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이 너무 많으면 지도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그 규칙들은 사람을 틀 속에 가두
어 버립니다. 사람들은 상황이나 사람에 맞추어 결정내리는 일을 피하기 위해 규칙을
만듭니다."
"거래는 악수입니다. 그것은 뒷 거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K감독
"내가 듀크에서 4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할 때, K감독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순간
순간 다양하게 지도했습니다."
- 그랜트 힐(1990- 1994)
"모두 들어라. 우리 규칙은 단 하나, 자기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기에게 해로운 것은 팀에도 해롭고, 또 듀크 대학에도 해롭기 때문이다."
처음 라커룸에 모였을 때,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길게 말하지 낳습니다. 현재를 망치
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대단한 날입니다. 여러 달 동안 애타게 기다리던 날
이니까요. 대기중에 그 흥분된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발자국 소리에서 봄
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프리 씨즌은 9월 1일에 시작하는데, 그 분위기는 마치 봄철과도 같습니다. 새로운 팀
이 탄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선수들이 첫선을 보입니다. 그들은 있는 그
대로의 모습으로 첫모임에 옵니다. 모두 순수하고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내 앞에 서 있는 젊은 얼굴들을 보니, 내가 30년은 젊어진 것 같군요. 내 마음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얘기를 하나 해주겠다. 내가 처음 농구 코치가 되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1969년, 나
는 웨스트 포인트(미육군 사관하교)를 졸업하자마자 콜로라도주의 카슨에 배정되었다.
나는 비번이면 주둔부대 농구팀과 함께 경기를 하곤 했지. 그런데 직속 상관인 대령이
나를 부르더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더군. 신병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지.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밑에 있는 장교는 농구로 시간을 허비하면
안 돼. 할 일이 너무나 많거든...'
그로부터 얼마 후, 나는 카슨의 새로운 사단 사령관인 버나드 로저 소장에게서 전화
를 받았다. 그분은 장교 후보생으로 있다가 우리 부대에 배속되었는데, 내가 웨스트 포
인트에서 대표팀 주장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다. 그래서 방금 주둔부대 농구 경기
를 관람하고 와서, 내가 왜 그 팀에서 경기하지 않은지 그 이유를 물어 보려고 전화를
했던 거지.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우리 대령님은 제가 농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그
건 장교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러자 소장은 대령에게 가서 왜 크루지제프스키 소위가 농구하는 것을 금했느냐고
물었지. 대령이 자기의 생각을 말하자, 로저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크루지제프스키 소위가 농구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팀이
존재하느냐 마느냐에 관한 거요. 팀이 있다면, 가장 훌륭한 팀이 되어야 하지 않겠소?'
마침내 대령은 주둔부대에 농구팀이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로저 소장의 제안에
따라 나를 코치로 임명했다.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코치를 맡게 됐지. 우리는 제 5차 군대 챔피언쉽에서 승리했
다. 그후 로저 장군은 군대 참모장이 되었고, 나중에는 유럽 최고 연합 사령관이 되었
지.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여기 듀크 대학에 농구팀이 있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서
다. 우리는 최상의 팀을 만들어야 한다. 여러분이 오늘 여기에 온 것은 바로 그 때문이
다. 여러분은 특히 이 목표를 위해 선발되었다. 여러분 각자는 특별하다. 이 사실을 절
대 잊지 말기 바란다."
첫 번째 공식 연습이 6주일이나 남았지만, 우리는 벌써 편안한 관계가 되어 있었습니
다. 나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 전역을 샅샅이 뒤졌지
요. 우리 듀크 대학에서는 강한 개성을 지닌 훌륭한 선수들을 찾습니다. 기꺼이 팀의
일원이 될 수 있고, 또 기꺼이 배우고자 하는 그런 훌륭한 선수를 말입니다. 학생들 중
에는 1년이나 2년 혹은 3년 동안 우리와 함께 한 사람도 있고 새내기도 있습니다. 나는
선수들을 하나하나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성격을 상세히는 알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나는 그들을 선수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좋아합니다.
우리는 첫 모임을 보통 라커룸에서 가집니다. 우리가 앞으로 수많은 시간을 친숙하게
보낼 곳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첫 만남에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트레이너, 주치의, 매
니저, 행정 보조원, 코치 세 명 등도 참석합니다.
