로도 여기게 될 것이다. '제 비서가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까지는 사장님 책상 위에 올려놓겠습니
다'라고 대답하는 편이 사장의 신임도 얻고, 그날밤 사장님을 편안한 잠자
리에 들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고객의 대리인 자격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경우에는 좀 더 복
잡한 판단 기준이 요구된다.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상대편이 '이 문제를
결정할 만한 권한이 당신에게 있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하자. 실제로 당신
에게 결정권이 없다면, 솔직한 대답이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상대편이 당신을 얕잡아 보고 무조건 이기려 들 것이기 때문에 상대편으로
부터 한 치의 양보도 얻어 낼 수 없게 될 것이다. 당신에게 결정권이 없다
는 것을 인정해 버린다면 당신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
정권이 있다'라고 대답한다면 상대편은 당신을 존중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당신 고객의 이익도 충분히 대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정권이
없는 당신은 고객의 동의 없이는 그 어떠한 것도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만약 당신에게 결정권이 있다면 그야말로 선택의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
다. 협상을 오래 끌거나, 당신은 좋지만 고객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풍기는 편이 고객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때가 있다. 그럴 경우, 사실대로 결
정권이 있다고 말해서 고객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안겨 주겠는가, 아니면
고객의 동의 없이는 아무런 결정도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보여 고객에게 보
다 나은 결과를 안겨 주겠는가, 당신이라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남자
와 여자는 도덕에 관해 서로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다. 다른 사람을 속이
지 않는 것은 여자들의 도덕관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남자의 도
덕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결과를 낳느냐 하는 것이다. 여자들에게
있어 거짓말이란 단지 거짓말일 뿐이다. 그러나 남자에게는 필요한 결과를
얻는 길이 거짓말뿐이라면 거짓말도 괜찮은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들은 이
두 가지 가치관들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자기 자신을 미워
하게 만들만한 일이라면 어떠한 일도 하지 마라. 그러나 정직해져야 한다
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세 번째 룰: 시합이 더 이상 재미없더라도, 중간에 그만둬서는 안 된다
1. 연장 근무하는 것도 시합의 일부이다.
2. 고객을 확보하거나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업무에 속
한다.
3. 가끔은 거짓말이 최선의 길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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