나는 '나의 팀'이란 말 대신 '우리 팀'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나'라는 말 대신 '우리'라
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선수들도 듀크 팀을 나의 팀, 즉 K감독의 팀이라고 생각
하지 않고, 우리 팀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선수들만이 아니라 트레이너, 주치의,
매니저등 모든 관련된 사람이 다 '우리'입니다.
시간 관리는 철저히 합니다
첫 만남에서 우리는 노트와 휴대용 달력을 나누어줍니다. 그리고 첫 연습, 새내기들
이 시내 방문하는 날, 가정의 특별한 행사 등 학기 중 중요한 일들을 표시하고 검토합
니다. 물론 우리 경기 일정도 표시하지요.
가을 휴가가 언제인지, 크리스마스 휴가를 언제 떠나는 것이 좋은3지에 대해서도 표
시합니다. 미리 계획을 세워서 비행기표를 미리 예약하면 경비를 절감할 수 있으니까
요.
선수들은 '우리'를 통하여 시간 관리하는 법을 배웁니다. 왜냐하면 시간은 개인적으로
관련이 있지만 팀에게도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선수들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팀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입니다.
학업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공부도 열심히 하라고 강조합니다. 스탭진의 한 사람이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자신이 듣는 가의 과목의 교수들에게 선수들의 일정
과 언제 강의 에 출석하지 못하는지, 배우지 못한 것을 어떻게 보충할 것이지 등에 대
해 알려줍니다.
듀크 대학의 농구선수들은 운동을 한다고 해서 학업 면에서 겨우 턱걸이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나는 스무 명의 선수를 데려와서 두
명만 졸업시키는 식으로 팀을 관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선발된 선수가 모두 졸업장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대학생활을 모두 누리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는 선수 기
숙사가 따로 없습니다. 선수 기숙사는 선수들과 일반 학생들을 분리시키고, 다른 학생
들과 함께 어울릴 기회를 빼앗아 갑니다. 나는 대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다른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졸업하는 것은 학생 개인에게 달려 있지만, 학교도 선수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줄 책임이 있습니다.
나는 첫 모임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강조합니다.
"공부하면서 생기는 가장 나쁜 일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대개는 "F학점을 받는
겁니다."라고 대답하지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주 열심히 공부해도 F학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나쁜 것은 컨닝하는 것
이다. 그게 무슨 소리냐 하면, 다른 사람의 시험 답안지를 베낀다든지, 어디 몰래 적어
와 숨겨놓고 본다는지 하는 것이다. 듀크 농구팀에서는 그런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왜 컨닝을 하는가? 왜 안이한 방법을 사용하려 하는가? 라고 물으면 아마 시간이 없
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댈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이를테면 우리가 자네들 보고서 제출 마감일을 알고 있다가 적시에
상기시켜 주어서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지 않도록 해줄 수 있는 것이다.
부디 컨닝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에까지 가지 말기 바란다. 그건 가장 나쁜 짓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학교측에서 중징계를 내릴 것이고, 그게 어떤 처벌이든 나는 거기
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 그런 상황에까지 가서는 안 된다. 그저 나한테
'아주 힘듭니다.'라고 말해라. 그러면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여러분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여러분은 스스로를 돕는 법도 배워야
한다."
규칙은 간단할수록 좋습니다
첫 번째 모임에서 나는 자기 자신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말라는 규칙을 한 가지만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거기에는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시는 것, 마약을 하는 것, 공부할 때 컨닝을 하는 것 등등이 포함됩니다. 물론
컨닝하지 말라는 말을 특히 강조합니다. 그렇지만 내가 모든 것을 상세하게 말해줄 필
요는 없습니다. 그건 선배들의 몫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리더쉽을 기르는 거지요. 어떤
팀에서든 지도는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해야 합니다.
규칙이 너무 많으면 팀을 지도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규칙은 사람을 틀 속에 가두어
버립니다. 그리고 규칙을 좋아하는 리더는 재량에 맡기기를 원하면서도 자기 자신이 만
들어 놓은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없는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지요.
물론 규칙을 길게 늘어놓는 것을 좋아하는 리더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렇
게 하겠다'고 말하는 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는 이렇게 하겠다'라는 말은 '우리'보
다는 '나'를 강조합니다. 리더가 규칙을 너무 많이 정하면 '우리' 팀이라기보다는 '낸' 팀
이라는 인상을 주지요.
사람들은 순간순간 상황에 따라 결정 내리는 일이 귀찮아 규칙을 세우는 것이 보통입
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관리자도, 독재자도 되고 싶지 않
습니다. 나는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리더쉽이란 지속적이고, 조정 가능하고, 융통성 있
고, 역동적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리더는 신중해야 합니다.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연습에 지각한 예를 들어봅시다. 한 졸업반
학생이 모임에 늦었다고 칩시다. 나는 그가 4년 동안 모든 일을 모범적으로 잘 해냈다
는 것을 감안해서 몇 분 더 기다려 줄 겁니다. 그는 오랫동안 시간을 잘 지켜서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지요. 마침내 얼마 후 나타난 그는 정중하게 왜 늦었는지 말해줄 겁니
다. "차가 고장났는데 카폰이 없어서 연락을 못 드렸습니다. 그래서 내내 달려왔는데
이렇게 늦었습니다."라고 말하든지 "실수였습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고 말할 겁
니다 그것으로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새내기 선수에게는 좀 엄격하게 대합니다. 언젠가
새내기인 자니 도킨스와 마크 앨러리가 버스 출발 시간에 늦은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는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그들은 전화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선수는 모두
제 시간에 도착했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기다리지 않고 떠났습니다. 한참 후 그
두 사람이 우리 뒤를 겨우 쫓아왔는데, 나는 그들을 심하게 꾸짖으려고 했습니다. 그런
데 그들이 늦잠을 잤다는 말을 듣고, 왜 다른 사람들이 깨우지 않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팀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것에 대해, 즉 서로를 챙겨주는 것에 대해 말해
주었지요. "우리 중 한 사람이 늦으면 모두가 늦은 것이다."라고요. 만일 내가 마크와
자니를 벌주는 것으로 그쳤다면, 그들은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규칙을 정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그 규칙에 따른다면, 이런 상황에서 융통성을 발휘
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처럼 규칙을 융통성 있게 적용시킨다면 지도할 수 있는
범위가 그만큼 넓어집니다. 그리고 내가 팀원 모두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과 공정해
지려고 애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지요.
자니와 마크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이 진지하고 진
실하다는 것을 알 우 있었습니다. 씨즌 내내 나는 선수들의 느낌이나 확신 여부를 가늠
하고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눈을 똑바로 쳐다봅니다. 그렇게 하면 선수들은 얼버무리려
하지 않고 또 자신들의 느낌을 숨기지도 못합니다. 눈을 통해서 다 드러나기 때문이지
요. 그래서 나는 우리 선수들에게 말할 때 서로 눈을 바라보라고 권합니다. 그것은 우
리 생활의 또 다른 원칙입니다.
나는 집에서도 그렇게 합니다. 아내와 대화를 할 때, 나는 눈을 딴 데로 돌리지 않습
니다. 그리고 우리 딸들 대비와 린디, 제이미에게도 똑같은 태도를 가르쳐 줍니다. 서로
눈을 쳐다보면서 숨김없이 진실을 말하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딸들이 커갈수록 우리는
친구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자기들 말에 무심하게 대하지 않을 거
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위해 함께 있어 줄 거라고 믿고 있지요.
서로를 돕게 합니다
나는 어릴 때 쉬카고의 폴란드계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살았습니다. 집을
나가면 꽃들이 피어 있었고, 항상 우리가 길과 보도를 청소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보살폈지요. 그리고 아이들이 어른보다 많은 것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지요.
특히 형과 나는 행운아였습니다. 아버지는 쉬카고 시내에 있는 월로비 타워에서 엘리
베이터 기사로 일했고, 어머니는 가정주부인 동시에 쉬카고 체육관의 청소부였지요. 아
버지는 거의 하루종일 일했기 때문에 아버지를 본 적이 거의 없고, 우리 사이에는 대화
도 별로 없었습니다. 당시에 소수 민족 가족의 상황은 보통 그랬지요. 하지만 어머니는
그야말로 항상 우리 곁에 계셨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가진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옷장을 보면 정장이 두 벌밖에
없었습니다. 아주 단정하게 손질되어 있기는 했지만, 단 두 벌뿐이었어요. 비록 가진 것
은 없었지만 우리 부모님은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우리 집안에는
사랑과 자부심이 넘쳐흘렀습니다.
나는 보살핌을 받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습니다. 우리 부모님과 형 그리고 친구 모 밀
린스키는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괜찮다고 여기게 해주었습니다. 그들은 내게 일어나
는 일은 모두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처럼 여겼습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일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군요. 나는 캐톨릭계 예비학교인 웨버 고등
하교에 들어갔는데, 농구에서 포인트 가드로 제법 잘 해냈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그 학교에 보내기 위해 별도의 돈을 지불하셨지요. 모 밀린스키는 우리 라이벌인 고든
공업학교에 갔는데, 우리가 고든 공업학교와 경기를 하면 언제나 자기 학교보다 나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경기를 잘하면 다가와서 "이봐, 믹(그 당시 내 별명),
정말 대단한 경기였어." 라고 말해주었지요. 그의 눈에는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표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우리 집까지 태워다 주었습니다. 그는 친구 중에서 유일하게 차를 가지
고 있었지요. 집에 오는 내내 그는 내가 경기를 아주 잘했다고 자꾸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서면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나를 격려해 주기 위해서지요.
경기장에 직접 오실 때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경기장에 오셨는데도 아무 말씀도 안
하셨기 때문에, 어머니가 관람석에 게셨는지조차 모를 때도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내 경기가 아주 훌륭했다고 하시며,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라고 몇 번
이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내 기분은 어떠냐9고 물으셨지요. 사실 어머니가 기다
리셨다는 사실, 시간을 내셨다는 사실이 몇 마디 대화를 한 것보다 나에게는 더 의미
있게 여겨졌습니다.
부모님은 내가 좋아하는 것은 함께 좋아하셨고, 내가 하는 것은 모두 지원해 주셨습
니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나는 지금도 확신을 가지고 행동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
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나는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나에 대해 가지고 계셨던 느낌을 우리 선수들에 대해서 가지고 있습
니다. 내가 우리 팀에게 그런 지원을 해줄 수 있다면, 매니저도 기분이 좋고, 보조원도
기분이 좋을 겁니다. 신입생이 4학년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지면, 2학년도 4학년에 대
해 좋은 느낌을 가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훨씬 강한 팀을 만들 수 있지요.
이렇게 서로를 비려하고 서로에 대해 기분 좋게 느낀다면, 경쟁하고 질투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가족 같기 때문이지요. 사랑이 넘쳐흐르는 가정에서는 질투심이 스며들
여지가 없습니다. 훌륭한 가정에는 진정한 사랑과 보살핌이 있고, 다른 사람이 이룬 것
에 대한 자랑스러움만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첫 모임에서 신입생들이 농구팀에만 입단한 것이 아니라 농구 가족에
입단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나서 카드를 나누어주는데, 거기에는 선수, 보조
코치 등 팀원들의 연락처가 적혀 있습니다.
"항상 이 카드를 지니고 다녀라. 그리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전화해. 새벽 2시라도
좋다. 급한 일이 있을 때 이 카드에 적혀 있는 사람에게 연락하면 언제라도 도와줄 것
이다. 우리는 한 가족이란 사실을 잊지 마라. 자네들은 혼자가 아니다. 자네들 중 한 사
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일이다."
나는 리더로서, 그리고 감독으로서 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의 지원 시스템을
제공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실은 내가 자랄 때 주위 사람에게서 받았던 것을 전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거래는 악수입니다
나는 첫 모임을 하기 훨씬 전, 선수 모집을 하는 동안 우리 팀이 된 선수들과 악수
거래를 합니다.
각각의 선수에게 "나는 자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 100% 지원해 주겠다. 대신 자네
는 학교를 졸업하기 바란다. 자네는 농구만 하러 듀크 대학에 온 것이 아니다. 이 말의
의미를 모르겠다면 다른 학교로 가기 바란다. 나는 자네가 농구에 열정을 가지기를 바
라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좋은 교육도 받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그 초기 대화는 잘 실천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주전 멤버를 시켜준다든지, 경
기 때 많은 시간을 뛰게 해주겠다든지 하는 약속을 바라는 신입생도 있는데, 나는 그렇
게 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정직하고 공정한 것만 약속합니다. 그리고 성실히 임하는 대
로 대해 주겠다고 말하지요.
공정하다는 것과 평등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나는 모든 일을 공정하게 처리
하지만, 모든 사림이 똑같은 시간을 뛰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팀에게
공정한 것이 아닙니다. 자니 도킨스는 30분 뛰고, 타미 아메커는 10분 뛰는 것이 더 효
과적일 수도 있는 겁니다. 선수 개인에게는 공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팀을 위해서
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도킨스가 열심히 연습한 끝에 탁월한 기량을 발휘해서 30분 동
안 경기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그런 대접을 해줄 겁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거기에 합당한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공정하고 정직한 거래입니다. 뒷거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이 모든 사람 앞에
서 이루어지지요. 모든 선수가 내가 어는 누구에게도 주전 선수로 뛰게 될 거라고 약속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거래는 악수입니다. 그리고 그런 거래는 다른 어떤
거래도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로 헌신하는 것은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함께 목표를 공유
하고 성취하는 팀에 속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것은 솔직하고 개방된 의사소통을
위한 무대를 마련해 좁니다. 나는 프리 씨즌 초기에 선수들과 사생활에 대하여 대화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 사이에는 신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대화를 하기가 어렵
지 않습니다. 선수들은 이미 내가 그들 편에 있고, 항상 그들을 위해서 옆에 있을 거라
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모임을 시작할 때는 마음이 설렙니다. 그리고 모임이 끝날 즈음에는 그 기분이 더
욱 고조됩니다. 처음으로 거의 한 시간 동안 개인적으로가 아니라 그룹으로 마음을 나
누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만남에는 끝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새로 맞는 한 해에 대한 충고만
몇 가지 주는 것으로 모임을 끝맺습니다. 이를테면, 10월 중순에 하는 연습 첫날 튼튼
한 신체를 가지고 연습에 임할 수 있도록 앞으로 6주 동안 열심히 신체 단련을 하라든
지, 항상 공부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상기시켜 주는 거지요.
"지금은 9월이다. 그러니 공부를 열심히 해라. 일단 연습이 시작되면 아주 바빠질 테
니까. 명심해라,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훌륭한 선수도 못된다는 것을!"
그랜트 힐은 4년 동안 듀크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내가 해가 바뀔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지도를 하더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나는 팀에 따라 각기 다르게 지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해마다 새로 구성되는 팀은 서로 다른 인격과 기량을 지닌 새로운
사람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지요. 내가 이번 팀의 선수들에게서 최선의 것을 얻어내고
싶다면, 저번 팀과는 다른 방법으로 지도를 해야 합니다. 나는 팀에 따라 경기 방식이
다르다고 믿습니다.
나는 이제까지 말한 것은 지금 라커룸에 앉아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
하면서 첫 모임을 마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번 해에 정말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것이
고, 또 팀으로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줍니다. 혹은 우리는 정말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주기도 하지요. 그런가 하면, 우리가 전미 챔피언쉽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은 매우 현실적인 것이고
또 마음속으로 굳게 믿는 것입니다.
정말이지 나는 시작할 때마다 마음이 설렙니다. 이번 씨즌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스릴을 느껴집니다. 선수들이 눈치 챌 정도입니다. 언젠가 제이 빌라스는 내가
온 마음을 다해 말하고 있다는 것과 그런 나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적이 한번도 없다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K감독의 팔다리에 소름이 돋으면, 그 분이 그저 말에 취해 연설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억지로 소름을 돋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모든 선수들의 관심을 끌고 나서, 그들 모두가 낸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게 하고 나서
나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해줍니다.
"나는 정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지도하게 되어 기대가 크다."
K감독의 조언
- 모든 면에서 명예를 강조하십시오.
- 규칙이 너무 많으면 팀을 이끌어가기가 힘듭니다.
- 지도하는 범위를 보존하십시오.
- 팀에 가정과 같은 지원망을 만드십시오.
- 선수들이나 스탭진들의 전화번호가 적힌 카드를 나눠주십시오.
그리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중 아무에게나 연락하라고 말해주십시오.
- 악수 거래를 하십시오. 그것은 뒷거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서로 헌신하게 되면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해마다 구성되는 각 팀은 자체의 경기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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